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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기자의눈]끊이지 않는 일탈…그래도 일벌백계와 시스템 강화해야

개인의 일탈이 소속팀과 리그, 종목의 품격을 실추시킨다. 더 강력한 처벌과 예방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두산 구단은 "퓨처스(2군)팀 소속 투수 정현욱(22)과 포수 권기영(22)을 자격정지선수로 지정해 줄 것을 KBO에 요청했다"고 13일 밝혔다. 스포츠토토를 한 정현욱은 국민체육진흥법(30조)을 위반했다. 발행 대상 운동경기의 선수·감독·코치·경기 단체 임직원은 체육진흥투표권(스포츠토토) 구매·알선을 할 수 없다. 정현욱은 사설 토토에도 손을 댄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 구단은 선수단을 대상으로 전수조사했고, 이 과정에서 권기영이 사행성 사이트를 통해 온라인 도박을 한 사실을 적발했다. 두산은 바로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경위서를 제출했다. 한국 야구는 여러 차례 불법 도박 논란에 시달렸다. 2012년 LG 소속 투수였던 박현준이 사설 스포츠 도박 업체와 연계된 승부 조작에 가담했다. 2015년에는 임창용 등 이름값 있는 선수들이 해외 원정 도박을 한 사실이 알려져 파문이 일었다. 2016년에도 이태양·유창식 등이 승부 조작 혐의가 인정되며 처벌을 받았다. 구단은 선수단을 상대로 '품위손상행위' 방지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KBO도 클린베이스볼 가이드북과 온라인 교육 영상물(클人베이스) 제작해 아마·프로 야구 현장에 배포했다. 선수들은 연봉 계약을 할 때 '도박이나 승부 조작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긴 서약서를 작성한다. 이런 행위가 KBO 야구규약(14장 제151조)에 명시된 제재 사유라는 것은 누구보다 선수들이 잘 알고 있다. 그런데도 개인 일탈은 끊이지 않고 있다. 구단은 소속 선수의 일탈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관리에 소홀했다는 질타를 받는다. 구단이 선수의 시간과 공간을 완벽하게 통제할 순 없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게다가 요즘 도박은 대부분 개인 전자기기(휴대폰)를 통해 이뤄진다. 그래도 손을 놓을 순 없다. 시스템이 완벽할 순 없지만, 완벽함에 가깝도록 노력해야 한다. 더 강경하고 엄중하게 일벌백계해야 한다. KBO와 구단 모두 '솜방망이'이 처벌로 논란을 자처했던 과거와 다른 행보가 필요하다. 관리와 교육도 더 강화해야 한다. 개인 채무 문제는 선수단 안에서 먼저 이상 기류가 감지되기도 한다. 내부 상황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창구를 열어둘 필요가 있다. 특히 퓨처스팀 관리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검은 유혹'은 대체로 저연차, 저연봉 선수를 향한다. 윤리 교육은 아마추어 야구부터 진행될 필요가 있다. 정현욱은 고교 시절부터 불법 도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10대부터 올바른 가치관과 경제관념을 형성하고, 스포츠맨십을 존중하는 선수로 거듭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이에 따라 아마추어 야구를 관장하는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이종훈 신임 회장은 "귀감이 되는 선수들은 어린 시절부터 인성 교육을 잘 받았다고 생각한다. 현장의 감독과 학부모가 (인성 교육에) 더 심혈을 기울여주시길 바란다. 협회는 바람직한 교육 시스템이 정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해외 사례도 연구할 생각이다. 먼저 사람이 되어야 한다. 몇 번을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고 했다. 이 말을 꼭 실천에 옮겨야 한다. 안희수 기자 2021.01.15 06:00
야구

[기자의눈] NC,과거가 만든 현재! 현재가 만들 미래?

