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히어라. (사진=넷플릭스 제공)
학교폭력 가해자가 몰래 촬영된 영상이 유포돼 세간의 손가락질을 받으며 추락하는 엔딩. 권선징악의 한 방식으로 받아들여도 될까, 피해자가 택하지 말았어야 할 방법이었을까.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가 지난 10일 공개된 이후 식지 않는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파트2로 결말을 맺은 ‘더 글로리’에서 과거 죄 없는 동급생을 잔인하게 폭행했던 가해자들은 저마다 인생을 되돌리기 힘들 정도로 강한 타격을 입었다.
누군가는 법의 심판대에 오르고, 누군가는 세상을 등지게 된 엔딩. 이 가운데 화가 이사라(김히어라)는 뒤에서 몰래 마약을 해왔다는 사실이 공개돼 처벌받았으며, 이와 더불어 과거 손명오(김건우)와 성적인 행동을 하는 영상까지 누출돼 이미지에 타격을 입게 됐다. '더 글로리 '김히어라 스틸. (사진=넷플릭스 제공) ‘더 글로리’ 파트2 공개 이후 이 부분에 대해 시청자들의 의견은 서로 갈렸다. ‘더 글로리’가 학교폭력 가해자들에 대한 철저한 무관용의 복수를 그린 작품인 만큼 크게 문제될 게 없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불법 촬영 영상 유포의 화살은 유포를 당한 피해자가 아닌 유포자에게 가야 하는데 ‘더 글로리’는 오히려 그 반대를 보여줬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사라를 연기한 김히어라는 이 결말을 어떻게 봤을까. 그는 최근 진행한 인터뷰에서 관련 질문에 “사실 그렇게(이사라가 피해자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는데 질문을 듣고 보니 그렇게도 보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히어라는 “사실 나는 이사라가 당한 복수는 너무 약하다는 이야기를 봤다”며 “어떤 시청자분이 ‘사라는 그냥 감옥 갔다 오면 되는 거 아니냐’고 하더라. 그 글을 보고 ‘아 정말 나는 좀 약했나’ 싶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더 글로리’에 나오는 모든 가해자들이 전재준(박성훈)처럼 크게 한방씩 먹으면 속이 시원하겠지만, 그럼에도 사라와 같은 현실적인 사례도 필요하지 않나 했다”며 “사라가 감옥에 갔다 나와서 감당해야 할 것들이 훨씬 지옥이라는 생각을 했다. 동은이(송혜교)와 같은 소외된 약자의 입장에서 많은 것들을 감당하고 사는 것이 동은이가 ‘죽어서 천국 가. 살아 있는 동안은 지옥일 테니까’라고 말했던 그 지옥 아닐까 싶었다”고 설명했다.
김히어라는 “이사라가 죗값을 치르고 사회에 다시 나왔을 때는 영상 유포의 피해자이면서 약을 끊어내야 하는 입장에 처할 것이다. 교도소에선 약을 못 하겠지만, 사회에 나와서 약에 또 손대지 않을 거라 장담도 못 하고 부모를 비롯한 주위 사람들에게도 외면 받는 상황 아닌가”라며 “자신의 의지로 삶을 잘 살아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