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 페드로 아빌라(29·SSG 랜더스)가 KBO리그 첫 9번의 선발 등판에서 기록한 평균자책점이다.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이어간 그는 2025시즌 코디 폰세(전 한화 이글스) 2023시즌 에릭 페디(전 NC 다이노스)에 견줄 만한 외국인 투수로 급부상했다. 폰세와 페디는 해당 시즌 리그 최우수선수(MVP) 트로피를 들어 올린 뒤 미국 메이저리그(MLB)로 복귀한 '전설'이다.
아빌라는 지난 4일 인천 두산 베어스전에서 9이닝 3피안타 무실점 완봉승을 따냈다. 올 시즌 리그 세 번째 완봉승이자 구단 프랜차이즈 역사상 약 9년 만에 나온 대기록. 인천 연고 투수의 완봉승은 2017년 9월 외국인 투수 스캇 다이아몬드(당시 SK 와이번스) 이후 처음이었다. 이날 활약으로 평균자책점을 1.65에서 1.40까지 낮춘 아빌라는 KBO리그 데뷔전을 치른 지난 7월 16일 이후 부문 1위를 지켰다. 성적 부진으로 퇴출당한 앤서니 베니지아노의 대체 선수로 지난 7월 8일 SSG와 계약한 뒤 두 달여 만에 리그 정상급 투수로 자리 잡았다.
지난 4일 인천 두산전에서 투구하는 아빌라. SSG 제공
첫 9경기에서 보여준 아빌라의 임팩트는 폰세와 페디에게 뒤지지 않는다. 폰세는 첫 9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68, 이닝당 출루허용(WHIP) 0.92를 기록했다. 페디 역시 평균자책점 1.63, WHIP 0.99로 압도적인 투구를 펼쳤다. 아빌라의 WHIP는 1.03으로 두 선수보다 소폭 높지만, 평균자책점은 앞선다. 폰세와 페디는 초반의 상승세를 시즌 끝까지 이어가며 남다른 발자취를 남겼다. 폰세는 승률 0.944(17승 1패), 페디는 역대 5번째로 20승과 200탈삼진을 동시에 달성했다. 아빌라가 시즌 중반 합류한 대체 선수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놀랍다.
구위가 뛰어나다. 두산전에서는 투심 패스트볼과 컷 패스트볼의 최고 구속이 각각 156㎞/h, 153㎞/h에 달했다. 변형 패스트볼을 앞세워 스트라이크존을 좌우와 상하로 능수능란하게 공략했다. 현장에선 칭찬 일색이다. 이강철 KT 위즈 감독은 "무서울 정도"라고 말했다. 이숭용 SSG 감독도 “한 선수가 와서 분위기를 바꾼 게 신기하다”며 놀라워했다.
대체 외국인 투수로 합류해 엄청난 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아빌라. SSG 제공
SSG는 아빌라가 합류한 후반기 승률이 5일 기준으로 0.600(21승 2무 14패)이다. KT(0.688) KIA 타이거즈(0.606)에 이은 3위. 전반기 막판 9위까지 떨어지며 포스트시즌 경쟁에서 멀어졌지만, 후반기 반등에 성공하며 내년 시즌에 대한 희망을 키우고 있다. 그 중심에 아빌라가 있다.
2025시즌과 2023시즌 KBO리그 MVP인 코디 폰세(왼쪽)와 에릭 페디. 한화 제공, IS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