NC 프런트를 향한 불신의 시선은 과거 사례가 만들어 낸 것이다. 과거가 현재를 만든다. 스포츠단의 존속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남다른 행보가 필요하다. NC 프런트 직원 A씨가 불법 사설 토토를 했다. A씨는 도박에 약 400만~500만원을 썼다고 한다. 경기 주최 단체의 임직원은 합법 스포츠토토조차 할 수 없다. 구단은 27일 징계위원회를 열었고, 국민체육진흥법을 위반한 직원을 창원지방검찰청에 형사 고발했다. 징계 해고 처분도 내렸다. NC는 신축 구장에서 열린 세 번의 홈경기에만 4만7000여 명을 동원했다. 오프시즌에 FA(프리에이전트) 최대어 포수 양의지를 영입한 덕분에 기대감도 높았다. 그러나 NC팬조차 프런트의 엇박자에 분개하고 탄식했다. 소위 게임 유저 사이에 사용되는 용어인 '팀킬'이다. 일간스포츠는 은폐 의혹을 재차 묻고자 한다. 본지 문의에 급하게 당사자와 면담했다. 당사자의 자백이 바로 나왔다. 구단의 긴밀하고 발 빠른 대처인지 아니면 이를 사전에 이미 인지하고 있었는지 여부가 확실치 않다. NC는 단호하게 부인했다. "'사전에 몰랐다'는 게 공식 입장인가"라고 묻자 황순현 대표이사는 "공식 입장이 아니라 팩트"라고 답했다. 실무자들은 "오늘에야 알았다"고 했다. '꼬리 자르기' 의혹을 경계했다. 팀장과 단장이 차례로 나서 A씨를 추궁했다고 한다. 일련의 상황을 전부 액션으로 몰아갈 순 없다. NC는 어떤 구단인가. 소속 선수가 승부 조작 건으로 선수 인생을 마감한 바 있다. 이를 지켜보고도 프런트가 불법 토토에 손을 댔다. 대담한 행위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났고, 확인 당일 상사의 추궁에 곧바로 구체적 액수와 내용이 나왔다. 합리적 의심이 계속되는 까닭이다. 확인 결과 A씨의 비정상적 행보는 이미 구단 임직원 사이에서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는 게 주위의 전언이다. 물론 내부 감지가 구체적인 행위를 적발하는 수준까지 이르진 못했을 수도 있다. NC는 야구단이다. 수사기관이 아니다. 그러나 은폐 시도가 없었다고 가정하더라도 관리 이슈에서 분명히 문제를 드러냈다. NC는 2016년에 발생한 승부 조작 내홍 이후 내부 부정행위를 감시하는 윤리감사관을 설치했다. 교육 차원이 아니라 관리와 감시를 하겠다는 취지였다. 구단 고위 관계자와 외부 인사가 직책을 수행했다. 그러나 이번 프런트 도박 사태는 제도 시행 이후 이후 벌어진 일이다. 재발 방지를 위한 시스템 개선은 발표에 불과했다는 방증이다. 효과는 없었고, 상황은 더 악화됐다. A씨는 이미 금전 문제로 물의를 일으킨 전력이 있다. NC의 자체 조사 발표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5월 법인카드로 지인에게 부탁받은 티켓을 구매했다. 6월 회계 정산에서 소명이 불투명한 내역이 나왔다. 관계자는 "당시 A씨의 법인카드를 회수하고 부당하게 사용한 금액은 월급에서 공제하는 조치를 했다"고 했다. A씨가 법인카드를 부적절하게 사용했다는 것도 본지에 제보된 의혹이다. 구단은 당시 상식적인 인사 조치를 하지 않았다. 이유를 묻는 질문에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윤리감사관이 설치된 야구단에서 이런 문제가 1년간 방치된 셈이다. 과거가 현재를 만든다. NC는 1군 진입 두 번째 시즌에 가을잔치에 나갔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좋은 결과가 이어졌고, 신생팀 성장의 모범 사례로 평가됐다. 외인 선수 스카우트 시스템도 인정받았다. 그러나 거듭 이어지는 내부 문제로 오명을 썼다. 최근 수년 동안 리그 품격을 저해하는 문제를 자주 일으켰다. 2016년 6월에는 소속 투수였던 이태양이 승부 조작에 가담한 사실이 드러났다. 은폐 의혹도 있었다. 같은 혐의로 최근까지 재판받은 이성민에 대해 구단이 그 사실을 알고도 보호 선수 명단에서 제외해 신생팀 kt의 특별 지명을 받게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불법 스포츠도박을 동료에게 제안한 김병승을 KBO에 보고하지 않고 그냥 방출한 전력도 있다. 2016시즌 포스트시즌을 앞두고는 외인 타자 에릭 테임즈가 음주 운전으로 적발된 사실을 숨겼다. 2017년에는 현 소속 투수 강윤구와 김한별(현 키움) 트레이드에서 뒷돈을 지급하는 이면 계약도 했다. 2014년에는 신인 선수 강민국이 음주 운전으로 행정 처분된 사실을 KBO에 알리지 않았다. 이는 지난해 11월 kt와 트레이드 과정에서 드러났다. '사실이 밝혀지지 않으면 문제가 없다'는 도덕 불감증이 만연했다. 엄연히 원칙이 있는데 내부 문제라며 자체 판단만으로 조치한 사례도 있다. 클린베이스볼 실현은 고사하고 준법 정신조차 지키지 않았다. 현재가 미래를 만든다. 당면한 사안을 처리하는 방식을 시작으로 향후 사소한 행보까지 달라진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 조롱을 감수하고서라도 말이다. 다른 팀보다 더 잘해야 하는 것도 당연하다. 고위층부터 구단 운영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tbc.co.kr 2019.03.28 06:00
연예

