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북일고 21번 오른손 투수 이승진(17)은 올해 부침을 겪었던 시기를 돌아보며 이렇게 말했다.
임재철 감독이 이끄는 북일고는 10일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54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1회전에서 의성고를 17-5로 꺾고 5회 콜드게임 승리를 거뒀다. 주전 포수 전광훈을 지명타자로 두면서 타선의 파괴력을 극대화한 북일고는 1회부터 4득점 하는 등 타선이 폭발했다. 봉황대기 최다 우승 팀(5회)인 북일고는 오는 14일 같은 장소에서 선린인터넷고와 2회전을 치른다.
눈길을 끈 것은 북일고 2학년 에이스 투수 이승진의 등판이었다. 이승진은 이날 팀이 15-2로 앞선 4회 말 마운드에 올라 3분의 2이닝 동안 3타자를 상대하며 14개의 공을 던졌다. 삼진 1개를 잡았다. 의성고 2루수 권기윤에게 3루타를 맞아 승계주자 2명이 홈을 밟았지만, 이승진에게 자책점은 기록되지 않았다.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임재철 북일고 감독은 "실전 등판한 지 오래돼서 컨디션 조절 차 이승진을 등판시켰다"고 말했다. 이승진은 지난 5월 3일 장안고와 경기가 마지막 실전 경기였다. 경기 종료 뒤 일간스포츠와 만난 이승진은 "목동야구장 마운드 적응 차 등판했다. 오랜만에 등판한 것치고는 원하는 곳으로 공이 잘 제구된 점이 소기에 성과"라고 말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식 프로필상 1m88㎝·88㎏ 체격을 갖춘 이승진은 올해 초 신세계 이마트배에서 일약 전국구 유망주로 발돋움했다. 강타자들이 즐비한 유신고를 상대로 6과 3분의 2이닝 동안 삼진 9개를 잡으며 무실점을 기록했다. 경남고를 상대로도 5와 3분의 2이닝 동안 삼진 8개를 기록하며 1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2경기 모두 승리투수가 됐다.
지난해 고교 경기 데뷔 후 19과 3분의 2이닝 무자책 경기를 펼치던 이승진은 경남고와 벌인 신세계 이마트배 경기에서 이호민에게 적시타를 맞아 처음 실점했다. 이후 천안CSBC(2자책), 장안고(3자책)를 상대로 연이어 실점했다. 이승진은 "당시 투구 밸런스가 무너졌다. 패스트볼의 구위도 떨어졌다. 변화구도 흔들리면서, 타자들에게 (안타를) 많이 맞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차례 아쉬운 경험을 한 이승진이기에 후반기 첫 경기에서 투구 밸런스를 잡는 데 중점을 뒀다. 이날 이승진의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시속 143㎞를 기록했다. 이승진은 "원래는 시속 140㎞ 후반대까지 던질 수 있지만, 가볍게 던진 것치고는 만족할 수 있는 구속"이라며 "오로지 투구 밸런스와 무게 중심 이동에만 신경을 쓰고 던졌다"고 말했다.
같은 날 의왕BC전에 등판한 청주 세광고 3학년 왼손 에이스 이준호(18)도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했다. 팀이 8-1로 앞선 상황에서 세광고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그는 1이닝 2삼진 무실점을 기록해 승리 투수가 됐다. 이준호는 최고 시속 146㎞의 빠른 공을 던지는 장신 투수다. 빠른 템포의 투구폼을 가진 그는 패스트볼 외에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구사한다.
세광고 대선배인 송진우(한화 이글스)를 닮고자 등번호 21번을 선택한 이준호는 "목동야구장에서의 투구 감각을 잡기 위해 짧은 이닝을 소화했다"라며 "올해 초 어깨에 살짝 불편함을 느꼈다. (그래서 이제야) 컨디션이 점차 올라오고 있다. 봉황대기 상위 토너먼트쯤에 컨디션이 완전히 올라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