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종영한 KBS 2TV '고백부부'에서 장기용은 장나라(마진주)를 짝사랑하는 정남길로 분했다. 장기용은 '금토 남친'으로 활약했다. 장나라를 뒤에서 묵묵히 지켜주는 모습은 뭇 여성들의 마음을 '심쿵'하게 만들었다. 특히 모델 출신의 훤칠한 키를 더욱 돋보이게 만든 제복핏은 판타지마저 유발했다.
장기용은 지난 27일 일간스포츠와의 만남에서 '고백부부' 촬영 비하인드와 인간 장기용에 대해 속 시원히 털어놨다. '고백부부'에서 늘 미소만 지었지 환한 웃음을 보여준 적이 없었다. 약 한 시간 동안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는 환한 웃음을 여러 번 보였다. '고백부부'에서의 어른스러운 정남길이 아닌 천진난만한 장기용의 모습이었다.
92년생 장기용은 데뷔 2년 만에 '인생 캐릭터'를 찾으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단 3개월 전만해도 자신이 이렇게 많은 사람의 입에 오르내릴 거라곤 상상도 못했다. 특히 양세종·우도환 등 92년생 동갑 배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고백부부' 들어가기 전에 친형과 맥주를 마시면서 '그들과 이름만 거론되도 좋겠다'고 이야기를 나눴는데 현실이 됐다. 정말 신기하다"며 총기 넘치는 눈빛으로 말했다.
장기용이 생각하는 장기용의 매력을 묻는 질문에 "내가 내 입으로 말하기 쑥스럽다"며 '많이 들은 말이 있다'며 에둘러 표현했다. "꼭 '많이 들은 말'이라고 써달라"고 강조하는 그의 모습에서 소년미가 넘쳤다.
- '고백부부'가 성황리에 종영했다.
"좋은 작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 그래서 그런지 많이 아쉽다."
- '고백부부'가 호평을 받은 이유는 뭘까.
"하병훈 감독님과 권혜주 작가의 힘이다. 캐릭터마다 특성과 개성을 살리면서 편집을 하더라. 배우들을 볼 때마다 멋있다는 생각을 했다. 시청자 입장에서 볼 때도 감동과 재미가 있었다. 우리 드라마여서 재밌다는 게 아니라 정말 재밌었다. 어머니·삼촌·친구 등도 같은 반응이었다. 20대부터 60대까지 좋아하는 드라마였다. 그래서 배우들끼리 풀어지지 말자고 다짐했다. 더 집중하면서 똘똘 뭉쳤다."
- 정남길 캐릭터의 성공을 예감했나.
"그런 생각은 전혀 안 했다. 워낙 좋은 캐릭터라 오디션 볼 때도 어떻게 연기해야 할지 그림이 한 번에 그려졌다. 멋있게 나올 것 같다. 그리고 잘 나와서 만족스럽다. 대본 읽을 때부터 욕심을 냈던 캐릭터다. 감독님이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 정남길이 사랑받은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장)나라 누나와 하병훈 감독님 덕이다. 가장 후배고 어렸다. 그런데 드라마상에서 선배 역할을 해야 해서 걱정이 많았다. 초반엔 경직도 됐다. 오디션 준비할 때까지 정말 자신 있었는데 막상 들어가니까 내 뜻대로 되지 않더라. 초중반 넘어갈 때 나라 누나와 감독님께 고민을 털어놨다. 그땐 잠도 못 잘 정도로 힘들었다. 그때 나라 누나와 하 감독님이 '우리 믿고 가자'는 말을 했다. 그 한마디가 힘이 됐다. 그때부터 위축되고 쳐진 어깨가 쫙 펴졌다."
- 정남길 오디션을 볼 때 느낌이 어땠나.
"정남길은 그냥 내 것 같았다. 정말 마음에 들었다. 또 제복 입고 나오니까 비주얼 면에서는 괜찮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 기사도 많이 나왔다.
"정말 신기했다. 이런 관심은 처음이었다. 알아보는 연령대도 높아졌다. 항상 어린 학생들이 알아보고 인사했는데 '고백부부' 중간부터 40~50대 아저씨와 할머니들이 알아봐서 신기했다. 많은 사람이 알아보기 시작한 다음부터 배우가 지녀야 할 책임감이 커졌다."
- 막내인데 가장 선배 역이었다. 아이러니한 상황이었다. 외모나 연기적으로 힘든 점은 없었나.
"외모적으로 전혀 힘든 게 없었다. 오히려 나라 누나와 있을 때 내가 나이가 더 들어 보이더라. 드라마상에서는 좋긴 한데 내심 기분이 이상했다. 속상하기도 했다.(웃음) 연기적으로는 따로 노력한 것보다는 나라 누나 믿고 내가 준비한 걸 잘 자연스럽게 하려고 했다."
- 게다가 장나라와는 커플 연기를 해야 했다. 나이 차이는 어떻게 극복했나.
"전혀 나이 차이를 못 느꼈다. 오히려 내가 더 아재 같은 느낌이었다. 사실 내가 아재 취향이다.(웃음)"
- 배우들이 '아재'하면 허정민을 꼽던데.
"(웃음) 정민이 형과 붙는 신이 많이 없어서 아쉽다. 현장에서 (이)이경이 형과 정민이 형이 정말 웃겼다."
- 극 중 순정파로 나왔다. 실제 연애 방식은 어떤가.
"남길이가 돌직구로 말하는 장면들이 종종 있다. 평소 무뚝뚝하고 부끄럼을 잘 타는 편이지만 좋아하는 여성이 있다면 남길이처럼 정면돌파를 시도할 것 같다. 기본적으로 연애 스타일이 무뚝뚝하다.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스타일이다. 그렇다고 나쁜 남자 스타일은 아니다. B형인데 모든 혈액형의 성격이 다 섞여 있다. 가끔 나도 나늘 잘 모르겠다.(웃음)"
- 이상형은.
"잘 먹는 여자가 좋다. 통통하지만 복스럽게 먹는 여자가 이상형이다. 옛날부터 그런 이성을 만났다."
- 어떤 사랑을 하고 싶나.
"일단 사랑을 많이 하고 싶다. 순수하게 둘이 하고 싶은 것 하는 걸 좋아한다. 놀이동산·소풍 등을 다니며 소소하게 지내고 싶다."
- 장나라와 이뤄지지 못한 사랑이 섭섭하진 않은지.
"섭섭하진 않다. 아프지만 사랑하니까 놓아준 거다. 마진주가 최반도에게 '여보'라고 말하는 순간 남길이도 '뭐지'라는 생각을 했을 거다. 애써 담담하게 이별 여행을 계획한 것 같다."
- 실제로도 연기하면서 마음이 아팠나.
"이별을 고하는 장면을 찍을 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현실을 받아들이는 연기를 했다. 남길이는 착하다. 엄마의 아픔도 있다. 여린 친구라 더 애착이 갔다."
- 좋아하는 이성이 다른 이성을 좋아한다면.
"상황마다 다를 것 같지만 좋아한다면 진심으로 고백을 할 거다. 후회하지 않기 위함이다. 그 후에 이뤄지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는 거다.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볼 거다." <2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