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규는 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2번 타자·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10-4 역전승을 이끌었다.
이날 박승규는 호수비부터 타선의 물꼬를 트는 선두타자 안타, 그리고 쐐기 적시타까지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삼성 박승규. 삼성 제공
사실 삼성은 초반부터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두 달 만에 돌아온 외국인 에이스 아리엘 후라도가 1회부터 난타를 맞으며 4실점했다. 타선도 3회까지 침묵하며 4점 차로 끌려갔다.
이때 박승규의 수비가 진가를 발휘했다. LG 공격이었던 3회말 송찬의의 타석. 송찬의가 후라도의 3구를 잘 받아쳐 외야로 보냈다. 우중간을 가르는 장타로 이어지는 듯했다. 그런데 이때 우익수 박승규가 몸을 날려 다이빙 캐치로 공을 낚아챘다. 공이 빠졌다면 3루타까지 가며 추가 실점이 될 수 있었던 상황. 박승규가 이 위기를 지워냈다.
경기 후 만난 박승규는 당시 호수비에 대해 "평범한 수비 위치였는데, 맞자마자 뛰었다. 공이 잘 맞은 건 아닌 것 같아서 최대한 빨리 뛰어가 잡으려고 했는데, 공이 점점 가까워지면서 '잡을 수 있겠다'라는 생각으로 다이빙했다"라고 돌아봤다.
삼성 박승규-후라도. 삼성 제공
그러면서 "후라도가 초반에 안 좋지 않았나. 공은 좋은데 운이 안 좋게 공이 커트가 되고 안타가 되면서 어려워했다. 그런 후라도를 최대한 돕고 싶었다. 흐름을 끊는 게 제일 중요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더 신경을 쓴 게 좋은 수비로 나온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후라도는 투수 입장에서 내게 좋은 조언을 많이 해주고 잘 챙겨준다. 나도 좀 더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이번 수비로 조금 갚은 것 같다"라며 웃었다.
바로 다음 이닝인 4회초, 선두타자 박승규가 안타로 물꼬를 트면서 분위기는 삼성 쪽으로 기울었다. 박승규의 안타를 시작으로 4회 2점을 만회한 삼성은 5회 상대 수비 실책을 틈타 3득점 빅이닝으로 점수를 뒤집었고, 6회 박승규가 2타점 쐐기 적시타를 때려내면서 리드를 완전히 가져왔다. 이에 박승규는 "선두타자로서 최대한 살아나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타석에 임했는데, 운이 좋게 실투가 나와 안타로 이어졌다"라고 회상했다.
잠실 외야에서의 호수비. 두 가지 이슈가 떠올랐다. 일단은 박승규의 롤모델 박해민(LG)이었다. 이날 박승규는 박해민 앞에서 호수비를 펼쳤다. 박승규는 "(박)해민이 형이 오늘 내 수비를 보고 '잘했다'고 생각하진 않을 것 같다"라며 멋쩍어했다. 워낙 많은 호수비를 펼친 박해민이었기에, 이 정도 호수비는 선배의 눈에 성에 차지 않을 거란 예상이었다. 그는 "해민이 형을 넘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어려운 것 같다). 지금은 그저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삼성 박승규. 삼성 제공
두 번째는 지난해 잠실에서 있었던 수비 실책이었다. 5월 30일 잠실 LG전, 4-1 리드로 시작한 9회 무사 1루에서 좌익수로 나선 박승규가 뜬공을 놓치면서 아찔한 상황이 이어졌다. 이는 화근이 돼 4-3까지 쫓기는 상황을 만들었고, 겨우 1점 차를 막아내며 승리한 삼성 선수단은 마운드에서 세리머니를 할 때 박승규를 빼고 즐기는 척 장난을 치며 후배의 실수를 다독이고자 했다.
1년 후, 박승규는 호수비로 돌아왔다. 당시의 아쉬움을 씻어낸 호수비가 아니었을까. 하지만 박승규는 "당시의 아쉬움을 모두 씻어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그 실수 이후 '안일하게 플레이하지 말자'라는 생각을 계속하면서 플레이하고 있다. 그 플레이는 최대한 기억에서 지우지 않고 있다"라며 이를 반면교사로 삼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삼성의 외야는 포화 상태다. 주전 중견수 김지찬에 코너 외야수 구자욱, 김성윤, 여기에 김헌곤, 김현준 등까지 고려하면 경쟁이 상당하다. 이에 박승규는 "경쟁이 치열하지만, 누가 나가더라도 응원해주는 분위기다. 주변에서 봤을 땐 '경쟁이 너무 심해서 사이가 안 좋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우린 그런 거 없다. 서로 잘했으면 하는 마음에, 모두 열심히 하는 걸 알기에 이 마음이 잘 전달되고 있는 것 같다"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