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경/사진=민음사TV 캡처 민음사 6년 차 편집자 김민경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구독자 52만명의 회사 유튜브 채널 ‘민음사TV’의 주역으로 활약하며 ‘출판계 아이돌’이라는 별명을 얻더니, 지상파 간판 예능까지 접수하며 대중을 사로잡고 있다. 출판사 편집자라는 다소 정적인 본업을 가진 그에게 대중과 방송계가 이토록 열광하는 진짜 비결은 무엇일까.
◇화상 면접 센스부터 연봉 분풀이까지…내숭 없는 직장인 토크
김민경의 스토리텔링은 지독하게 현실적이어서 매력적이다. 수십 군데의 언론사 탈락 끝에 첫 출판사 지원으로 합격한 서사는 그 자체로 한 편의 시트콤 같다. 특히 코로나19 시국 화상 면접 당시, 자신이 모은 세계문학전집 150권이 노출되도록 카메라 앵글을 맞췄다는 일화는 그의 남다른 센스를 보여준다.
취업 이후의 삶을 말할 때도 미화는 없다. 같은 대학을 나온 남자친구와의 연봉 격차에 좌절해 길거리에서 소리를 질렀다는 에피소드에서는 그의 솔직하고 거침없는 매력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이처럼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속으로 삼킬 법한 애환과 불만을 열등감 없이 뱉어내는 토크 스타일은 김민경이 가진 가장 확실한 무기다. 본업을 대하는 단단한 태도 역시 대중의 신뢰를 사는 대목이다. 최근 몇 달 사이 인지도가 급상승했지만, 그는 여전히 교정부터 마케팅까지 책임지는 6년 차 편집자의 일상을 이어가고 있다. 촬영을 위해 연차를 쓰고 퇴근 후 시간을 고스란히 반납하면서도, 안정적인 본업이 버텨줘 방송 활동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고 말한다. 스포트라이트 속에서도 현재의 삶을 지켜내려는 태도는 그의 진정성을 뒷받침하며 대중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선망과 공감을 동시에…대중의 두 가지 욕구를 충족하는 힘
자신의 실패와 솔직한 욕망을 내숭 없이 풀어낼 줄 아는 김민경의 캐릭터는 고학벌과 엘리트 집안이라는 그의 배경을 만나며 더 흥미로워진다. 김민경은 공무원인 부모님, 대형 로펌 변호사인 오빠 등 남다른 집안 배경과 본인의 고려대학교 학벌을 방송에서 스스럼없이 공개하면서도, 6년에 걸친 장기 백수 시절의 서사와 현실적인 고민을 숨김없이 털어놓는다.
이러한 화법은 대중의 심리를 정확히 관통한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김민경은 웃기기 위해 말을 작위적으로 꾸며내지 않는 소탈하고 인간미 있는 캐릭터”라며 “최근 대중은 지나치게 포장되거나 무결점인 스타보다 친근한 인물에 더 크게 반응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대중에게는 기본적으로 성공한 누군가를 선망하고자 하는 욕구와 동시에 나와 같은 처지에 공감하고자 하는 욕구가 공존하는데, 김민경은 이 두 가지 상반된 심리를 모두 만족시킨다”고 분석하며, “화려한 가족 배경과 학벌로 선망의 대상이 되면서도 ‘짠내’ 나는 현실을 고백하며 강력한 공감대까지 형성한다. 완벽함과 친근함이라는 두 가지 심리적 요구를 완벽히 충족시키는 보기 드문 캐릭터이기에 대중적 흥행이 따르는 것”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