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클래스는 다르다. 김민재가 호주전 120분을 소화하고도 도핑룸을 치우는 등 솔선수범의 자세를 보였다.
김민재는 3일(한국시간) 호주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에서 연장전까지 120분 풀타임을 소화하며 한국의 2-1 역전승에 힘을 보탰다.
경기 후 김민재는 도핑테스트 대상자로 선정됐다. AFC는 경기 후 각 팀당 2명씩, 총 4명을 도핑 대상자로 정한다. 이날은 김민재와 이강인이 도핑 대상자로 선정됐다.
120분을 소화한 만큼, 김민재와 이강인 모두 탈수가 심해 약 2시간 넘게 소변 검사와 피 검사를 대기하는 등 힘든 상황에 놓였다는 게 대한축구협회(KFA) 관계자의 전언이다.
호주 선수들이 차례로 도핑테스트를 마쳤고, 이강인까지 절차를 마치고 도핑룸에서 나갔다. 김민재가 마지막으로 테스트를 마칠 때쯤, KFA도 퇴근을 준비했다. 그런데 김민재가 청소를 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대표팀 관계자는 도핑룸을 치워주는 관계자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민재는 “청소하는 사람들이 한국 사람들 먹고 치우지도 않고 갔다고 할 수 있는데 조금만 치우고 가시죠. 외국 나와서 그런 소리 들을 필요 없잖아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에 김민재를 비롯해 대표팀 팀 닥터와 관계자 모두 호주 선수들이 먹은 간식까지 청소를 하고 퇴근했다. 김민재의 솔선수범에 관계자들도 함께한 것이다.
쉽지 않은 일이다. 김민재는 불과 이틀 전에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에도 117분을 소화했다. 호주전에서도 120분 혈투를 치른 후 길어지는 도핑테스트에 심신이 지칠 만도 한 상황이었지만, 그의 인성은 반짝반짝 빛났다.
KFA 관계자는 “호주전의 승리를 더 뿌듯하게 해주는 모습이었다”며 김민재에게 감사를 전했다.
김희웅 기자 sergio@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