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웹툰 속 상상으로만 존재하던 세계가 스크린에서 살아 숨 쉰다. ‘부활남: 더 레드’가 속도감 있는 액션과 유쾌한 에너지로 독특한 장르적 재미를 완성한다.
이야기는 서른한 살 취업 준비생 석환(구교환)의 평범한 일상에서 출발한다. 여느 때처럼 면접을 망치고 귀가한 석환은 정체불명의 이들에게 습격을 받아 목숨을 잃는다. 그러나 72시간 만에 기적처럼 눈을 뜨고, 곧 자신에게 부활 능력이 있음을 깨닫는다. 같은 시각 석환의 존재를 알아챈 인간 병기 블랙(신승호)의 추격이 시작되고, 석환은 거듭된 죽음과 부활 속 정면 대결에 나선다.
‘부활남: 더 레드’는 ‘죽을수록 더 강해진다’는 원작 웹툰의 직관적 설정을 뼈대로 새로운 인물들을 배치해 갈등 구도를 강화했다. 미덕은 복잡한 슈퍼히어로 세계관 구축이나 비현실적인 상황을 현실의 언어로 설명하는 데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영화는 인물과 사건의 궤적을 따라 자연스럽게 내러티브를 확장한다.
석환의 능력이 진화하면서 달라지는 액션 양상도 흥미롭다. 평범한 신체로 시작했던 격투는 죽음을 거듭할수록 파괴력을 더하고, 이는 곧 액션의 규모와 묵직한 타격감으로 이어진다. 속도감 있는 편집과 적재적소의 유머가 맞물린 액션 시퀀스는 긴장과 이완을 오가며, 영화의 경쾌한 리듬을 유지한다.
‘부활남: 더 레드’ 스틸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야기의 전개와 비례하는 컴퓨터 그래픽(CG) 의존도와 과장된 표현은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초반부 비교적 현실적인 질감과 달리, 후반부 물리적인 한계를 벗어나면서 영화는 만화적 상상력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다. 다만 이는 결점이라기보단 애초부터 작품이 지향한 과감한 장르적 선택에 가깝다. 백감독은 현실과 만화의 경계에 의도적으로 선 채, 주인공의 능력을 극한까지 화면에 구현한다.
배우진의 호연은 영화를 안정적으로 지탱한다. 구교환은 석환의 어수룩함과 괴짜 면모를 특유의 리듬감으로 살려낸다. 평범한 취준생이 갑작스럽게 초인이 된 설정 속에서 캐릭터가 지나치게 비장해지지 않도록 균형을 잡는 것도 구교환의 몫이다. 이에 맞서는 블랙 역의 신승호는 차가운 인상과 위압적인 분위기로 긴장감을 형성한다. 특히 낮게 깔린 묵직한 음성으로 빌런이 지닌 물리적 압박감을 강조하며 극의 몰입감을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