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신해철은 지난 2014년 10월 27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46세. 고인은 사망 열흘 전인 10월 17일 복강경을 이용한 장 협착 수술(위장관유착박리술)을 받은 후 고열과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다 열흘 뒤 사망했다.
당시 수술 집도의 K 원장은 고 신해철 소장과 심낭에 천공을 초래, 복막염 등을 유발한 이후 적절한 의료 조치를 하지 않아 고인을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2018년 1심에서 징역 1년 실형이 선고된 K 원장에 대한 형이 2023년 5월 대법원에서 확정되면서 고 신해철의 사망은 사실상 의료과실에 의한 것으로 결론이 났다.
신해철은 1988년 대학가요제에서 ‘그대에게’로 대상을 수상한 밴드 무한궤도의 보컬로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후 솔로 아티스트이자 밴드 넥스트로 활동하면서는 기성 70~80년대 밴드 음악과 차별화된 진보적 사운드와 실험적인 시도가 가득한 음악들로 90년대 대중음악신 황금기의 한 축이 됐다. 2001년부터 라디오 프로그램 ‘고스트 스테이션’ DJ로 활약하며 ‘마왕’이라는 애칭을 얻었다.
신해철의 음악에 대해 김성수 대중문화 평론가는 “크게 두 개의 젖줄이 있다. 하나는 70~80년대를 고민하며 의지적인 메시지를 담으려 했던 소위 포크적 성향이고, 또 다른 하나는 그 열정을 연주 형태로 표현하는 록적인 부분이다. 많은 고민을 새롭고 신선한 스타일로 선보였는데 대표적인 곡이 ‘그대에게’였다. 당시엔 ‘대학가요제’에 어울리지 않는 노래라고 생각했는데 조용필 심사위원도 ‘기다리던 노래’라고 했었다”고 평했다.
김 평론가는 또 신해철에 대해 ‘이전 세대의 문을 닫고 새로운 세대가 나올 수 있게 해준 아티스트’라고도 평했다. 특히 그는 ‘그대에게’에 대해 “X세대를 위한 팡파르가 아니었나 싶었다”면서 “90년대 당시엔 변화의 거대한 에너지가 응축돼 있었는데 그 에너지를 더 북돋아줬던 장본인이 신해철이었다. 90년대 음악 쪽에서 다양한 시도가 나올 수 있는 물꼬를 터줬고, 스스로도 새로운 시도를 이어갔다”고 말했다.
경기도 성남시에는 ‘신해철 로드’가 있다. 이 길의 조성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재명 대통령은 고 신해철 11주기를 하루 앞둔 지난해 10월 26일 SNS에 “시대의 음악인이자 양심이던 고 신해철 님은 청년들에게는 ‘생각하는 힘’을, 기성세대에는 ‘성찰할 용기’를 일깨워준 상징적 존재”라며 “그가 세상에 던진 질문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누구도 쉽게 답하지 못하는 문제, 모두가 외면하던 불완전한 현실에 정면으로 맞서며 우리에게 두려움 대신 용기를 택하자고 말했다. 음악으로 고립된 이들의 손을 잡았고 상처 입은 이들과 걸음을 맞춰 함께 걸었다”고 돌아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