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휴식이 오히려 냉각 효과로 이어졌을까. 벼랑 끝에 몰린 KIA 타이거즈의 타선 구성에 시선이 모인다.
KIA는 지난 2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6 KBO리그 포스트시즌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3차전에서 4-6으로 패했다. 불펜 투수 9명을 투입하는 총력전을 펼쳤지만, 막판 뒷심에서 힘이 부족했다. 무엇보다 김도영·나성범·해럴드 카스트로, 클린업 트리오를 제외한 다른 타자들이 생산성을 보여주지 못했다.
KIA의 가을은 뜨거웠다. 정규시즌 3위 결정전이었던 12일 LG 트윈스전에서 김도영이 개인 홈런왕 타이틀을 확정하는 결승 투런포를 치며 승리했고, 다시 준PO에서 만난 LG에 3연승을 거뒀다. 1차전 5-1, 2차전 6-3, 3차전은 무려 13-1로 승리했다.
KIA 포효는 정규시즌 2위 삼성과의 지난 26일 PO 1차전까지 이어졌다. KBO리그 입성 뒤 막강한 구위를 보여줬던 상대 선발 크리스 페덱을 상대로 5점을 냈다. 카스트로와 한준수가 홈런을 쳤고, 나성범도 2루타를 생산했다.
그랬던 KIA 타선이 이튿날 2차전에서 3득점에 그치더니, 3차전에서도 4점에 묶이며 각각 3-8, 4-6로 연패를 당했다. 중심 타선 '도·나·스(김도영·나성범·카스트로)'만 뜨겁고, 다른 타자들은 간신히 배트에 맞히는 수준의 타격을 하고 있다.
벤치의 타순 구성도 갑자기 '수세'로 바뀌었다. 1차전에서는 지명타자 자리에 준PO에서 장타 2개를 친 백업 포수 한준수를 넣는 파격 라인업을 짰다. 단기전에서 내외야 수비 안정감이 중요하지만, 리그 대표 중견수 김호령을 빼면서까지 공격력 강화를 선택했다. 실제로 이 경기에서 한준수는 홈런을 치며 기대에 부응했다.
2차전 라인업도 공격에 방점을 뒀다. 김태군 대신 한준수를 선발 포수로 넣어 하위 타선 무게감을 유지하려 했다. 한준수가 정규시즌 이 경기 선발 투수였던 애덤 올러와 배터리 호흡을 거의 하지 않았지만, 가을 들어 강해진 그의 기세를 믿었다. 더불어 삼성 선발 투수 아리엘 후라도에 강했던 백업 자원 이호연을 2번 타자로 전진 배치하는 강수를 뒀다.
문제는 이 2차전에서 공격력이 좋지 않았다는 것. 6회까지 상대 타선에 7점을 내주는 동안 1득점에 그쳤다. 이호연 카드도 실패였다.
그렇게 1승 1패로 맞이한 3차전. KIA는 한준수를 빼고, 주전 포수 김태군을 기용해 안정적인 투수 리드를 꾀했다. 또 데이터를 반영해 김호령을 2번 타자로 전진 배치했다.
하지만 이날도 경기 흐름상 치열했던 7회까지 KIA 테이블세터는 한 번도 출루하지 못했다. 김호령은 포스트시즌 한 경기 김도영과 나성범의 홈런으로 역전, 동점을 만들며 버텼지만 불펜진까지 흔들리며 득점 쟁탈전에서 밀리고 말았다.
결국 결과론이다. KIA 벤치가 지명타자, 2번 타자 배치를 두고 내린 선택은 모두 이유가 있다. 하지만 예상보다 빨리 살아난 삼성의 공격력을 의식했는지, 갑자기 공·수 밸런스가 수비 쪽으로 기운 느낌이다. 리스크를 감수하면서도 강점인 공격을 강화했던 팀은 사라졌다.
화력 강화를 고려하면 한준수가 라인업에 포함되는 게 맞지만, 4차전 선발 등판 예정인 제임스 네일과 배터리 호흡은 김태군이 사실상 전담했다. 그럼에도 공격력 강화가 절실한 상황. 4차전에서 KIA 2번 타자와 지명타자를 누가 맡을지 시선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