[기자의눈] '병역 면제' 유아인, 피로감 드는 군 이슈 논란 언제 끝나나

배우 유아인의 군 이슈는 도대체 언제 끝날까.유아인이 6월 26일 병역처분변경원을 통해 병무청으로부터 최종 병역 면제 판정 통보를 받았다. 유아인은 소속사를 통해 이를 공식화했다. 그런데 이후 각종 억측이 쏟아졌고 군 이슈를 둘러싼 논란의 불씨는 더 커졌다. 전혀 확인되지 않은 루머와 악플은 기름 역할을 했고, 유아인의 군 이슈는 또 다시 활활 타올랐다. 결과가 달라지지도 않는데 말이다.이번 억측의 곁가지엔 한 남자가 있다. 스스로를 제보자라고 주장하며 발신자정보제한으로 각종 언론사에 전화를 건 뒤 유아인 군 이슈 관련 확인되지 않은 말들을 쏟아내며 의혹을 키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팩트가 아닌 잠정 추청되는 글을 올린다. 제보라고 주장하는 내용의 골자는 유아인의 재검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점과 유아인이나 병무청, 그 어디에서도 유아인의 병명이 골육종인지 골종양인지 확인해주지 않았다며 이를 잘 확인해보라는 것. 한마디로 제보도 아니다. 결국 의혹에 불과하다. 게다가 병명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여기서 중요한 건 유아인이 골육종으로 면제를 받았는지, 골종양으로 면제를 받았는지가 아니다. 어찌됐든, 유아인은 숱한 재검 끝에 최종적으로 병역 면제를 받았다는 점이다.여기서 또 다른 의혹 하나. 병역 면제 판정을 받는 과정에서 비리나 기피 등과 같은 부정행위가 있는 게 가능할까. 만약 부정행위를 했다고 한들 그게 걸리지 않고 병역 면제 받는 게 가능할까. 불가능에 가깝다. 유아인의 말을 빌리자면 대단한 권력자도 잡혀가는 마당에 비리를 저지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 실제로 병무청은 유아인을 여러번 불러 재검을 할 정도로 유아인의 군 이슈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그리고 신중했다. 언론과 네티즌들이 주목하는 핫한 스타의 군 입대 이슈를 허투루 판정내리기 쉽지 않았다는 의미다. 병명이나 군 입대 관련 정보는 개인 정보라 어떤 입장을 밝히 어려운 상황에서 논란이 되지 않게 신중한 판단을 내려야했기에 언론에 대응할 때도 조심스러운 태도로 일관했다.플러스, 유아인은 바보가 아니다. 병역 면제를 받는 게 앞으로 연예계에서 활동하면서 얼마나 두고두고 걸림돌이자 꼬리표가 될지 누구보다 잘 알았을 것이다. 현역으로 군대만 다녀오면 남자 배우에겐 '까방권(까임방지권)'이 생기는 분위기를 옆에서 지켜봤을텐데, 병역 기피를 하거나 비리를 저지르는 바보같은 짓을 할리가 없지 않을까.실제로 취재과정에서, 또 인터뷰자리 등에서 만난 유아인은 군 입대에 대한 의지가 확실히 있었다. 작품을 할 때마다 군 입대 전 마지막 작품이 될 것이라는 늬앙스를 풍기기도 했다. 유아인의 군 이슈의 시작은 2014년 JTBC 드라마 '밀회' 때부터였다. 제작발표회에서 군 입대 계획 관련 질문이 나왔고 당시 유아인은 "드라마는 아마 '밀회'가 마지막일 것 같다. 군 입대 시기가 명확하지 않다. 군대가 앞에 있다는 생각은 든다. '밀회'와 류승완 감독의 영화 '베테랑' 출연을 확정했는데 29세 군 미필 남자 배우가 입대를 고려하지 않았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군대는 가고 싶다고, 혹은 날짜를 정해서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라 시기는 계속 뒤로 밀렸고 이후 재검까지 받으면서 나이는 만 31세가 됐다. 유아인도 만 30세가 넘어서까지도 군 이슈로 구설에 오를 줄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유아인이 의도했든 안 했든, 또 군 입대에 대한 의지가 강했든 그렇지 않았든, 유아인은 병역 면제다. 결과는 달라지지 않는다. 확인되지 않는 루머나 의혹이 유아인을 군대에 보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니 이제 논란의 종지부를 찍을 때도 됐다. 더 이상의 억측과 루머 양산은 시간낭비고, 피로감만 키울 뿐이다.김연지 기자 2017.07.03 18:43
스포츠일반

