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최하위로 떨어진 NC 다이노스의 더그아웃 분위기는 예상보다 무겁지 않았다. 선수들이 애써 웃음을 지으려 한다. 경기 중에는 지고 있어도 목이 터져라 파이팅을 외친다. 이런 모습을 보며 이호준 NC 감독의 심경은 복잡한 모양이다.
NC 이호준 감독. NC 제공 이호준 감독은 26일 창원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에 앞서 “(박)민우 덕분에 더그아웃이 시끄럽다. 지고 있을 때도 선수들이 안쓰러울 정도로 (크게) 파이팅을 외치더라. 나도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전했다.
이호준 감독은 “기대했던 선수들이 못 치고, 못 던지면 힘들다. 우리도 (지금) 그런 시기가 온 것이다. 솔직히 운이 안 따른 면도 있다”면서 “선수들도 우리가 반등할 수 있다고 믿는다. (부진할 때도) 분위기만 처지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하더라”고 강조했다.
투타 모두에서 밸런스가 깨진 NC는 지난주 5연패를 당했다. 24일 수원 KT 위즈를 8-5로 승리, 길고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왔다.
이 과정에서 눈물겨운 몸부림이 있었다. NC 외야수 한석현은 KT전 4-2로 쫓기던 4회 투런포를 터트리는 등 3타수 2안타 2득점을 올렸다. 경기 후 그는 “(수원 구장) 쓰레기통에 있는 빈 물병을 거의 다 내가 주웠다. 웃자고 하는 얘기지만 그 정도로 (연패 탈출을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쓰레기는 남이 버린 행운’이라는 오타니 쇼헤이의 말을 떠올린 것이다.
NC 한석현이 5월 3일 잠실 LG전 홈런을 뽑은 뒤 더그아웃에서 기뻐하고 있다. 사진=NC 제공 평소 덥수룩하게 수염을 기르는 이호준 감독은 연패 기간 말끔하게 면도했다. 감독으로서 차마 삭발할 수는 없어서 내린 결정이었다. 코치들도 틈만 나면 야구장 곳곳에서 쓰레기를 줍는 등 부진 탈출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
NC는 지난해 정규시즌 9경기를 모두 승리하며 기적적으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했다. 전력 이상의 행운과 기운이 작용한 것이다. 불과 몇 달이 지나 NC는 정반대의 상황을 맞이했다. 전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한 이상의 불운도 있었다.
인생사 새옹지마. 부임 2년 차 이호준 감독은 짧은 기간 길흉화복이 빠르게 순환하는 걸 절감하고 있다. 선수들과 코치들도 마찬가지다. 다만 이들은 슬럼프를 하루빨리 끊어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게 무엇이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