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황정민 /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경쟁으로 왔는데 당연히 기대하는 게 있죠(웃음).”
배우 황정민이 제79회 칸국제영화제 트로피가 욕심 나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황정민은 18일(현지시간) 프랑스 칸 오텔 바리에르 르매제스틱에서 진행된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뭐라도 (상을) 하나 타가면 좋지 않겠느냐”며 “이왕이면 감독상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선 17일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된 ‘호프’는 비무장지대에 위치한 호포항 출장소장 범석이 동네 청년들로부터 호랑이가 출현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으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나홍진 감독과 황정민이 ‘곡성’ 이후 10년 만에 재회한 작품으로, 황정민은 범석으로 극을 이끈다.
“‘곡성’ 끝나고 나 감독이 저랑 작업하고 싶다고 했고 저도 마찬가지였죠. 이후 술자리에서 이야기하다가 몇 년 후에 스릴러물 대본을 받았어요. 근데 그게 작업이 안 됐어요. 그러고 몇 년 있다 이 대본을 준 거죠. 나홍진 감독과 작업 자체가 재밌어서 대본도 안 읽고 무조건 한다고 했죠. 근데 SF물이더라고요(웃음). ‘나홍진이 SF물을?’ 하고 더 궁금해졌죠.”
승낙은 흔쾌히 했지만, 작업 과정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잔뼈 굵은 베테랑 배우지만, 그에게도 크리처가 등장하는 SF물은 첫 경험이었다. 황정민은 “정말 쉽지 않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배우 황정민 /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처음이라 설레기도 했는데 생각보다 어렵더라고요. 전 늘 상대 눈을 보고 연기해 왔잖아요. 상대방 감정 동요를 받아서 제가 쌓아가는 연기가 루틴이었죠. 근데 그거 없이 ‘여기가 시선’이라고만 잡고 하니까 어려웠죠. 그래서 되게 디테일하게 고민하면서 연기했어요.”
극중 연기한 범석에 대해서는 “호포 파출소장으로서 직업관이 뚜렷한 인물”이라며 “당연히 도망갈 수 있지만, 그러지 않는다. 거기서 범석의 성격이 나온다”고 짚었다. 이어 “가장 중요한 신은 우연히 외계인 얼굴을 보고 그를 이해하는 순간”이라며 “관객을 끌고 가는 힘이 여기서 나오는 거라 이걸 놓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부연했다.
끝없이 달렸던 촬영 현장 에피소드도 들려줬다. 황정민은 “정말 아침부터 촬영 끝날 때까지 달렸다. 물론 뛰는 걸 잘하지만, 이번에는 웨스턴 부츠를 신고 뛰어야 해서 불편했다. 그래도 잘 뛰는 것처럼 보이는 요령이 있어서 그걸 활용했다”고 돌아봤다.
오는 23일 칸국제영화제 폐막식까지 칸에 머문다는 황정민은 곧 한국 관객도 만날 예정이다. ‘호프’는 일찍이 7월 개봉을 점찍고 여름 시장 선점에 나섰다.
“칸에서 포문을 열었을 때 ‘한국 관객과 보면 얼마나 재밌을까?’라고 생각했어요. 특히 욕의 향연에서 어떤 정서를 느끼는 건 우리밖에 없잖아요. 촬영도 진짜로 어르신들이 살고 계시는 해남에서 찍었거든요. 그것도 훨씬 더 살갑게 느껴질 거 같아요. 진짜 기대하고 있습니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