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안희연이 사생활 이슈를 마침내 연기로 지워냈다. ‘사랑이 온다’ 제작발표회에서 담담하게 밝힌 각오처럼, 말보다 연기로 답했다.
안희연은 KBS2 주말드라마 ‘사랑이 온다’에서 여자 주인공 한규림 역을 맡았다. 고단한 현실 속에서도 생기를 잃지 않는 당찬 반찬가게 직원이다. 이번 작품은 2023년 2월 공개된 디즈니플러스 ‘사랑이라 말해요’ 이후 3년 만의 복귀작이다.
복귀까지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안희연은 2024년 9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양재웅과 결혼을 앞두고 있었으나, 같은해 5월 양재웅이 원장으로 있는 병원에서 환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 여파로 결혼식은 무기한 연기됐고, 안희연 역시 ‘여자친구’라는 이유로 이미지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다.
안희연은 사건 직후 출연 예정이던 방송에서 하차하고 SNS 활동도 중단하는 등 2년 가까이 스스로 ‘자숙’의 시간을 가졌다. 기약 없이 이어진 공백 속에서 만난 ‘사랑이 온다’는 그에게 한 줄기 희망과도 같았다. 대본을 읽으며 큰 위로를 받은 안희연은 자신이 느낀 감정을 대중에게도 전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다시 카메라 앞에 섰다. 사진=KBS 제공 그가 선택한 ‘사랑이 온다’는 깨진 가족의 파편을 모아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인생 한 상을 차려낸다는 의미를 품은 작품이다. 안희연이 연기하는 한규림 역시 수많은 상처를 홀로 삼켜온 인물이다. 사랑했던 김무진(하석진)과 집안의 반대로 헤어지고, 뒤늦게 알게 된 임신과 유산의 아픔까지 혼자 감당한다. 그러던 규림에게 친구가 낳고 떠난 한결이가 찾아온다. 규림은 한결이를 자신의 아들로 품으며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다.
어떻게 보면 규림은 ‘착한 콤플렉스’를 지닌 인물이다. 자신의 감정보다 타인을 먼저 생각하는 선택이 답답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여기에 그룹 EXID로 데뷔해 배우로 전향한 안희연을 향해 다소 ‘정석적인 연기’라는 평가도 뒤따랐다. 하지만 연기는 ‘톤’으로만 완성되는 게 아니다. 때로는 한마디 대사보다 눈빛 하나가 더 많은 감정을 전한다.
16회에서 그 힘이 제대로 빛났다. 자신이 친아들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 한결에게 규림은 “네가 나를 살리려고 왔다”며 진심을 다해 엄마의 사랑을 전했다. 담담하게 시작해 끝내 무너지는 안희연의 눈빛은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건드렸다. 해당 장면이 담긴 하이라이트 영상은 KBS 드라마 유튜브 채널 공개 이틀 만에 조회수 30만 회를 넘어섰고, 시청률 역시 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 16.6%로 자체 최고를 기록했다.
이처럼 긴 공백 끝에 선택한 작품에서 안희연은 조금씩 자신의 진가를 증명하고 있다. 극중 규림에게 한결이가 다시 살아갈 이유가 됐듯, ‘사랑이 온다’ 역시 안희연에게 새로운 출발점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