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1차전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KIA 카스트로가 8회말 2사에 안타를 친 뒤 세리머니 하고 있다. 2026.10.17 [연합뉴스]
지난 6월 KIA 타이거즈 프런트는 고민에 빠졌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한 해럴드 카스트로(33)의 단기 대체 선수로 영입한 아데를린 로드리게스(35·등록명 아데를린)가 기대 이상의 장타력을 뽐내면서, 두 선수 중 누구와 잔여 시즌을 함께할지 결단을 내려야 했기 때문이다. 부상 재발 우려와 아데를린이 보여준 임팩트(32경기, 10홈런)를 고려하면 카스트로와 결별하는 선택지도 충분히 검토할 만했다.
장고를 거듭한 KIA의 선택은 카스트로였다. 당시 상황에 대해 김잔 KIA 전력기획팀장은 "카스트로가 성공할 거라는 자신감은 있었다. 다만 부상으로 온전한 평가를 받지 못할 수 있어서 고통스러웠던 거 같다. 제대로 시험조차 못 치르는 기분이었다"며 "(아데를린과 비교해) 기본기와 생산성은 비교가 안 된다고 생각했다. 트레이닝 파트나 코칭스태프에서 (스카우트팀) 결정을 지지해 줬다. 소신 있게 결정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아데를린이 카스트로의 약점으로 꼽히는 장타 생산 능력에서 강점을 보였지만, KIA는 타자로서 갖춘 전반적인 기량과 생산성에서 카스트로의 손을 들어줬다.
17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1차전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KIA 카스트로가 2회말 무사에서 솔로홈런을 치고 베이스를 돌고 있다. 2026.10.17 [연합뉴스]
KIA의 판단은 적중했다. 부상 전까지 23경기에서 타율 0.250(장타율 0.420)에 그쳤던 카스트로는 복귀 후 76경기에서 타율 0.348(장타율 0.604)을 기록하며 기대에 부응했다. 강점인 정확도가 살아난 것은 물론, 약점으로 꼽혔던 장타력까지 눈에 띄게 향상됐다. 시즌 최종 성적은 99경기 타율 0.327(장타율 0.564)이다.
가을야구 존재감도 돋보인다. 카스트로는 지난 17일 열린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5전 3승제) 1차전에서 4번 타자로 2회 동점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3번 김도영(3타수 2안타 2홈런 4타점)의 뒤를 받치며 상대 투수들을 압박했다. 18일 2차전에서도 3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하며 두 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작성했다. 밀어치기와 당겨치기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타구 방향에 구애받지 않고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어내는 등 한층 완성도 높은 타격을 선보이고 있다.
17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1차전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KIA 카스트로가 2회말 무사에서 솔로홈런을 치고 홈인한 뒤 이범호 감독의 환영을 받고 있다. 2026.10.17 [연합뉴스]
부상으로 잠시 멈춰 섰던 카스트로의 시즌은 오히려 복귀 이후 더욱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리고 그 반등의 뒤에는 흔들리지 않고 선수의 능력을 믿었던 KIA의 판단이 있었다. 상대 배터리로서는 한 타자만 피해 가기 어려운 타선이 형성된 만큼, 카스트로의 활약은 KIA의 포스트시즌 행보를 좌우할 변수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