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석(28, 미네소타 트윈스)이 3년 동안의 인내과 기다림 끝에 드디어 메이저리그(MLB)에 데뷔했다. 한국인으로는 역대 30번째 메이저리거로 이름을 올렸다.
10일 클리블랜드전에서 MLB에 데뷔한 고우석. AP=연합뉴스 고우석은 10일(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타깃 필드에서 열린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홈경기에서 2-4로 뒤진 9회 초 마운드에 올랐다. 팬들의 박수를 받으며 마운드에 오른 고우석은 씩씩하게 피칭을 시작했다. 선두타자 다니엘 슈니먼을 땅볼로 잡아내며 깔끔한 시작을 올렸다.
빅리그 데뷔의 기쁨과 설렘도 잠시. 고우석은 후속 타자 패트릭 베일리에게 홈런을 허용했다. 2구째 던진 슬라이더가 빅리그 데뷔 첫 피안타이자 피홈런, 실점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산전수전을 다 겪은 고우석은 침착하게 다음 타자를 상대했다. 10구 접전 끝에 스티븐 콴을 삼진, 트래비스 바자나를 1루 땅볼로 잡아냈다. 그의 MLB 데뷔전 성적은 1이닝 동안 18개를 던져 1피안타(1피홈런) 1탈삼진 1실점. 일격을 맞은 것 말고는 공격적이며 안정적인 피칭을 보여줬다. 미네소타는 2-5로 져 4연승을 멈췄다.
그야말로 감동의 데뷔전이었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마이너리그(트리플A)에서 뛰다가 지난 6일 미네소타로 트레이드된 지 나흘 만이었다. 디트로이트와의 계약서에 ‘이적 시 메이저리그 26인 로스터 포함’ 옵션을 넣어둔 터였다. 미네소타가 그를 영입한 건 빅리그에서 활용하겠다는 의미였다.
LG 트윈스 시절 국내 최고의 마무리 투수 중 하나였던 고우석은 2023시즌을 앞두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2년 총액 450만 달러)했다. MLB 진출이 눈앞인 것으로 보였지만, 그건 오랜 기다림의 시작이었다. 그해 시범경기 막판 마이너리그로 내려간 그는 그해 한 번도 빅리그로 콜업되지 못했다.
당시 국내의 야구 관계자는 "그 정도면 MLB에서 (고우석에 대한) 평가는 끝났다고 봐야 한다. 미련 갖지 말고 KBO리그로 돌아오는 게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태평양을 건넌 선배들 대부분이 한 번 경쟁에서 탈락하면 두 번째 기회를 얻지 못했다.
10일 클리블랜드전에서 MLB에 데뷔한 고우석. AP=연합뉴스 전 소속팀 LG 트윈스가 여러 차례 고우석의 복귀를 추진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LG는 주전 마무리 유영찬이 부상으로 이탈했던 지난 4월에도 고우석을 만나 복귀 의사를 물었다. 마이너리그에서 3시즌째를 보내던 그는 "제안은 고맙지만, 끝까지 MLB에 도전하겠다"고 했다. 올 시즌 마이너리그 27경기에서 3승 1패 평균자책점 1.96을 기록한 고우석은 마침내 빅리그 데뷔 기회를 잡았다.
그를 지켜본 미국인들에게도 인상적인 여정이었다. 샌디에이고 소식을 다루는 '프라이어스 온 베이스'는 지난 9일 "고우석이 마침내 (MLB) 데뷔전을 치른다"며 "고우석은 파란만장한 여정을 거쳤다. 미국 커리어 한 달만에 트레이드 됐고,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마이너리그의 모든 레벨을 전전했다. 그리고 세 번째 팀 디트로이트에서 마침내 잠재력을 보여줬고, 미네소타로 이적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