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T 스튜디오 지니
종영까지 단 두 회를 남긴 드라마 ‘닥터 섬보이’가 뒷심을 발휘할까. ‘쉬었음’을 벗어나도 여기저기 ‘치였음’ 그 자체인 극중 청년들의 고군분투에도 불구하고 시청률이 튀어 오르지 않아 아쉬움을 부른다.
7일 종영하는 ENA 월화드라마 ‘닥터 섬보이’는 인기 웹툰 ‘존버닥터’를 원작으로, 공중보건의사 도지의(이재욱)가 악명 높은 섬 편동도에 입도해 간호사 육하리(신예은)를 만나게 되며 일어나는 일을 그린 작품이다.
4%(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기준)라는 ENA 역대 첫회 시청률 1위 출발해 방영 2주 동안 5.2%까지 치솟았으나, 반환점을 돈 직후인 7회 4%대로 주저앉은 후 소폭 등락을 반복하며 고전하고 있다.
이는 같은 방영일 동시간대 tvN 신작 ‘내일도 출근!’의 첫 방송이 맞물리며 시청자를 나눠 갖게된 영향도 있지만, 소위 말하는 ‘고구마 전개’와 정형화된 사건 발생 패턴으로 인해 방영 후반부까지 시청자의 추가 유입을 부르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닥터 섬보이’는 사회초년생 의사를 주인공으로 하지만, 대학병원이 아닌 도서지역 보건지소를 배경으로 의학 드라마 중 차별화를 뒀다. 주인공 도지의와 육하리를 비롯해 현치연(홍민기), 엄정선(이수경), 용주천(김윤우)까지 5인방은 저마다 속도로 성장통을 겪는다. 사진=KT 스튜디오 지니사진=KT 스튜디오 지니 서로를 향한 호감이 풋풋한 설렘을 만들다가도, 5인방은 섬에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며 허둥댄다. 이들은 초년생 의사로서 익숙해지지 못한 윤리적 딜레마나 부조리한 사회 시스템은 물론, 보통 청년으로서 타인과의 관계 속 오해 등에 고뇌한다. 주로 어르신인 환자와의 소통을 통해 혹은 서로의 기댈 곳이 되어준다는 5인방의 해결 방식은 잔잔한 공감을 안겼지만, 웃음이든 울음이든 시청자의 감정을 때릴 ‘큰 한방’은 부재했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닥터 섬보이’는 의학 드라마에서 보기 드문 공중보건의 소재를 메디컬 휴먼드라마와 로맨틱 코미디로 풀어내는 기획은 좋았으나 전개 과정에서 아쉬움이 있다”며 “중반부에서 히로인의 말기암 할머니 사연을 기점으로 신파 구조에 기대어 남녀주인공의 관계 진전이 더뎠고, 풀어갈 이야깃거리가 더 남아있다고 시청자에게 기대감을 주지 못한 게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일정 수준의 고정 시청층을 유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청춘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력이 있다. 특히 주연 이재욱은 작품의 중심축을 단단히 지키며 극을 이끌었다. 그는 방영을 앞둔 지난 5월 현역 입대했지만,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존재감을 발휘하며 시청자들의 몰입을 이끌었다.
사진=KT 스튜디오 지니 이재욱이 연기하는 도지의는 여느 의학 드라마의 영웅 또는 천재형 주인공과는 다르다. 소중한 이를 구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는 인물로, 행동도 어딘가 어설픈 구석이 있다. 하지만 환자를 먼저 생각하다 자신을 돌보지 못했던 초년생 의사가 스스로를 존중하는 법을 배우고, 주변 사람들에게 기대며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응원을 불렀다.
이처럼 ‘닥터 섬보이’는 성장이 원래 지난하게 이뤄진다는 걸 제 속도로 보여주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남은 2회에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성취의 기쁨도 얻어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