[기자의눈] 반복되는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흔들기…무엇을 위해서일까

"법원에서 이미 판결까지 받은 부분인데…." 수화기 너머로 한 체육계 인사가 한숨을 내쉬었다. 이기흥(62) 대한체육회장을 두고 툭 하면 불거지는 '당선무효소송' 대한 아쉬움 때문이었다. 이 회장을 가까이에서 알고 있는 이 인사는 1일 오후 일간스포츠와 전화 통화에서 "처음 선거에 나올 때부터 법원에서 이미 해결한 문제로 안다. 잠잠하다가도 마치 의혹거리가 있는 것처럼 불쑥 이야기가 흘러나오니 답답하다"고 설명했다. 최근 체육계에는 지난해 10월 5일 실시된 제40대 첫 통합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당선된 이 회장이 일부 선거인단으로부터 대한체육회장 직무정지 및 직무 대행자 선임 가처분 신청과 선거무효확인 소송을 당했다는 소식이 돌았다. 소송을 건 선거인들의 주된 주장은 이 회장이 체육회장 후보이던 시절의 피선거권자격 여부로 집약된다. 이 회장은 지난해 3월 19일 대한수영연맹 회장직에서 사임했다. 수영연맹은 그로부터 엿새 뒤인 3월 25일 관리단체로 지정됐다. 문제는 이 회장이 체육회장 선거에 뛰어들면서 시작됐다. 체육회 이사회가 2016년 6월 16일 개정한 회원종목단체 규정에 따르면 관리단체로 지정되기 한 달 전까지 해당 경기단체의 회장으로 일했던 이는 체육회장 선거에 나설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이 때문에 이기흥 당시 체육회장 후보자는 대한체육회를 상대로 후보자자격존재확인 가처분을 제기했다. 법원은 이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동부지방법원 제21민사부는 지난해 9월 22일 "이기흥 후보자는 피선거권이 있다"는 자격을 인정했다. 이로써 이 후보자의 선거 출마자격 논란은 종지부를 찍었다. 그러나 이번 소송을 제기한 선거인들은 "이 회장이 사임을 하고도 업무를 더 봤다" "1400여 명에 이르는 선거인단 중 일부가 이 회장에게 유리하게 구성됐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그동안 별다른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법원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판결받았고, 나머지는 확인되지 않은 루머로 봤기 때문이다. 이날 본지와 통화한 이 회장의 측근은 "정확한 앞뒤 사정은 잘 모르지만 수영연맹 회장에서 사임한 뒤 전산 내에서 처리 과정상 시간이 며칠 더 걸린 것으로 알고 있다. 그로 인해 '사임하고도 일을 했다'고 주장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과 '라이벌'로 불렸던 사이였다. 또 일각에서는 수영연맹이 관리단체로 지정된 것에 대한 최종 책임이 이 회장에게 있다는 평가도 들려온다. 이제 취임 120일에 접어든 이 회장을 둘러싼 이 같은 소송이 어떤 결론에 도달할지 사뭇 궁금하다. 서지영 기자 사진= 대한체육회 제공 2017.02.02 06:00
축구

