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울 종로구의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K-축구 혁신위원회 제6차 회의에서 박지성 혁신위 공동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혁신위 제공
박지성(45)이 바뀌었다. 조용한 조언자였던 그가 이제는 대중 앞에 선다. 자신의 목소리를 분명히 내고 있다.
박지성은 K-축구 혁신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다. K-축구 혁신위원회는 지난달 6일 출범해 11일까지 총 6차례 회의를 열었다. 박지성은 매주 회의를 이끌고, 취재진 앞에 서서 논의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과거의 박지성과는 꽤 달라졌다. 그는 선수 시절부터 자신을 드러내는 데 적극적이지 않았다. '조용하고 겸손한 캡틴'이었다. 선수 은퇴 후에도 아시아축구연맹(AFC), 국제축구평의회(IFAB), 대한축구협회(KFA), 전북 현대, 국제축구연맹(FIFA) 등에서 어드바이저, 디렉터 등을 맡았다. 이 때도 앞에 나서기보다 조용히 자신의 경험과 의견을 전달했다.
혁신위원장을 맡은 뒤엔 확 달라졌다. 쉬운 변화는 아니다. 그는 최근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회의도 힘들고, 브리핑도 힘들다"면서도 "직책이 위원장이어서 남한테 맡길 수도 없다"고 했다.
대중 앞에 서자 박지성의 장점이 드러나고 있다. 그는 언변이나 수사가 화려하지 않지만, 사안의 핵심을 파악해 필요한 말을 하는 편이다.
지난달 말 '회의록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는다'는 지적에 박지성은 그 이유를 분명히 밝혔다. 위원별 발언을 모두 공개하면 또 다른 피해가 생길 수 있고, 축구협회를 보호해야 할 측면도 있다는 설명이었다. 대신 "내가 위원장으로서 모든 브리핑을 하는 것으로 대체했다"고 했다. 조직과 위원을 보호하면서 설명의 책임은 자신이 지겠다는 선택이었다. 최근 언론 앞에 서는 빈도가 늘면서 박지성의 화법도 한층 정제됐다.
숙제도 있다. 홍명보 전 대표팀 감독은 지난달 국회 청문회에서 축구계 바깥의 쓴소리에 대해 "문제를 알고 있으면 현장에 들어와서 본인의 노력으로 바꿀 수 있는 구조를 만들면 된다"고 했다. 밖에서 문제를 지적하는 것과 안에서 실행하는 건 다른 일이라는 의미다.
박지성은 이제 그 시험대에 섰다. 혁신위는 축구협회장 선거인단 확대 등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자문단 성격이다. 박지성도 출범 당시 "우리가 논의한 사안들이 얼마나 반영되고 실천에 옮겨질 것인지가 가장 중요하다"라고 했다.
좋은 방안을 내놓는 것만으로 혁신이 완성되지는 않는다. 혁신위 이후 자신의 역할과 책임을 어떻게 이어갈 것인가. 박지성 앞에 놓인 숙제다.
김수민 인턴 기자 bysumin@edaily.co.kr
발언하는 박지성 공동위원장_(서울=연합뉴스) 박지성 K-축구 혁신위원회 공동위원장이 27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K-축구 혁신위원회 4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7.27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