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과 후지쯔의 2026 KB국민은행 박신자컵 결승전. 전주원 우리은행 감독이 코트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WKBL "내가 아직 부족하다."
전주원 아산 우리은행 감독이 데뷔 무대였던 박신자컵서 준우승이라는 성적표를 받은 뒤 이같이 말했다.
전 감독이 이끄는 우리은행은 11일 오후 5시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2026 KB국민은행 박신자컵 결승전서 후지쯔 레드웨이브에 71-78로 졌다.
박신자컵은 여자농구 전설 박신자를 기리기 위해 2015년 창설한 컵대회다. 올해로 11주년을 맞은 이 대회는 유망주 발굴을 위한 무대였다가, 2023년부터 해외 팀이 참가하는 국제대회가 됐다.
그간 박신자컵에선 일본 팀의 강세가 돋보였다. 풍부한 선수단 뎁스는 물론, 조직적인 수비와 빠른 스피드가 WKBL 구단을 웃돌았다. 2023년 도요타 안텔롭스를 시작으로, 이날 후지쯔까지 4개 대회 연속 일본 팀이 박신자컵 트로피를 가져갔다.
우리은행은 4년 만에 WKBL 구단의 대회 우승을 노렸으나 문턱에서 좌절했다.
이번 대회는 새 시즌을 앞두고 지휘봉을 잡은 전주원 신임 감독의 데뷔 무대이기도 했다. 전 감독은 경기 뒤 "4일 연속 경기하는 건 정말 힘들다. 아마 선수들이 더 고생했을 거"라며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지만, 나름 수확이 있었다"고 평했다.
전주원 감독이 꼽은 수확은 이적생 강이슬의 활약이다. 그는 국가대표 소집 영향으로 팀 합류가 늦었는데, 이번 대회서 3경기 출전해 평균 17.3점을 넣으며 이름값을 했다. 전 감독은 "사실 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뛰어준 거에 감사하다"며 "강이슬 선수가 합류하며 김단비, 이명관 선수 방면 공격이 살아난다. 이 시너지를 정규리그에서도 찾아내는 게 내 숙제"라고 했다. 이날 결승전에선 김단비(13점), 이명관(20점), 강이슬(11점)이 나란히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우리은행은 이날 한때 15점까지 밀렸으나, 후반 연속 3점슛을 앞세워 역전을 일구기도 했다. 하지만 가용 인원이 적은 터라 체력적 영향이 있었고, 슛이 흔들리며 고비를 넘지 못했다. 전주원 감독은 "한일전이다 보니 선수들을 더 뛰게 했다. 선수들도 계속 괜찮다고 하더라. 하지만 내가 부족했다. 진짜 시즌은 아니지만, 예방주사를맞은 거로 생각한다. 보완점을 보강하고, 장점을 살리며 시즌을 준비하겠다. 나도 초보 감독"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번의 박신자컵에선 WKBL 구단이 모두 결승에 초청받지 못하며 남의 잔치를 지켜본 바 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선 우리은행은 물론, 4강에 오른 청주 KB, 인천 신한은행도 경쟁력을 보이며 격차를 줄인 모양새다.
전주원 감독은 "아시안게임(AG)에서 여자농구가 금메달을 따기도 했지만, 두 국가의 갭이 줄어들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번 대회에서도 모든 팀이 좋은 경기를 해낸 거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