[기자의눈]쯔엉, 박지성·성적·마케팅…'K리그의 글로벌' 성공 신화 쓸까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북촌에 위치한 주한 베트남대사관. 평소였다면 고요했을 대사관은 아침 일찍부터 수십 여명에 달하는 한국과 베트남 취재진 덕에 북새통을 이뤘다. 밀려드는 취재진을 지켜보던 한 대사관 관계자는 "지금까지 나눠 드린 방문증만 80여 장이다. 월요일부터 많은 분들이 찾으셨다"고 귀띔했다. 도대체 무슨 행사기에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찾았을까. 이날 대사관에서는 '베트남 1호 K리거' 르엉 쑤언 쯔엉(22)의 강원 FC 입단식이 열렸다. 보통의 입단식은 구단 사무실이나 호텔 등지에서 유니폼을 교환하고 향후 각오를 다지는 선에서 마무리되곤 한다. 그러나 쯔엉은 달랐다. 베트남대사관이라는 이색적이고 공적인 자리에서 성대하게 열렸고, 대사관측과 강원 구단의 상호 선물교환식이 있었다. 입단식 뒤에는 취재진의 질의응답 시간까지 마련됐다. 분위기도 사뭇 특별했다. 물론 젊은 선수의 새 출발을 알리는 자리답게 시종 화기애애했다. 동시에 이 자리에 참석한 쯔엉과 팜후이찌 베트남 대사, 그리고 조태룡(56) 강원 대표의 표정에는 비장감이 담겨 있었다. 쯔엉이라는 선수가 베트남은 비롯해 강원 구단, 그리고 K리그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의미 때문이었다. K리그 생활 2년 차 접어드는 쯔엉은 강원과 K리그 전체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은 선수다. 2017시즌 클래식(1부리그)에 입성한 강원은 정조국(33)과 이근호(31) 등 스타플레이어와 함께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뛰던 쯔엉을 영입했다. "잠재력을 가진 선수"라는 점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강원과 K리그의 글로벌화를 열고 꽉 막혔던 시장 활로를 틔워 줄 선수로 평가했다. 조태룡 대표는 쯔엉을 통해 베트남에 구단을 알리고 적극적인 마케팅을 벌이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조 대표는 "앞산을 넘어야 뒷산을 넘을 수 있다. 먼저 쯔엉의 성적을 내야 마케팅 부분도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연계 플레이에 재능이 있는 쯔엉을 적극적으로 기용해 성공적인 K리거로 키우겠다는 계획도 함께 밝혔다.팜 후이찌 대사는 쯔엉의 의미를 더 크게 보고 있었다. 후이찌 대사는 "쯔엉이 인천과 강원 구단에서 뛰는 것은 어떻게 보면 (과거 한국인으로서 처음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진출한) 박지성(35)이나 손흥민(25·토트넘)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며 "앞으로 쯔엉을 통해 베트남 국민이 한국 축구를 사랑하고 교류의 폭도 넓힐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쯔엉이 베트남을 대표하는 K리거로서 교두보 역할과 동시에 양국의 우정까지 돈독하게 다질 수 있다고 분석한 것이다. 사실 한국에서 쯔엉을 바라보는 시선은 아직까지 우호적이지만은 않다. 실력보다는 '돈벌이용'이라는 이미지가 짙은 탓이다. 그러나 수도권 구단의 한 고위 관계자는 "솔직히 쯔엉이 성공해 줬으면 좋겠다. 그래야 갈수록 침체한 K리그도 숨통을 틔울 수 있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쯔엉은 "나는 한 번도 내 장점을 말한 적이 없었다. 경기장에서 보여드리겠다"고 굳게 말했다. 그의 건승이 기대된다.서지영 기자 2017.01.11 06:00
축구

