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드리블 킹 미토마 가오루가 부진에 고개를 숙였다. 일본 대표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 탈락을 막지 못한 그는 “이란보다 실력이 떨어진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라고 반성했다.
미토마는 지난 3일 오후(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과의 대회 8강전에서 1-1로 팽팽한 흐름을 이어가던 후반 22분에 교체 투입, 약 23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하지만 팀은 1-2로 졌다. 그는 단 11번의 터치를 기록했고, 장기인 드리블은 1차례 시도했는데 곧바로 막혔다. 지상 볼 경합에서도 3차례에서 모두 패배했다. 사실상 기여도가 0에 수렴했다.
미토마는 2023~24시즌 EPL 17경기 3골 5도움을 올리는 등 맹활약한 윙어다. 시즌 중 재계약을 했음에도 빅클럽의 러브콜을 받으며 차세대 스타로 떠올랐다.
하지만 대회를 앞둔 첫 단추부터 꼬였다. 미토마는 지난해 12월 말 발목 부상으로 한 달 넘게 이탈했다. 영국 현지에선 미토마가 아시안컵에 불참할 것이라 입을 모았다.
그런데 미토마는 우여곡절 끝에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에 승선했다. 예정보다 회복이 빠를 것이란 기대가 있었으나, 그는 대회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건너뛰었다. 16강 바레인전에서도 교체 투입돼 22분을 뛴 게 전부였다. 팀의 운명이 걸린 이란과의 경기에서도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하고 짐을 싸게 됐다.
4일 일본 매체 닛칸 스포츠에 따르면 미토마는 경기 뒤 “이란이 세트피스를 중심으로 공격하는 장면이 많았는데, 우리의 흐름을 되찾지 못했다”면서 “상대 공격에 의해 우리가 너무 소극적이었다. 세컨드 볼에 집중하다 보니 뒤로 물러났다. 다른 방식으로 플레이해야 했다”라고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미토마의 장기인 드리블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그는 “볼을 잡으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의식이 있었는데, 제대로 볼을 잡지 못하고 가속도 주지 못했다. 노력했지만, 잘되지 않았다”라고 반성했다. 동시에 “월드컵 때도 그렇지만, 팀에 온전히 기여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계속 강하게 싸우는 선수들이 있는데, 내가 거기에 끼어들지 못했다. 부상은 피할 수 없는 것이었지만, 실망스럽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미토마는 “이전 경기에서 120분을 뛰고 승부차기까지 간 이란을 상대로 이기지 못했다. 우리가 이란에 비해 실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면서 “(우리가) 리드를 잡은 후에도 경기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고민이 계속 있었다”라고 부족함을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