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번 국내 현장을 누비는 지도자들이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 후보에 올랐다. 시즌이 한창이지만, 대한축구협회(KFA)는 현장 지도자들을 빼 올 수 있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정해성 KFA 전력강화위원장은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비공개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 앞에 서 “오늘 3시간 동안 진행된 5차 회의를 통해, 32명의 후보자 가운데 총 11명의 후보를 선상에 올렸다. 국내 4명, 국외 7명”이라며 “우선 7명의 외국인 지도자에 대한 면담을 곧바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 면담은 우선 비대면으로 진행할 것이며, 이와 관련해 해당 지도자의 경기 영상도 취합해 분석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정해성 위원장은 K리그 감독이 후보에 있냐는 물음에 “그렇다”고 답했다. 앞서 6월 A매치 전인 5월 초중순에는 감독 선임을 마치겠다고 한 만큼, 국내 감독을 최종 낙점할 경우 2024시즌을 치르고 있는 K리그 팀 사령탑을 빼 올 수도 있다는 뜻이다.
전력강화위원회는 지난 2월, 2024시즌 개막을 앞둔 K리그 사령탑 중 한 명을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하려다가 무위에 그쳤다. 당시 K리그를 비롯한 한국축구 팬들의 반발이 거셌다. K리그 팀 감독을 빼 오면 팀과 그 팀을 응원하는 팬들이 오롯이 피해를 안아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강한 역풍을 맞고 황선홍 올림픽 대표팀 감독에게 임시로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맡긴 배경이기도 하다.
하지만 전력강화위원회는 정식 사령탑 선임을 앞두고도 또 한 번 K리그 감독들을 후보군에 올려놨다고 알렸다. 5월이면 K리그도 순위 싸움이 한창인 터라 축구 팬들의 반발이 나올 것은 불 보듯 뻔하다.
그럼에도 정해성 위원장은 “내가 국가대표팀 코치로서 역할 할 때를 되돌아보면, 사실 국가대표팀은 한국축구를 위한 자리다. 개인적으로는 크게 명예스러운 자리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시즌 중에 K리그 감독을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할 가능성이 있지만, 피해를 볼 해당 팀과 팬들을 위한 대책도 없다는 게 문제다. 정해성 위원장은 “시즌 중 팀을 떠나게 되면 사실 (K리그 팀에) 크게 어려운 점이 있을 수도 있다. 어떤 감독이 선임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부분에 대해선 협회가 소통을 해서 풀어야 팬들에 대한 예의일 것 같다”며 뭉뚱그린 답변만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