[기자의눈]광주FC 나몰라라 윤장현 광주시장… 수원, 성남, 인천시 보고 배워라

'저비용 고효율' 시민구단 광주 FC가 구단주인 윤장현(67) 광주시장의 무관심 속에 휘청거리고 있다. 수원시와 성남시, 인천광역시 등 '스포츠 선진 도시'들이 축구단 운영에 정성을 쏟고 있는 시점이기에 윤 시장의 무성의한 태도가 더욱 안타깝게 느껴진다. 광주 FC가 2010년 창단 뒤 처음으로 직원과 선수단 월급을 주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구단은 지난 25일 선수단과 프런트 등 50여명의 급여 2억7000여만원과 선수단 숙소와 훈련용으로 쓰이는 목포축구센터 운영비 등 총 5억여원을 지급하지 못했다. 구단 관계자는 27일 "팀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순위 싸움이 한창인데…. 경기를 뛸 선수들의 사기가 꺾이진 않을지 걱정스럽다"고 한숨 쉬었다. 구단주인 윤 시장과 광주시가 임금 미지급 사태 뒤 제시한 해법은 '대출'이었다. 광주시는 경영 위기에 몰린 구단에 추경예산 20억원을 편성했다. 하지만 12월 말에나 예산을 받을 수 있어서 10월부터 약 석 달 동안 직원과 선수단이 임금을 받지 못할 처지다. 광주시는 구단 측에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서 해결하라. 12월에 추경예산이 나오면 남은 부분을 처리하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얘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 FC는 이미 지난 8월에도 은행에서 15억원 가량을 빌려 쓴 바 있다.대출도 빚이다. 추경으로 20억원을 받아 대출에 따른 빚잔치를 하고 나면 광주 FC는 또다시 빈털터리가 된다.팀 관계자는 "대출을 해서 급한 불은 끌 수 있지만 그 다음은 어떻게 하라는 건가"라고 반문했다.근본적인 구조를 바꿔야 한다. 광주 FC는 올 시즌 71억원(시예산60억·광고후원금 11억)으로 살아가고 있다. 다른 시민구단인 수원 FC(시예산 80억·광고후원금 23억)와 성남 FC(시예산 80억·광고후원금 100억), 인천 유나이티드(시예산 50억·광고후원금 80억) 중 가장 적은 돈을 쓴다. 광주시는 수도권인 다른 곳과 비교해 지역기업도 적은 편이라 후원금이나 광고 수익을 올리기 힘들다. 구단주인 광주시와 윤 시장이 나서서 시민구단인 광주 FC의 재정을 지원하지 않으면 또 다시 임금 미지급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염태영(56) 수원 시장이 구단주인 수원 FC는 잔류 경쟁에서 살아 남기위해 선수단에 경기당 1억5000만원의 승리수당을 주기로 약속했다. 수원 FC와 수원 삼성 축구단의 연고인 수원시는 몇 해 전 kt 야구단까지 유치하면서 스포츠 선진도시로 뻗어나가고 있다. 인천 유나이티드의 구단주인 유정복(59) 인천 시장도 축구단의 부흥을 위해 발 벗고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 FC는 이재명(52) 성남 시장 겸 구단주의 각별한 관심을 받는 것으로 유명하다. 윤 시장의 무관심 행보와 확연히 구분된다. 지자체는 도민들이 다양한 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장려하고 지원해야 한다. 윤 시장이 시민구단 광주 FC를 방치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서지영 기자 2016.10.28 06:00
축구

