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정은원, 바닥 찍고 얻은 교훈..."현실을 인정할 줄 알아야 하더라"
정은원(22·한화 이글스)에게 2022시즌은 야구 인생 전환점이 될 것 같다. 롤러코스터처럼 오르내린 자신의 경기력을 돌아보며 큰 깨달음을 얻었다. 정은원은 프로 데뷔 4년 차였던 2021시즌, KBO리그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빼어난 선구안을 앞세워 세 자릿수(105개) 볼넷을 얻어냈고, 4할(0.407)이 넘는 출루율을 남겼다. 타율(0.283)도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데뷔 시즌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던 수비력도 여전히 안정감이 있었다. 한화를 대표하는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올 시즌은 타격 기복이 컸다. 3~4월 출전한 23경기에서 타율 0.213 출루율 0.286에 그치며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6월 한 달 동안 타율 0.380을 기록하며 반등하는 듯 보였지만, 7월 20경기에서 0.230에 그치며 다시 내리막을 걸었다. 정은원은 6일 기준으로 타율 0.276를 기록했다. 8월 중순 이후 다시 타격감을 회복, 어느새 지난 시즌 남긴 타율에 다가섰다. 그러나 정은원은 "타율 그래프가 오르내리지 않고 잔잔한 파도 같아야 하는데, 나는 올 시즌 그게 안 됐다. 한동안 (안타를) 몰아치다가도 한없이 하향 곡선을 그렸다"며 자책했다. 정은원은 멘털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김남형·박윤 타격코치님들이 '너는 부진할 때 생각이 너무 많다'고 하시더라. 같은 생각이다. '왜 안 맞는 거지'라는 의구심을 지우지 못했고, 그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조그만 다르게 생각하면 벗어날 수 있었던 슬럼프인데, 나는 그게 어려웠다"고 했다. 나는 이 과정에서 교훈을 얻었다. 정은원은 "6월 (타격 성적이) 바닥까지 떨어진 뒤 비로소 '누구나 부진한 시기가 온다'는 것을 인정하게 됐다. '결과에 연연해도 무의미하다'라는 생각이 들더라. 자의는 아니었다. 그냥 자연스럽게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누구나 타격 사이클이 있다'는 야구계 속설, 지도자·선배들의 조언을 진심으로 받아들인 정은원은 이후 멘털 기복을 줄였다. 6월 이후 떨어졌던 타격감을 다시 끌어올릴 때도 도움을 받았다고. 남은 시즌 정은원의 목표는 오직 소속팀 승리에 기여하는 것이다. 그는 "나는 아직 기록으로 가치를 증명할 단계는 아니다"며 "내가 생각하는 완벽한 선수들이 있다. 이정후 선배가 대표적이다. 멘털 관리에 미숙했던 것도 완벽한 선수로 나아가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팀 승리를 위해 뛰다 보면 더 느끼고 배우는 게 많아질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안희수 기자
2022.09.07 1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