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도밴드(sEODo BAND) 김성현(왼쪽부터) 정현빈, 서도, 김태주, 연태희가 4일 오후 서울 중구 KG타워에서 진행된 일간스포츠와의 인터뷰에 앞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서병수 기자 qudtn@edaily.co.kr /2026.08.04/ “이번 앨범을 만들면서 뭔가 좀 설레는 느낌이 들었어요.”
지난 14일, 데뷔 9년 만에 첫 정규앨범 ‘원’으로 돌아온 ‘조선팝 창시자’ 서도밴드(보컬 서도·건반 김성현·기타 연태희·베이스 김태주·드럼 정현빈)가 앨범 발매 전 일간스포츠와 만나 남다른 소회를 드러냈다.
멤버 서도는 “정규 앨범을 준비하며 단순히 몸집이 커졌다기보다는 음악 활동 하면서 보이는 것도, 아는 것도 더 많아지다 보니 우리가 (작업 혹은 활동으로써) 그려가는 원이 더 커진 느낌도 든다”며 “왕관의 무게를 견디라는 말처럼, 우리 또한 우리 안의 결핍 지점들을 견뎌야 할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서도밴드(sEODo BAND) 서도가 4일 오후 서울 중구 KG타워에서 진행된 일간스포츠와의 인터뷰에 앞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서병수 기자 qudtn@edaily.co.kr /2026.08.04/ “9년째 활동 중인데, 밴드를 오래 한다는 게 참 쉬운 일은 아니더라고요. 음악적으로 공동체 생활을 해온 시간 동안 삶의 지혜도 쌓였다고 생각하는데, 이번 작업 과정은 그동안 쌓아온 무언가를 빌드하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녹음을 마치고 후작업을 하다 보면 또 부족한 게 느껴지곤 하는데, 그게 반복되는 구조가 또 다음 작업을 하게 만드는 원천인 것 같기도 해요. 더 공부해야 하는 때가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서도)
정규 1집 ‘원’은 서도밴드가 걸어온 음악적 여정의 기록이자 조선팝 장르의 정체성을 정립하는 앨범이다. 판소리 ‘춘향가’의 서사에 삶의 희로애락을 입체적으로 담아내며, 영원한 슬픔도 기쁨도 없이 순환하는 삶의 이치를 음악으로 풀어냈다. 서도는 “춘향가의 스토리 자체가 만남, 이별 그리고 다시 만남이 아닌가. 삶에서 계속 반복되는 궤적, 순환의 의미를 담은 제목”이라고 설명했다. 앨범명은 정현빈이 낸 아이디어가 채택돼 낙점됐는데 원(동그라미)처럼 돌고 도는 인간 삶의 순환적 세계관을 드러냄과 동시에, 첫(1·ONE) 정규라는 의미도 들어 있다.
사진=서도밴드 제공. 앨범에는 더블 타이틀곡 ‘언제까지’와 ‘나를 너를’을 비롯해 춘향과 이몽룡의 만남이 시작되는 봄날을 노래한 ‘아리랑’, 백년가약을 맺는 기쁨을 담은 ‘사랑가’, 기약 없는 헤어짐을 그린 ‘이별가’, 옥방에 갇혀 모진 고초를 견디는 ‘쑥대머리’, 암행어사가 되어 돌아온 이몽룡의 극적인 구출을 그린 ‘내가 왔다’까지 총 일곱 곡이 수록돼 한 편의 드라마 같은 서사를 그린다. 여기에 곡과 곡 사이를 잇는 다섯 트랙의 ‘아니리’(판소리의 사설, 가락 없이 이야기를 풀어낸다)가 더해져 앨범은 총 열두 개 트랙으로 완성됐는데, 각 ‘아니리’는 멤버들이 제각각 스타일과 스토리에 맞게 선보였다.
앨범 전체에 ‘춘향가’라는 하나의 스토리가 흐르는 만큼 타이틀곡을 정하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까지’가 채택된 건 “이 곡이 앨범의 모든 걸 대변할 순 없지만 서도밴드만의 해석을 통한 ‘춘향가’를 보여준 곡인 만큼, 우리 밴드가 어떤 정서를, 어떤 음악을 추구하는지 조금은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김성현)는 뜻에서다.