[기자의눈] 성적 부진은 감독 탓…반성 없는 시민구단의 민낯

'성적 부진은 오로지 감독 탓?' K리그 클래식(1부리그)을 상징하는 시민구단의 감독들이 수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인천 유나이티드에 이어 성남 FC 감독마저 시즌 중에 옷을 벗었다. 문제는 성적 부진의 책임을 감독에게만 전가한다는 데 있다. 이 두 구단 역시 평소 선수단 운영 전반에 깊이 관여해 왔으면서도 막상 성적이 떨어지자, 그 이유를 사령탑에서 찾았다. 축구계 일각에서는 "두 시민구단이 감독 경질로 위기를 모면하려 든다. 치열한 반성은 없고 책임만 떠넘기려는 것 같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성남은 지난 12일 2년여간 팀을 맡아 온 김학범(56) 감독을 경질하고 18세 이하(U18) 유스팀을 이끌던 구상범(53) 감독을 대행으로 임명했다. 지난 5월까지 상위권을 유지하던 성남은 6월 이후 7위로 떨어졌다. 성남이 추락한 주된 이유 중 하나는 외국인 ' 주포' 티아고(23)의 이적에 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얘기다. 그렇게 ' 김학범팀'은 득점 부문 선두를 달리던 티아고를 갑작스럽게 잃은 뒤 '공수 루트' 를 찾지 못하고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보통 시즌 중에 '에이스' 를 놓친 팀은 반성과 함께 대책 마련에 몰두하는 것이 상식적인 행동이다. 어찌 됐건 팀의 주요 전력이었고, K리그 톱 수준의 공격수를 타 리그에 내줬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남은 티아고가 남기고 갔다는 수십억원의 이적료(34억원) 수입만 부각했을 뿐 그 공백을 채워 줄 대체 자원 영입에 사실상 실패했다. 성적 부진의 책임이 구단 수뇌부에도 있다는 뜻이다. 그렇지만 성남은 감독과 코칭스태프만 잘라 냈다. 비단 성남뿐이 아니다. 인천은 지난달 31일 성적 부진을 이유로 김도훈(46) 감독을 경질했다. 지난해 FA컵 준우승 팀인 인천이 올해 추락한 중심에는 구단 안팎의 문제와 부실경영, 선수단 운영 간섭 등이 있었다. 인천 구단은 베트남 출신 첫 K리거인 쯔엉(21)의 경기 투입 여부 등 감독 고유의 권한인 출전 명단에도 입김을 불었다. 결국 성적이 곤두박질쳤고, 인천은 김도훈 감독의 옷을 벗겼다. 과거 시민구단을 이끌어 본 한 감독은 " 지자체가 운영하는 시민구단은 경기 운영에 대한 간섭이 정말 심한 곳"이라며 "후배들이 팀을 고른다면 간곡히 말리고 싶다"고 말했다. 정말 오죽하면 이 같은 얘기까지 나오는 것일까. 구단이 일일이 운영에 관여하고 팀 전반을 흔들면서도 그 결과는 언제까지 감독 탓으로만 돌려야 하는 것일까. K리그 내에서 시민구단의 위상을 다시 정립해야 할 때이다. 서지영 기자 2016.09.19 06:00
스포츠일반

[기자의눈] ‘성추행 묵인’ 뒷걸음질치는 빙상연맹 행정

추문, 또 추문이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의 도덕불감증이 심각한 수준이다.빙상연맹은 지난 9일 쇼트트랙 대표팀의 A코치를 태릉선수촌에서 퇴출시켰다. 2014 소치 겨울올림픽 개막이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이다. A코치는 제자를 성추행한 의혹이 뒤늦게 제기되면서 선수단에서 쫓겨났다.갑작스런 이야기도 아니다. A코치는 2012년 제자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빙상계에 파다했다. 여자 선수를 오피스텔로 유인해 성추행을 시도했다는 의혹이다. 그런데도 해당 지도자는 대표팀 코칭스태프로 발탁됐다. 같은 학교 출신인 연맹 고위 관계자가 의혹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사실을 인지하고도 묵인했다는 게 빙상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그런데도 빙상연맹은 뒤늦게 "코치 선발 때는 알지 못했던 일이다. 상벌위원회를 열어 관련자들의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궁색한 변명을 했다.빙상연맹이 성 추문에 휩싸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1년에는 쇼트트랙 대표팀 상비군 코치가 제자를 성폭행했다는 혐의로 구속됐다. 비슷한 사례는 스피드스케이팅에도 있었다. 2011년 3월 성추행 사실이 알려졌던 국가대표 상비군 출신 고등학생 남자 선수 2명이 재판에서 유죄로 인정받고도 아직 선수 생활을 하고 있다. 해당 선수들은 1년여 넘게 재판을 거쳐 지난해 12월 소년부 송치 판결을 받았다.그러나 빙상연맹은 이같은 사실을 알고도 "재판이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가해 선수들에 대한 징계를 내리지 않았다. 해당 선수들은 지난해 10월 대표선발전에 버젓이 출전했다. 빙상계 관계자는 "성폭행 사건이 벌어졌을 때는 해당 사건의 피해자와 가해자를 분리하는 게 기본 처리 규정이지만 이마저도 지키지 않았다"고 했다.2012년에는 미국 출신의 스피드스케이팅 코치를 영입한다고 발표했다가 뒤늦게 신원 조회 과정에서 성추행 사실을 확인해 영입을 철회했다. 국제적인 망신이었다.빙상계는 2010 밴쿠버올림픽 직후 '짬짜미 파문'으로 시끄러웠다. 특정 선수들이 함께 대표에 선발되도록 하기 위해 선발전에서 담합을 했다는 증언과 정황이 나왔다. 이 사건으로 빙상연맹 집행부가 총사퇴했다.일선 지도자들은 연맹의 일방적인 의사소통 구조를 지적하고 있다. 빙상연맹은 짬짜미 파문이 터지자 2011년 이후부터 홈페이지에 있던 자유게시판을 없애고 이메일로만 의견을 받는다. 쇼트트랙 대표 출신 한 지도자는 "이런 식의 대외 소통 방식은 빙상계의 제살 깎기다. 도대체 연맹이 뭘 숨기려고 그런 식으로 하는 건지 모르겠다"며 분통을 터뜨렸다.J스포츠팀 김지한 기자 hanskim@joongang.co.kr 2014.01.14 07:00
축구

