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박찬호의 등번호 '7' 모양으로 유니폼이 걸려있는 모습. 두산 제공 누군가에게 응원받는다는 건 기분 좋은 일이다. 내가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면 그 마음은 더 특별하게 다가온다.
이에 야구팬들은 이른바 '세탁소'를 열어 팬심을 표현하기도 한다. 여러 좌석에 선수의 유니폼을 걸어 등번호를 만들거나 벽에 유니폼을 빼곡하게 걸어놓는 모습이 세탁소에 널린 세탁물과 닮아 붙은 이름이다.
최근에는 김헌곤(삼성 라이온즈)이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계정에 '세탁소' 사진을 게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는 "야구를 하며 지나온 수많은 시간들을 이렇게 소중히 기억해주셔서 감사하다. 오늘을 잊지 않고 오래오래 간직하겠다"라고 소감을 남겼다.
박찬호(두산 베어스)도 비슷한 사을 SNS에 공유하며 팬들의 응원에 화답했다. 지난 겨울 KIA 타이거즈에서 두산으로 이적한 박찬호에게는 새롭게 둥지를 튼 팀에서 받은 팬들의 응원이라는 점에서 더욱 특별했다.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외야 자리에 열린 김헌곤 '세탁소'. 김헌곤 SNS 실제로 세탁소를 열었던 야구팬 A씨는 "주변에서 '대단하다', '정성이다', '한 선수의 유니폼이 그렇게 많다니 정말 찐팬이다'라는 반응을 많이 보였다"며 "선수도 자기를 이렇게 응원해 주는 팬이 있다는 게 정말 기분이 좋았고 올해 부상으로 결장이 길어졌는데 세탁소를 보면서 힘을 얻었다고 하더라. 팬으로서 뿌듯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런 응원이 늘 긍정적인 의미만 갖는 것은 아니다. 대량의 좌석을 점유하는 만큼 다른 팬들의 관람 기회를 빼앗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말 인기 팀 경기처럼 티켓 예매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는 논란이 더욱 커질 수 있다.
티켓 예매처 티켓링크 역시 이러한 행위를 제한하고 있다. 티켓링크는 "실제 관람과는 무관한 좌석 점유는 스포츠 문화 취지에 맞지 않아 세탁소 행위는 금지한다"라고 공지했다. 단체 관람으로 예매한 후 경기 당일 세탁소 행위가 적발될 경우 티켓을 직권 취소할 수 있다고도 안내하고 있다.
오는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외야 좌석이 숫자 '7' 모양으로 예매된 모습. NOL 예매 화면 캡처 야구팬 홍용찬 씨는 "유니폼으로 만든 숫자를 보면 '저 선수는 참 사랑받는 선수구나'라는 생각이 든다"며 "팀에도 긍정적인 분위기를 만들어줄 것 같고, 응원 팀이 아닌 다른의 세탁소를 보게 되면 그 선수를 괜히 더 찾아보게 되는 효과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좌석 선점에 따른 우려도 나타냈다. 그는 "세탁소를 하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많은 좌석을 예매해야 하더라"며 "시구자 공개 등으로 갑자기 예매가 몰리는 경우에는 다른 팬의 관람권을 침해할 수도 있겠다는 걱정도 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결국 개인의 응원 방식인 만큼 어느 정도는 팬들의 양심과 자정작용에 맡겨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