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드라마 ‘마에스트라’에서 이영애의 남편 김필 역으로 활약한 배우 김영재는 유정재 역을 맡은 이무생을 언급하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지난 14일 종영한 ‘마에스트라’는 전 세계 단 5%뿐인 여성 지휘자 마에스트라, 천재 혹은 전설이라 불리는 차세음이 자신의 비밀을 감춘 채 오케스트라를 둘러싼 사건의 진실을 찾아가는 미스터리 드라마. 이영애가 차세음 역으로 활약했다.
‘이무생로랑’은 거물급 투자자이자 차세음을 향한 순애보 연기를 펼친 이무생이 얻은 별명. 반면 차세음의 남편인 김필은 뒤에서 불륜과 악행을 저지르는 인물이다. 김영재는 불륜남 역할과 비교되는 멋진 로맨스의 주인공으로 묘사된 이무생에 부러움을 숨기지 않았다.
김영재는 16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 카페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악역 연기에 대한 고충을 드러냈다. 악역 연기로 매 회 ‘분노 유발’ 빌런이란 평가를 받으며 시청자들로부터 주목받았지만, ‘인간 김영재’로서는 마냥 즐겁지만은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모든 사람이 김필의 적이었다. (주변에서) ‘그렇게 안 봤어요’라고 농담 삼아 말하곤 했다. 아무래도 (악역의)감정신을 계속 연기한다는 게 편하지만은 않다. 내적으로도 충돌이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어떻게든 리얼함을 보여주고 싶었고, 현실적인 캐릭터를 보여주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2001년 영화 ‘스물넷’으로 데뷔한 김영재는 올해 24년차 베테랑 배우다.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고 드라마와 영화를 넘나들며 쉬지 않고 커리어를 쌓았다. 2020년 ‘비밀의 숲2’와 지난해 ‘재벌집 막내아들’ 등 굵직한 작품에 출연하며 본격적으로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동안은 주로 선역을 맡아왔기에 김영재에게 ‘마에스트라’는 조금 더 특별한 작품이었을 터.
김영재는 김필을 연기하면서 인간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그는 “(배우들끼리) 세음과 정재는 판타지라면, 김필은 가장 현실적인 캐릭터란 얘기를 했다. 나이스 했던 사람이 위험해지고 자기에게 위협이 들어왔을 때 어떤 면모를 보이는지, 주위에 있을 법한 사람이라는 부분에 중점을 두고 연기했다”고 밝혔다.
김영재는 특히 대선배 이영애와 호흡을 맞출 수 있다는 점이 드라마 출연을 결정한 큰 이유였다고 털어놨다.
“언제 이영애 선배와 같이 호흡을 맞추고 제가 남편 역할을 해보겠어요. 그냥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배우로서의 최종 목표는 무엇일까. 김영재는 “‘불륜남’, ‘누구 아빠’ 이런 게 아니라 ‘김영재네, 저 친구 연기 곧잘 하지. 재밌을 거야’ 이런 신뢰를 줄 수 있는 배우가 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