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옥자연이 5일 오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서울패션위크 한나신 포토월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서병수 기자 qudtn@edaily.co.kr /2025.02.05/ 이런 동료가 있었으면 좋겠다.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 속 옥자연의 이야기다. 짧은 등장이지만 이준혁과의 완벽한 티키타카로 ‘100점짜리 연기합’이란 반응을 얻고 있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는 로또 1등에 당첨된 홍성인터내셔널 영업 5팀 팀장 공은태(이준혁)가 이전과는 다른 마음가짐으로 출근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K직장인 오피스 드라마다. 옥자연은 작품에서 공은태의 동기인 법무팀 소속 진해주로 분했다.
진해주는 영업 5팀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극 안에서 주요 인물은 아니다. 공은태가 일을 잠시 멈추고 숨을 돌릴 때 동기이자 타 부서 사람으로서 그가 처한 상황과 고민을 들어주는 관찰자에 가깝다. 그러나 이 잠깐의 장면에서 시청자에게 남기는 여운은 깊다. 1회에서 하루 종일 시달리다 모두가 퇴근한 후 사무실에서 가장 늦게 나온 공은태를 불러세우는 존재가 진해주다.
그가 공은태에게 “회사 7년 다녔으면 거북목에 척추 측만은 당연한 거 아닌가?”, “술이나 한 잔 하자”며 툭 던지는 대사들은 거창한 말 한마디보다 따뜻한 위로로 다가온다. 옥자연이 등장할 때마다 이준혁과 주고받는 넋두리 같은 대화들이 특히 직장인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자아내며 호평을 이끌었다.
사진=티빙 은근한 로맨스 감정선도 섬세한 연기로 설득력 있게 풀어냈다. 1회 에필로그에서 퇴근하던 진해주가 공은태에게 “퇴근했냐?”고 문자를 보내려다 말고, 회사를 나와 그를 발견해 미소 짓는 장면은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묘한 설렘의 감정을 표현한다. 문자를 치다가 머뭇거리는 손짓, 반가움을 숨기지 못하는 표정 등 대사 한마디 없이 옥자연이 만들어낸 장면이다.
2012년 연극 ‘손님’으로 연기 활동을 시작한 옥자연은 ‘경이로운 소문’, ‘마인’, ‘슈룹’ 등의 작품을 통해 얼굴을 알렸다. 서울대 출신이란 이력도 눈에 띄었지만, 이는 그를 설명하는 하나의 수식어에 불과할 뿐 온전히 작품 안에서의 연기력과 캐릭터 소화력으로 차근차근 커리어를 쌓으며 성장해왔다.
악역이나 포스 있는 여성 캐릭터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옥자연은 이번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에선 현실적이고 인간미 넘치는 캐릭터까지 유연하게 소화해냈다. 특히 진해주 캐릭터는 MBC 예능 ‘나 혼자 산다’에서 보여준 소탈하고 너그러우며 그의 이름처럼 ‘자연미’가 돋보이는 이미지와 어루어지며 현실에서도 있었으면 좋겠을 법한 직장동료 캐릭터를 완성해냈다.
김성수 대중문화 평론가는 “지금까지 소화해온 배역들을 보면 엄청난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고 어디에 갖다놔도 자기 몫을 한다”며 “빌런이나 센 캐릭터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 자기 결을 가지고 섬세한 감정 연기도 잘하는 배우”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