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K포럼’에 참여하게 된 건 제게 정말 큰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태국 팬분들에게도 한국의 문화와 가치를 알릴 수 있고, 그런 제 모습을 보며 함께 기뻐해주실 것 같습니다.”
110만 명. 틱톡커 지또먹(본명 지가민)이 보유한 팔로워 수다. 호기심에 켠 라이브 방송에 태국 시청자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단숨에 글로벌 스타 반열에 오른 그는, 오는 7월 9일 서울 영등포구 그랜드볼룸에서 일간스포츠와 이코노미스트가 공동 주최하는 제4회 K포럼에 참석해 자신만의 글로벌 소통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할 예정이다.
지금은 모바일 화면 안에서 전 세계 팬들과 실시간으로 호흡하고 있지만, 틱톡을 시작하기 전 그는 순수하게 무용수의 길을 걷고 있었다. 대학에서 생활무용을 전공한 뒤 대극장 뮤지컬 무대와 무용단 활동은 물론, 학교 및 학원 강사, 백업 댄서 등을 오가며 프리랜서 무용수로서 치열하게 경력을 쌓아왔다.
하지만 좋아하는 일과 별개로 30대라는 나이가 주는 현실적인 진로 고민은 피해 갈 수 없었다.
“30대에 접어드니까 안정적인 직업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더라고요. ‘무용을 잘하긴 하지만, 과연 이것만으로 평생 먹고살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이 커졌죠. 결국 미래에 대한 걱정 때문에 도피하듯 대학원에 진학해 무용 교사 임용을 준비하기 시작했어요.”
진로를 두고 치열하게 방황하며 교육대학원 생활을 이어가던 중 우연히 접한 틱톡 라이브는 그에게 생각지도 못한 새로운 돌파구가 됐다.
“원래는 틱톡 라이브를 하려던 게 아니었어요. 그저 요즘 유행하는 숏폼 영상을 찍어볼까 싶어 앱을 설치했는데, 라이브 기능이 있는 줄도 몰랐거든요.(웃음) 단순한 호기심에 시작했던 방송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 벌써 4년 차 라이브 크리에이터가 됐네요.” 사진=지또먹 틱톡 계정 캡처 가장 고민이 깊던 시기에 만난 ‘틱톡 라이브’는 그에게 신세계나 다름없었다. 미리 가공되고 정형화된 유튜브 콘텐츠와 달리, 날것 그대로의 상태에서 팬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양방향으로 콘텐츠를 함께 만들어가는 틱톡 라이브만의 생태계에 매력을 느꼈다. 평소 먹는 것에 진심이었던 그는 자신의 털털한 개성을 살려 ‘지가민 또 먹는다’의 줄임말인 ‘지또먹’으로 본격적인 활동의 포문을 열었다.
본격적으로 방송을 시작한 지 한 달 남짓 되었을 무렵, 국경을 넘어 태국의 한 유명 인사의 레이더망에 지또먹의 라이브 영상이 걸려들면서 예상치 못한 터닝포인트를 맞이하게 된다.
“그때만 해도 국내에선 틱톡 라이브가 지금처럼 활성화되기 전이었어요. 그런데 인지도가 꽤 높던 현지 인플루언서 분이 우연히 제 방송을 보셨나 봐요. 그분이 태국 TV 프로그램과 개인 방송에서 저를 언급해 주신 덕분에 태국 시청자분들이 링크를 타고 대거 유입되기 시작했죠. 계획된 전략이 아니라 정말 우연이 만들어낸 기적 같은 계기였어요.”
물론 밀려드는 외국인 팬들과의 만남이 처음부터 탄탄대로였던 것은 아니다. 영어도, 태국어도 서툴렀던 탓에 초기에는 소통의 벽에 부딪히며 막막함을 느끼기도 했다. 그러나 지또먹은 이를 피해 가기보다 정면으로 부딪치는 방법을 택했다.
“처음에는 팬들이 채팅을 치면 ‘이게 무슨 뜻이에요?’ 하고 실시간으로 되물어보면서 단어를 하나씩 알아갔어요. 따로 책을 펴놓고 텍스트로 태국어를 공부한 게 아니에요. 매일 방송을 켜고 팬들과 부딪치고 대화하면서 온몸으로 배운 거죠. 그렇게 매일 소통하다 보니 이제는 완벽하진 않아도 한 30% 정도는 태국어가 자연스럽게 들리고 말도 나와요.(웃음) 팬들이 실시간으로 추천해 주는 태국 노래를 같이 듣고 따라 부르는 것도 우리 방만의 시그니처 콘텐츠가 됐죠.”
