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서 허무하게 짐을 싼 한국 축구가 가시밭길을 앞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팀을 떠난 홍명보 전 감독은 물론,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도 사퇴를 앞둬서다.
한국 선수단 본진은 지난달 30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귀국했다. 멕시코 베이스캠프서 성명서를 통해 사퇴 의사를 밝힌 홍명보 감독을 포함해, 일부 선수가 일찍이 한국 땅을 밟았다. 한국은 이번 북중미 월드컵서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애초 목표로 언급했던 8강, 32강 진출과는 거리가 컸다.
한국의 월드컵 여정은 끝났지만, 과제는 산더미다. 당장 오는 2027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이 열린다. 한국은 1956년 초대 대회와 1960년 2회 대회서 우승한 이후 단 한 차례도 정상을 탈환하지 못했다. ‘전설’ 손흥민(LAFC)조차도 아시안컵의 최고 성적은 2015년 준우승이다. 한국은 3년 전 카타르 대회에선 준결승서 낙마했다.
애초 2027 아시안컵을 이끌 예정이었던 건 홍명보 전 감독이었다. 홍 전 감독은 2024년 7월 울산 HD를 떠나 대표팀 지휘봉을 잡으면서 2027년 아시안컵까지 동행을 약속한 바 있다. 북중미 월드컵 뒤 중간 평가가 진행될 거란 발표도 있었는데, 결과적으로 홍 전 감독이 멕시코 현지에서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안겠다며 조기에 지휘봉을 반납했다.
2027 아시안컵까지는 6개월도 남지 않았는데, 급하게 새판짜기에 나서야 할 판이다. 더구나 월드컵 이후 열리는 하반기 A매치는 9~10월과 11월로 나뉘어 예정돼 있다. 9~10월의 경우 최대 4차례나 A매치를 치를 수 있는 만큼 선수단 점검을 넉넉히 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으로 꼽힌다. 하지만 단기간에 새 사령탑이 선임되지 않는 경우, 대회 대비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감독 선임 절차는 쉽지 않아 보인다. 대한축구협회장의 수장인 정몽규 회장도 월드컵 뒤 사퇴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애초 정 회장은 지난해 2월 치러진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서 당선돼 4연임에 성공했다. 4연임으로 인해 보장된 기간은 무려 2029년까지였다.
하지만 정몽규 회장은 지난 5월 29일 공식 성명서를 통해 사의를 표명했다. 2013년 협회장 취임 후 13년간 이어진 ‘정몽규 시대’에 스스로 마침표를 예고한 것이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회장의 자리가 빌 경우에는 부회장 선임 시 정한 순서(정한 순서가 없을 경우 부회장 중 연장자순)에 따른 사람이 대한체육회의 인준을 받아 직무를 대행, 회장 사임 등 실시 사유가 확정된 날로부터 20일 이내에 ‘선거운영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 잔여 임기가 1년 이상인 경우 회장 선출 기한은 60일 이내다.
정몽규 회장이 월드컵 폐막 이후인 7월 말에 사임한다면, 9월에야 다음 협회장이 결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선거를 통해 새 회장을 뽑은 후, 각종 인사 작업이 이뤄지는 시간을 감안하면 새 사령탑 선임 절차는 늦어질 수밖에 없다. 심지어 최근 문화체육관광부는 협회에 대한 특별감사를 실시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등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한국 축구가 미궁에 빠졌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김우중 기자 ujkim50@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