서도밴드(sEODo BAND) 김성현이 4일 오후 서울 중구 KG타워에서 진행된 일간스포츠와의 인터뷰에 앞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서병수 기자 qudtn@edaily.co.kr /2026.08.04/ 서도는 특히 ‘언제까지’에 대해 “원작에 없는 내용인데, 현 시대를 사는 사람의 감성으로 전통을 바라봤을 때 ‘기다림이 원망이 되진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담은 곡”이라며 “우리만의 유머 한 스푼을 담은 것이고, 그런 점이 특별하다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타이틀곡 외에도 각 곡에 대해 이야기하던 서도는 1번 트랙 ‘아리랑’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곡이라며 “전체적인 무드는 평화로운 느낌의 곡이었는데, 이번에는 힘을 다 빼고 싶더라. 마음이 열리는 서정적인 감성을 담았다. ‘아리랑’을 부를 때 너무 행복했다”고 부연하기도 했다.
서도밴드(sEODo BAND) 정현빈이 4일 오후 서울 중구 KG타워에서 진행된 일간스포츠와의 인터뷰에 앞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서병수 기자 qudtn@edaily.co.kr /2026.08.04/ 동아방송예술대에서 만난 서도(보컬), 김성현(건반), 연태희(기타), 김태주(베이스), 정현빈(드럼)으로 구성된 서도밴드는 2021년 JTBC ‘풍류대장-힙합 소리꾼들의 전쟁’에서 강렬한 음악 퍼포먼스와 함께 깊은 인상을 남기며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국악과 록의 접목이라는 독보적 색채를 바탕으로 ‘조선팝 창시자’라는 타이틀도 거머 쥐었다.
‘풍류대장’으로 본격 활동을 시작했을 당시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라 관객들과의 대면 무대의 기회는 적었지만, 유튜브 등 온라인을 통해 이들의 특별한 음악은 세계로 뻗어 나갔다. 그리고 이들이 응축된 내공을 대중에 쏟아붓고 있는 지금은 글로벌 시장에서 ‘K’가 각광받는 시대가 됐다. 한국의 과거와 현재를 하나의 음악 속에 구현해 가는 서도밴드의 경쟁력이 필연적으로 주목받는 시기인 셈이다.
서도밴드(sEODo BAND) 김태주가 4일 오후 서울 중구 KG타워에서 진행된 일간스포츠와의 인터뷰에 앞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서병수 기자 qudtn@edaily.co.kr /2026.08.04/ 이에 대해 서도는 “코로나 시기에도 일이 없지 않고 바빴는데, 지금은 또 전체적인 흐름이 한국이 글로벌에서 사랑받고 있어 신기하고 감사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김태주는 “외부의 상황을 떠나 우리 스스로는 그래도 퇴보하지 않고 꾸준히 계속 올라가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고 덧붙였다.
바야흐로 AI가 많은 것을 바꿔가고 있는 시대에, 음악도 예외는 아니다. AI가 음악 창작의 영역도 깊이 파고들며 많은 창작자들이 위협을 받고 있는 현 시점, ‘조선팝 창시자’ 서도밴드는 어떤 마음으로 음악을 하고 있을까.
“수노(SUNO)에게 ‘조선팝 스타일의 음악을 만들어줘’라고 요청해본 적이 있어요. 한국적 스타일에 국악을 약간 섞은 밴드 음악 등 디테일하게 요구 사항을 입력했는데, 데이터가 없다고 나오더니 결국 나온 결과물이 트롯이더라고요. 우리 음악 스타일이 학습되지 않은 거죠. 그걸 보고 ‘아 10년은 더 할 수 있겠다’ 싶었어요.(웃음)”(연태희)
서도밴드(sEODo BAND) 연태희가 4일 오후 서울 중구 KG타워에서 진행된 일간스포츠와의 인터뷰에 앞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서병수 기자 qudtn@edaily.co.kr /2026.08.04/ 명실상부 ‘대체 불가’ 뮤지션의 근거 있는 자신감이 엿보이는 답변과 더불어, 이들은 겸손하면서도 당당한 애티튜드로 순수한 포부를 덧붙였다.
“AI에게 요청한 결과물로 트롯이 나온다는 건 그만큼 트롯이 전통이 있다는 건데, 우리뿐 아니라 한국의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으니 그런 점에서 굉장히 뿌듯하기도 하고 위로도 돼요. 결국 AI 시대에는 자기 개성과 주체성이 뚜렷한 크리에이터만이 살아남는다고 하잖아요. 이 시장이 다양한 음악들로 확장됐으면 하고, 그 중에 우리도 있었으면 합니다.”(서도)
서도밴드(sEODo BAND) 김성현(왼쪽부터) 정현빈, 서도, 김태주, 연태희가 4일 오후 서울 중구 KG타워에서 진행된 일간스포츠와의 인터뷰에 앞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