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경험이었다는 말로만 넘기기엔 아쉬움이 컸다. KT 위즈 포수 조대현은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3차전 패배를 돌아보며 자신의 투구 리드를 먼저 짚었다. 선발 소형준이 초반 제구 난조를 겪었을 때 조금 더 빨리 돌파구를 찾아줬어야 했다는 자책이었다. 투수가 자신의 제구를 탓하는 동안, 포수는 대처가 늦었던 자신을 돌아보고 있었다.
조대현은 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KS 4차전을 앞두고 “시즌 내내 없었던 상황이 어제 형준이에게 벌어졌다. 내가 대처를 조금 늦게 한 게 아쉽다”고 말했다. 전날 소형준과 선발 배터리로 호흡을 맞춘 그는 경기 후 투구 내용을 거듭 복기했다는 후문.
소형준은 3차전에서 2회까지 안타 3개와 볼넷 5개를 허용하며 4실점 했다. 정규시즌 131⅓이닝 동안 볼넷을 24개만 내줬던 투수의 낯선 난조였다. 반면 3회부터 6회까지는 단 한 명의 타자도 출루시키지 않았다. 뒤늦게 안정을 찾았지만, KT는 초반 열세를 뒤집지 못하고 1-5로 패했다.
KT 조대현-소형준 배터리. KT 제공
조대현이 아쉬워한 것도 반등의 시점이었다. 그는 “커브와 스위퍼로 밸런스가 잡히기는 했는데, 그게 3회부터였다”며 “1·2회부터 내가 빠르게 섞어줬으면 조금 더 일찍 안정을 찾았을 텐데”라고 말했다. 주자가 쌓이고 삼성의 강한 왼손 타자들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장타를 경계한 것이 구종 선택에 영향을 줬다.
조대현은 “커브와 스위퍼는 실투가 들어가면 장타 확률이 높다고 봐서 땅볼 확률이 높은 투심과 커터를 많이 섞었다. 그런데 제구가 안 되면서 볼넷으로 주자가 쌓였고, 커터로 장타를 맞았다”고 설명했다. 결국 3회 수비에 나서기 전 소형준에게 커브와 스위퍼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자고 제안했다. 이후 변화구가 들어가기 시작하면서 볼카운트 싸움이 수월해졌고, 타자들의 투심 반응도 늦어졌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같은 날 소형준도 초반 난조를 자신의 책임으로 돌렸다. 그는 “빨리 영점을 잡지 못한 것은 내 실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불펜이든 선발이든 다음 기회에 모든 힘을 쏟겠다고 다짐했다.
KT 조대현. KT 제공
조대현에게 이번 시리즈는 생애 첫 KS였다. 선발도 타석도 마찬가지. 타석에선 안타도 때려냈다. 하지만 투수를 잘 리드하지 못한 아쉬움이 더 컸다.
아쉬움 속에서도 다음 승부는 준비해야 한다. 조대현은 “배운 것도 많고 도움이 많이 된 경기”라면서도 “한국시리즈는 경험을 쌓으려고 하는 무대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패배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는 마음과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책임감이 함께 묻어났다. 다시 소형준과 호흡을 맞출 기회가 온다면 결과도 달라야 한다. 그는 “7차전에 형준이가 또 나오면 이제는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라며 “앞으로 3차전 아쉬움을 되풀이하지 않는 게 목표다. 무조건 이겨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