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7·한화 이글스)이 정규시즌 개막전 등판을 향한 순항을 이어갔다.
류현진은 12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 4이닝 3피안타 1실점했다. 사사구 없이 탈삼진 2개. 투구 수는 62개(스트라이크 41개)였다. 경기 전 "4이닝, 60~65구"를 예고한 최원호 한화 감독의 구상대로였다.
지난 1일 라이브 피칭으로 65구를 소화한 류현진은 7일 자체 청백전에서 46구를 투구했다. 경기 뒤 불펜에서 20구를 더 던져 투구 수를 늘렸고 KIA전에선 실전 감각을 점검했다. 최고 148㎞/h까지 나온 직구에 컷 패스트볼(커터)과 커브, 체인지업을 섞어 타자를 요리했다.
스트라이크존에 아슬아슬하게 걸치는 공으로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을 활용하는 모습도 보였다. 류현진은 오는 17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시범경기 마지막 등판을 가진 뒤 23일 LG 트윈스와의 정규시즌 개막전에 출격할 예정이다.
이날 등판은 자칫 무산될뻔했다. 대전 지역에 비 예보가 잡혀 경기 성사 여부가 불투명했기 때문이다. 12일 등판이 불발되면 류현진의 개막전 등판도 확신할 수 없었다. 투구 수를 늘리는 과정에 제동이 걸리면 개막일에 맞춰 몸을 만들기 어려운 탓이다. 하지만 경기가 정상적으로 시작해 한시름 놓았다.
출발은 불안했다. 류현진은 1회 초 1사 후 이우성의 우익수 방면 2루타에 이어 김도영의 적시타로 실점했다. 하지만 나성범과 소크라테스 브리토를 각각 범타 처리, 빠르게 궤도에 올랐다. 2회는 한준수에게 투수 강습 안타를 맞았지만 별다른 위기 없이 아웃카운트 3개를 챙겼다. 3회는 삼자범퇴. 4회 류현진은 나성범을 1루수 실책으로 내보내 실점 위기에 몰렸다. 압권은 무사 2루 소크라테스 타석. 스트라이크존 바깥쪽 코스를 집중적으로 공략해 3구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커브와 직구 2개가 ABS 존에 걸치는 '보더라인 피칭'이었다. 최형우와 김선빈을 연속 범타로 잡아낸 류현진은 5회 한승주와 교체됐다.
류현진은 경기 뒤 "재밌게 던졌다. (팬들의) 함성이 커서 기분 좋았다"며 "던지려고 했던 개수, 이닝을 다 하고 내려온 거에 대해 만족한다. 생각했던 것보다 스피드(구속)가 잘 나왔다. 전체적으로 괜찮지 않았나 한다. 일요일(17일)에도 (비) 예보가 있더라. 긴장하고 있어야 할 거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한편 12일 시범경기는 한화의 9-1 승리(8회 강우콜드)로 끝났다. 한화 타선은 0-1로 뒤진 1회 말 안타 4개와 사사구 7개로 9득점,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4번 노시환이 3타수 2안타(1홈런) 5타점 맹활약했다. 테이블 세터로 나선 최인호(2사사구 2득점)와 요나단 페라자(1안타 1사사구 2득점)는 4득점을 합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