각본 없는 실시간 소통 속에서 다져진 진심은 고스란히 그의 강력한 무기가 됐고, 크리에이터로서의 활동은 단순한 취미를 넘어 하나의 완벽한 비즈니스로 자리 잡았다.
“콘텐츠를 미리 기획해서 올려두는 숏폼과 달리, 라이브 크리에이터에게는 꾸준함이 곧 생명이더라고요. 한 달 동안 하루에 90분, 120분씩 정해진 기준 시간을 성실하게 채우며 팬들과 유대감을 쌓는 게 기본이었죠. 그렇게 성실하게 임하면서 후원 성과가 좋아지니까 보너스도 주어졌고, 더 신나서 방송에 몰입할 수 있었어요.”
특히 실시간으로 타 국가나 크리에이터와 매치를 벌이는 틱톡의 독특한 ‘PK 매치’ 기능은 그의 통통 튀는 매력을 스포티하게 보여주기에 제격이었다. 자신이 응원하는 크리에이터를 승리로 이끌기 위한 팬들의 후원이 이어질 때마다, 지또먹은 특유의 유쾌하고 장난기 가득한 리액션으로 화답했다. 틱톡 라이브 특유의 후원 문화를 단순한 기부가 아닌 하나의 ‘놀이 콘텐츠’로 승화시킨 것이다. 팬들은 그의 가식 없고 귀여운 태도에 매료돼 끈끈한 글로벌 팬덤을 형성했다. 사진=지또먹 틱톡 계정 캡처 실제로 지또먹의 라이브 방송은 그 자체로 거대한 ‘실시간 K콘텐츠’ 허브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는 올해 K포럼의 핵심 주제인 ‘K를 플레이하라’와도 정확히 맞닿아 있다. 특히 방송 화면에 비치는 그의 세련된 한국식 메이크업과 스타일링은 틱톡 라이브의 주 시청층인 글로벌 MZ세대 사이에서 늘 화제의 중심에 선다.
“태국 팬분들이 한국식 뷰티와 메이크업에 관심이 정말 많아요. 현지 아티스트들의 스타일이나 뮤직비디오 비주얼만 봐도 K뷰티 트렌드를 그대로 지향하는 게 느껴질 정도죠. 뷰티뿐만 아니라 K푸드에 대한 애정도 대단해서 삼겹살이나 한국 음식 이야기는 방송에서 빼놓을 수 없는 단골 주제예요. 무엇보다 시청자분들의 닉네임을 보면 변우석, 김선호, 차은우, BTS 등 우리나라 유명 배우나 아이돌 이름이 정말 많거든요. 화면 너머로 K컬처의 영향력이 전 세계에 얼마나 깊숙이 스며들어 있는지 매일 피부로 실감합니다.”
우연한 호기심에서 출발해 이제는 국경을 허물고 110만 팔로워를 움직이는 탑 크리에이터가 된 지또먹. 그는 미래의 글로벌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이들을 향해 ‘망설이지 말고 일단 뛰어들라’는 묵직한 조언을 건넸다.
“돈이 드는 것도 아니고, 거창한 창업 비용이 필요한 것도 아니잖아요. 우리는 이미 일상에서 브이로그를 찍고 셀카를 찍으며 콘텐츠를 만들고 있어요. 그 시간에 카메라를 켜고 팬들과 만나는 비디오 라이브를 일단 시작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처음부터 완벽한 조명이나 필터를 갖출 필요는 전혀 없어요. 휴대폰 하나로 손에 익혀가며 기능을 하나씩 발견해 나가면 돼요. 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면 고민할 시간에 일단 움직여야 합니다.” 틱톡커 지또먹 / 사진=본인 제공 다만, 라이브 크리에이터를 단순한 유희가 아닌 하나의 ‘직업’으로 지속하기 위해서는 화려한 단면 뒤에 숨은 단단한 마인드셋이 필수라는 현실적인 당부도 빼놓지 않았다.
“실시간 라이브는 시청자들의 피드백이 여과 없이 즉각적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멘탈이 약하면 버티기 힘듭니다. 쏟아지는 반응 중에서 불필요하고 악의적인 이야기는 스스로 유연하게 걸러 들을 줄 아는 내면의 단단함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치열했던 진로 고민의 기로에서 전 세계를 자신만의 무대로 삼아 ‘K’를 플레이하게 된 지또먹. 뚜렷한 주체성과 진정성 있는 소통으로 글로벌 팬덤의 마음을 훔친 그의 생생한 현장 노하우와 크리에이터 생태계에 대한 통찰은 오는 7월 9일 ‘2026 K포럼’에서 보다 깊이 있게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