‘멋진 신세계’ 허남준 (사진=SBS 제공)
아는 맛인 줄 알았더니 한 끗이 다르다. 배우 허남준이 ‘멋진 신세계’를 통해 현대 악질 재벌부터 사극 대군까지 아우르면서 ‘인생 캐릭터’를 새로 쓰고 있다.
허남준이 출연 중인 SBS 금토드라마 ‘멋진 신세계’는 조선 희대의 악녀가 300년 후 무명 배우 신서리(임지연)로 눈뜨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물이다. 4회 연속 시청률 상승 곡선을 그려 자체 최고 시청률 6%(닐슨코리아 전국)를 기록 중이다.
로맨스를 펼쳐야 할 남녀주인공이 서로 ‘악’을 표방하며 혐관(혐오 관계)에서 출발했단 점이 ‘멋진 신세계’의 매력 요소다. 허남준은 극중 재벌가 차일그룹 회장의 직계 손자인 차세계 역을 맡았다. 수식어가 ‘자본주의가 낳은 괴물’일 정도로 갑질 논란은 다반사, 로맨스 장르가 아니었다면 빌런으로 여겨졌을 인물이다.
그런 차세계는 타임슬립한 희빈 강씨가 빙의된 신서리와 만나며 변화를 맞는다. 신서리의 예측 불가함에 “이런 여자 처음이야”라는 식으로 감겨가는 옛 K드라마 나쁜 남자 클리셰를 다 두른 것 같은 재벌 남주지만, 시청자는 허남준이 연기하는 ‘다정한’ 디테일을 발견하면서 신선한 로맨스에 설렘을 표하고 있다. ‘멋진 신세계’ 허남준 (사진=SBS 캡처) 최악의 언행으로 신서리에게 ‘파락호’라 불리며 꽃 타작을 당했던 차세계는 점점 위악 뒤의 진짜 심성을 드러낸다. 일례로 서늘한 눈매 위 짙은 눈썹이 으쓱하고 호감이 스칠 때, 톡 쏘는 밉상 말투에서 “‘아야’ 한다고”라는 귀여운 단어가 튀어나올 때 차세계의 반전 매력이 새어나오는데, 이런 섬세한 포인트를 허남준은 놓치지 않는다. 신서리가 “그런 눈으로 보니 내가 자꾸 오해를 하는 거 아니냐”고 토로할 정도의 눈빛은 기본이다.
허남준은 차세계에게서 진짜 사랑을 배워가는 ‘미성숙함’을 핵심으로 봤다. 그는 소속사를 통해 일간스포츠에 “초반에는 완벽해 보인다는 설정만큼, 이 인물이 내면에 숨기고 있을 구멍이나 연약한 지점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이어 “극이 전개될수록 오히려 훨씬 인간미가 넘치고 따뜻한 포인트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상대역 임지연과의 불꽃 튀는 케미가 흥미진진함을 더해 글로벌 반응도 뜨겁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멋진 신세계’는 공개 3일 만에 44개국 10위권에 들며 글로벌 톱10 TV쇼 비영어부문 1위를 기록했다. 전형성을 살짝 비튼 남녀구도에 “황금기 SBS 드라마를 보는 것 같다”는 극찬도 나온다. ‘멋진 신세계’ 허남준 (사진=SBS 제공) 허남준도 로맨스 남주로서 입지를 굳힐 적기를 맞았다. 대표작 ‘유어 아너’를 통해 검증받은 빌런 연기에 스미듯 말랑한 감정선을 쌓아 최적화를 이뤄냈다. 또 ‘혼례대첩’으로 사극을 경험했던 만큼, 이번 작품에서 조선 시점의 대군 이현 역도 차이를 두어 표현하면서 실제 역사와 비교해 정체를 추리하는 재미도 주고 있다.
호평에 대해 허남준은 모든 제작진과 배우에게 공을 돌리며 “보내 주시는 응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더욱 진정성 있게 연기하겠다. 앞으로 남은 이야기들도 끝까지 재미있게 봐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