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퍼거슨(72) 감독이 현역 은퇴를 선언한 데 이어, 데이비드 베컴(38·파리 생제르망)도 갑작스런 은퇴 의사를 밝혔다. 베컴은 퍼거슨의 제자 ‘퍼기의 아이들(Fergie's Fledglings)'의 핵심 멤버다.
AP통신은 16일(한국시간) "베컴이 올 시즌이 종료한 뒤 은퇴할 뜻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베컴은 "생제르맹이 내게 현역 생활을 연장할 기회를 주려고 한다. 무척 감사하다. 하지만 높은 위치에 있는 지금이 은퇴를 하기에 가장 적합한 시점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베컴은 오는 6월 생제르맹과의 계약이 끝난다.
퍼거슨 감독이 지난 8일 은퇴를 선언한 뒤, 퍼기의 아이들 중 한 명이었던 폴 스콜스(39·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현역 은퇴를 발표했다. 2011년 퍼거슨 감독의 권유로 은퇴를 번복하고 돌아온 스콜스는 스승의 뒤를 따랐다. 이제 베컴까지 은퇴를 선언하며 퍼기의 아이들 중 현역으로 뛰는 선수는 라이언 긱스(40·맨유)가 유일하다.
퍼거슨 감독은 1986년 맨유 감독에 부임한 뒤 유소년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어린시절부터 퍼거슨 감독의 철학과 전술을 익힌 이들을 사람들은 '퍼기의 아이들'로 불렀다. 라이언 긱스, 폴 스콜스, 데이비드 베컴, 게리 네빌(38), 니키 버트(38)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1990년대 중반 맨유의 중흥을 이끄는데 크게 기여했다. 1998~99 시즌엔 클럽 역사상 최초로 트레블(프리미어리그, FA컵, 챔피언스리그 3개 대회 동시 우승)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들 중에서도 베컴은 퍼거슨 감독과 가장 애증이 깊다. 베컴은 1993년 맨유에 데뷔해 10년동안 프리킥의 마술사로 이름을 날리며 맨유의 황금기를 열었다. 그러나 2003년 2월 아스널과 경기 하프타임 때 퍼거슨 감독이 축구화를 걷어차 베컴의 눈 위에 상처를 입혔고, 이것이 단초가 돼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했다. 그래도 베컴은 퍼거슨에 대해 "축구를 존중하고 스스로의 몸과 자신이 하는 일을 존중해야 한다고 가르친 분이다. 그는 아버지와 같은 분"이라며 존경심을 드러냈다.
베컴의 은퇴 선언으로 한 시대를 풍미한 퍼거슨과 그의 아이들이 역사 속으로 사라져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