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와이 레너드. Imagn Images=연합뉴스카와이 레너드. Imagn Images=연합뉴스
미국프로농구(NBA) LA(로스앤젤레스) 클리퍼스가 사무국으로부터 중징계 철퇴를 맞았다. 400억 원이 넘는 벌금과 더불어 구단주 활동 정지, 신인 드래프트 최상위 지명권 다년간 박탈 등 징계를 대거 받았다. 규정을 피하려는 꼼수를 벌인 결과다. 역대 최대 수준의 징계를 받은 클리퍼스의 구단 운영도 안갯속에 빠졌다.
3일(한국시간) ESPN에 따르면, NBA 사무국은 이날 클리퍼스 구단에 샐러리캡(연봉 총상한제) 위반을 이유로 3000만 달러(408억 원) 벌금과 5년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 박탈 등의 징계를 내렸다. 벌금은 역대 최대 규모다. 이어 클리퍼스 구단주인 스티브 팔머에게는 1년간 리그 및 구단 활동 정지 처분이 내려졌다. 5년간 리그의 감시를 받는 제재도 포함됐다.
징계의 발단은 클리퍼스가 2019년 카와이 레너드를 영입한 뒤 잔류시키는 과정에서 이면계약을 맺은 데 있다. 지난해 9월 레너드가 애스퍼레이션 펀드 어드바이저 LLC와 체결한 2800만 달러(380억 원) 규모의 광고 계약을 비롯해 4개 회사와의 계약이 샐러리캡 규정을 우회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사무국은 1년간 조사를 거쳐 의혹이 사실임을 파악했다.
구단이 선수에게 직접 연봉을 지급하는 대신 대외 수입을 보장해 사실상 연봉을 지급하려는 시도였다. 사무국은 레너드의 삼촌이자 사업 매니저였던 데니스 로버트슨이 구단에 레너드가 코트 밖 수익 기회를 얻도록 압박했고, 사무국은 클리퍼스 구단 역시 이 같은 방법이 샐러리캡 규정 우회 및 이면계약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방관하고 적극 개입했다고 판단했다.
애덤 실버 NBA 커미셔너는 "단체협약에 따라 선수 보수를 결정하는 시스템은 NBA가 팀과 선수, 궁극적으로 팬들의 이익을 위해 운영하는 농구 경쟁의 근본적인 요소"라며 "클리퍼스가 저지른 노골적인 규정 위반과 이를 초래한 구단 차원의 조직적·지도부의 실패에 깊은 실망을 느낀다"고 말했다.
클리퍼스는 5장의 1라운드 지명권(2029~2033)도 박탈당한다. 2000년 미네소타 팀버울브스가 조 스미스와 비공개 계약을 해 샐러리캡 규정을 우회한 사실이 드러나자, 1라운드 지명권 5장을 박탈당한 것과 동일한 징계다. 이후 미네소타는 박탈당한 지명권 가운데 2장을 돌려받았다. 레너드와 제임스 하든을 차례로 트레이드해 리빌딩에 나서려던 클리퍼스의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클리퍼스는 반발했다. 수개월 동안 "잘못한 것이 없다"며 무혐의 처분을 받을 거로 예상했던 클리퍼스는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의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구단은 성명을 통해 '사실과 증거가 아닌, 이미 결론을 정해놓고 이를 정당화하려는 편향된 조사 결과를 단호히 거부한다'며 '사무국이 비공개로 우리에게 전달한 내용과 오늘 발표한 내용은 서로 다르다'고 했다.
팔머 구단주를 대리하는 데이비드 켈리 변호사는 사무국이 존재하지 않는 규정을 근거로 자격 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린 것은 부당하다며, 되레 명예훼손을 이유로 맞소송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선수가 요청한 경우 구단 관계자가 스폰서나 협력업체를 소개하는 것을 금지하는 NBA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발머의 명예는 돌이킬 수 없도록 훼손됐다"고 했다.
한편, 클리퍼스와 토론토 랩터스는 올여름 레너드를 중심으로 한 트레이드에 합의했지만, NBA의 조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거래가 보류된 상태였다. 조사 결과 발표 이후, 트레이드가 완료될 예정인 거로 알려졌다. 레너드는 "토론토로 돌아가는 지금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 이번 일을 마무리한 뒤 새로운 출발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