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오정세, 고막남친 최성곤 '니가 좋아!'
“니가 좋아 / 니가 좋아 / 니가 예뻐서 좋아 (예뻐서) / 니가 좋아 / 니가 웃겨서 좋아 (웃겨서)”
‘가수는 노래 제목 따라간다’는 속설이 배우 오정세에게도 맞아떨어지는 모양새다. ‘발라드 왕자’에 도전장을 내민 오정세가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와일드 씽’ 흥행을 견인하고 있다.
3일 개봉한 ‘와일드 씽’은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해체된 3인조 혼성 그룹 트라이앵글이 재기를 위해 무모한 도전을 벌이는 소동극으로, 아이돌이 된 강동원, 현실 연계 마케팅 등으로 일찍이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막상 영화가 베일을 벗은 후 스포트라이트는 뜻밖에도 오정세에게 향하고 있다.
오정세는 이번 작품에서 ‘고막남친’ 성곤을 열연했다. 무대 위에서는 감미로운 목소리와 눈빛으로 ‘곤듀’(팬덤명)들을 사로잡지만, 현실에서는 트라이앵글에 밀려 39주 연속 정상에 오르지 못한 비운의 스타다.
‘와일드 씽’ 스틸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하얀 블라우스에 한쪽 눈을 가린 단발 헤어스타일로 등장한 오정세는 성곤의 시그니처 포즈 ‘러브 유’와 함께 ‘니가 좋아’를 열창한다. 그는 과잉된 서정성과 몸짓으로 ‘세기말’ 스타의 감수성을 복원하며 영화를 단숨에 집어삼킨다. 반면 20년 후 ‘진짜’ 사냥꾼이 된 성곤에게는 날 것의 야생미를 덧입히며 독보적인 캐릭터를 완성한다.
성곤은 자칫 거부감이 느껴질 수 있는 캐릭터지만 오정세는 특유의 생활감 있는 연기와 완벽한 완급 조절로 인물의 개연성을 확보한다. 특히 태연자약하게 펼치는 무대 등 몇몇 장면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오정세는 능청, 천연덕스러움과 같은 단어로는 갈음할 수 없는 압도적인 열연으로 성곤의 매 순간을 명장면으로 만든다.
전매특허 ‘지질한’ 연기도 빛을 발한다. 만년 2위의 시기심과 울분, 예상치 못한 사건 이후 생계를 위해 살아가는 고단한 현실, 그리고 가슴 깊이 묻어둔 무대를 향한 열망 등은 오정세식 유머와 비애 속에서 입체적으로 구축된다. 덕분에 성곤은 우스꽝스러우면서도 끝내 응원하게 되는 캐릭터로, 관객의 열렬한 지지를 끌어낸다.
연출을 맡은 손재곤 감독은 “오정세는 시나리오의 빈틈을 철저한 준비와 해석으로 완벽히 채운다. 덕분에 재미가 극대화된 신이 많다. 평범하고 뻔한 순간조차 특별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 배우”라며 “오정세의 연기는 나이(연륜)가 들어가는 차원이 아니라 ‘그의 연기’를 하는 느낌”이라고 극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