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간판 타자 구자욱. 삼성 제공 가을야구 출전조차 불투명했던 삼성 라이온즈 주장 구자욱(33)이 기적처럼 돌아왔다. 이번에는 방망이로 팀을 위기에서 구해 또 한 번의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에서 1차전 승리 팀이 한국시리즈(KS)에 진출한 확률은 77.1%(35차례 중 27차례)에 달한다. 첫판을 내준 삼성 라이온즈로서는 부담을 안고 2차전에 나서야 한다.
구자욱은 올 시즌 삼성 타선의 핵심이었다. 정규시즌 11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71(420타수 156안타) 15홈런 102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39를 기록했다. 타율과 출루율 부문 1위에 올라 타격 2관왕을 차지했고, 득점권 타율도 0.414에 달할 만큼 찬스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하지만 가을야구를 앞두고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겼다. 지난달 30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주루 도중 왼쪽 햄스트링 힘줄을 다쳐 전력에서 이탈했다. 부상 부위와 회복 기간을 고려하면 포스트시즌 출전이 쉽지 않아 보였다. 다행히 구자욱은 빠른 회복세를 보였고, PO 무대에 돌아왔다. 지명타자로 나서 타선의 무게감을 더하게 됐다.
삼성 라이온즈 구자욱. 삼성 제공 구자욱은 복귀 과정에 도움을 준 구단 트레이닝 파트에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부상 경과가 더 오래 걸릴 것으로 다들 예상했는데 트레이닝 파트에서 기적을 만들어주신 덕분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며 "나 역시 빨리 회복하기 위해 고민했고, 힘줄에 좋다는 음식은 다 챙겨 먹었다"고 말했다.
다만 몸 상태가 완전히 돌아온 것은 아니다. 타격은 가능하지만 재활 기간이 짧았던 만큼 주루에서는 아직 제약이 있다. 구자욱은 "달리기가 정규시즌처럼 100%는 아니다"라면서도 "주루는 스피드만으로 하는 게 아니라 순간순간의 판단력이 중요하다.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신경 쓰겠다"고 설명했다. 무리하기보다는 현재 몸 상태에 맞춰 자신이 할 수 있는 역할에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기적 같은 복귀에도 삼성의 출발은 좋지 않았다. 구자욱은 지난 26일에 열린 PO 1차전에 3번·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지만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다. 삼성 타선 역시 단 2안타에 그치며 좀처럼 공격의 활로를 찾지 못했다. 부상으로 실전 공백이 생긴 구자욱은 물론, 타선 전체가 빠르게 타격감을 회복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삼성 라이온즈 구자욱. 삼성 제공 구자욱에게 이번 가을야구는 더욱 특별하다. 2024년 KIA 타이거즈와 맞붙은 한국시리즈(KS) 당시에도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팀이 우승 문턱에서 좌절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던 만큼, 이번 맞대결은 당시의 아쉬움을 털어낼 기회다.
그렇다고 구자욱이 설욕만을 앞세우는 것은 아니다. 그는 "굳이 '설욕하겠다'고 경기할 필요는 없다. 마음만 먹는다고 설욕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가 평소 하던 대로, 준비한 대로 경기를 풀어나가서 이기는 것이 곧 진정한 설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