앙리의 ‘핸드볼 논란’ 당신의 선택은?

티에리 앙리. 한국에서는 MBC의 ‘무한도전’에 출연해 스타답지 않은 소탈한 모습을 보여줘 한국팬들에게 인기를 끌기도 했던 프랑스 축구 선수다. 그가 핸드볼 논란으로 전세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18일 열린 2010 남아공월드컵 유럽예선 플레이오프 아일랜드전에서 앙리는 손을 사용해 공을 컨트롤한 뒤 발로 패스해 갈라스의 결승골을 어시스트했다. 프랑스의 월드컵 진출과 아일랜드의 탈락을 결정짓는 골이었다. ▶재경기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아일랜드는 재경기를 해야한다고 주장한다. 프랑스축구협회는 “재경기는 있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국제축구연맹(FIFA)는 공식적인 답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재경기를 치르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관측이다. ▶앙리를 둘러싼 비난과 옹호일부 팬들은 앙리가 수치스러운 행동을 했다고 비난하고 있다. 자신을 조롱하는 팬을 향해 이단옆차기를 날렸던 다혈질 축구 레전드 에릭 칸토나는 “앙리는 경기 후 아일랜드 선수를 위로하는 위선적인 행동까지 했다. 내가 그 곳에 있었다면 그를 가만두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네딘 지단은 “그는 실수를 했지만 사기꾼은 아니다”라고 감싸고 나섰다. ▶만일 우리나라 선수가 그랬다면페널티박스에서 잔디에 걸려 넘어졌다. 그런데 심판이 페널티킥을 불었다. 그 순간 심판에게 ‘반칙이 아니라 잔디 때문’이라고 실토할 선수가 몇이나 될까. 그것도 절체절명의 상황, 예를 들자면 월드컵 출전이 걸린 순간에 말이다. 만일 이실직고했다면 그 선수는 팬과 동료로부터 더 큰 비난에 시달리지 않았을까. 한국도 오심으로 득을 본 적이 있었다. 2005년 6월 우즈베키스탄과 치른 독일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박주영은 0-1로 뒤지던 후반 종료 직전 동점골을 쏘았다. 골로 인정됐지만 실은 오프사이드이었다. 스포츠에서는 오심도 경기의 일부이기에 그것으로 결과는 끝이었다. 한국 대표팀의 어느 누구도, 그 어떤 언론도 ‘이건 오프사이드 골이었다’고 문제삼지 않았다. ▶당신의 선택은교과서에서는 결과보다 과정이, 승패보다 스포츠맨십이 중요하다고 말하곤 한다. 하지만 현실은 교과서보다 조금 더 복잡하다. 그래서 적지 않은 상항에서 페어플레이보다는 승패가 더 중요해 보이기도 한다. 과연 여러분이 초등학교 축구팀 코치라면 이럴 경우 어떻게 행동하라고 가르칠 것인가. ▷스카이스포츠, "조원희, 보여준 게 적었다"...평점 5▷무기력한 경기에 볼턴팬 야유...이청용, 후반 교체 출전▷멕슨 볼튼 감독, "우리는 조직력이 필요"▷메시, "파브레가스, 어서 바르샤로 와라"▷도메네크, "아일랜드에 미안해 할 이유없다" 2009.11.23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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