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베테랑 포수 강민호가 아픈 몸을 이끌고 우승에 도전한다. 옆구리 통증으로 온전한 스윙조차 어렵지만, 타석에서도 안방에서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있다. 프로 데뷔 후 첫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를 밟기까지 21년. 어렵게 찾아온 두 번째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
강민호는 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KT 위즈와의 2026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KS 3차전을 앞두고 번트 훈련에 집중했다. 훈련을 마친 그는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려고 한다. 팀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민호에게 번트는 익숙하면서도 낯선 장면이다. 2010년대 초반 한 게임 광고에서 번트 지시에 “번트요? 저 강민호인데요?”라고 되묻던 대사는 야구팬들 사이에서 오랫동안 회자됐다. 그로부터 13년이 흐른 지금, 강민호는 매일 번트를 연습하며 팀 공격에 보탬이 될 방법을 찾고 있다.
가을야구를 앞두고 다친 옆구리가 문제였다. 통증 때문에 어퍼 스윙을 하기 어려워 오른쪽 팔꿈치를 옆구리에 붙인 채 수평으로 휘두르거나 내려치는 방식으로 타격하고 있다. 스윙에 힘을 싣기 어려우니 좋은 타구를 만들기도 쉽지 않다. 번트 하나라도 제대로 대려는 데는 어떻게든 팀에 기여하고 싶은 마음이 담겨 있다.
삼성 강민호. 삼성 제공
몸 상태는 여전히 좋지 않다. 강민호는 “병원 검진에서 좋지 않은 진단이 나온 건 사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핑계 대고 싶지 않다. 계속 버티겠다”고 강조했다. 통증을 이유로 물러서기보다, 지금의 몸으로 해낼 수 있는 역할에 집중하겠다는 각오다.
삼성도 강민호의 경험이 필요하다. 타격에는 제약이 있지만, 투수 리드와 볼 배합 등 안방에서 그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한 점으로 승부가 갈리는 단기전에서 베테랑 포수가 주는 안정감을 빼놓을 수 없다.
경기 전 박진만 감독은 "안정감이 있다. 벤치에서도 강민호가 나가야 믿고 맡길 수 있는 분위기다. 1·2차전뿐 아니라 플레이오프 때도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잘해줬다. 크게 악화된 것은 없고, 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쓰러지기 전까지는 나가야 하지 않을까. 시리즈가 끝나면 푹 쉬게 하겠다"라고 전했다. 강민호 역시 “오늘 경기에서도 선발 라인업에 포함된다면 모든 것을 쏟아내겠다”고 다짐했다.
오래 기다린 우승 도전이다. 2004년 롯데 자이언츠에서 데뷔한 강민호는 2024년 삼성에서 처음 KS 무대를 밟았다. 그러나 KIA 타이거즈에 막혀 우승 반지를 끼지 못했다. 그리고 2년 만에 다시 정상에 도전할 기회를 잡았다. 수원 원정 1·2차전을 1승 1패로 마친 삼성은 안방에서 시리즈의 우위를 노린다.
강민호는 “첫 KS 무대에 오르는 데 21년이 걸렸고, 이제야 두 번째 기회”라고 말했다. 그래서 더 간절하다. 힘껏 방망이를 돌릴 수 없다면 번트로, 타석에서 풀리지 않는다면 안방에서 투수들을 이끌며 힘을 보탤 생각이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베테랑의 다짐은 우승을 향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