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체되는 김택연 (도쿄=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C조 조별리그 최종전 대한민국과 호주의 경기. 8회말 1사 2루 한국 김택연이 상대에게 1점을 허용한 뒤 교체되고 있다. 2026.3.9 hwayoung7@yna.co.kr/2026-03-09 21:47:57/ <저작권자 ⓒ 1980~2026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목표 득점(7)을 만든 안현민의 희생플라이, 마지막 수비를 무실점으로 막은 조병현에게 평생 감사 인사를 해야 할 두 선수가 있다. 내야수 김주원과 투수 김택연이다. 마이애미에서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한국 야구 국제대회 역사상 가장 극적인 승부가 나왔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9일 일본 도쿄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C조 조별리그 4차전 호주와의 경기에서 반드시 채워야 할 미션을 해내며 7-2로 승리, 조 2위를 확정했다. 2009년 2회 대회 이후 무려 17년 만에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체코와의 1차전 승리 뒤 일본·대만에 연달아 패하며 1승 2패에 그친 한국은 반드시 호주를 잡아야 했다. 이미 2승(1패)을 거둔 호주를 이겨 4경기를 모두 치러 2승 2패로 마친 대만과 3팀이 동률을 이룰 수 있게 만들고, 총 실점에서 총 아웃카운트를 나눈 실점률에서 최저를 기록해야 2위에 오를 수 있었다. 3점 이상 내주는 순간 탈락이 확정됐다. 그러면서 5점 차 승리를 거둬야 했다. 2점을 내준다면 최저 7점을 내야 했다.
3차전까지 한국 투·타 경기력을 고려했을 때, 또 전날 3차전에서 일본을 막판까지 몰아붙인 호주의 전력은 고려했을 때 실현 가능성이 낮은 시나리오였다. 하지만 투수들은 제 몫을 다했고, 타자는 목표 득점을 채웠다. 문보경은 선제 투런포와 추가 득점을 만드는 2루타를 치며 유독 돋보였다. 마운드에선 선발 손주영이 왼쪽 팔꿈치 통증으로 1회만 채우고 강판된 상황에서 갑자기 마운드에 올라 2이닝을 실점 없이 막아낸 '맏형' 노경은이 돋보였다. 5회 호주에 1점을 내주며 1점이 더 필요한 상황에서 적시타를 친 '믿을맨' 김도영, 9회 주자를 3루에 두고 팀 배팅을 해내 7점째를 채운 안현민도 팀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모든 구성원이 잘한 건 아니다. 벤치의 투수 운영은 지난 일본·대만전 처럼 의아한 지점이 많았다. 9회 초 공격에서 김도영이 볼넷으로 출루한 뒤 저마이 존스에게 강공을 지시한 것도 결과적으로 후속 타자 이정후의 타구에 호주 내야진이 실책을 범해 득점 기회를 이어간 덕분에 묻혔지만, 좋은 선택으로 보기 어렵다.
아쉬운 1점 허용하는 한국 김택연 (도쿄=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WBC 조별리그 C조 4차전 대한민국과 호주의 경기. 8회말 1사 2루 호주 바자나에게 1타점 적시타를 허용한 한국 김택연이 아쉬워하고 있다. 2026.3.9 yatoya@yna.co.kr/2026-03-09 21:48:55/ <저작권자 ⓒ 1980~2026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선수 중에는 김주원의 작전 수행 능력과 김택연의 멘털 관리가 아쉬웠다. 6-1로 앞선 8회 초 대타 셰이 위트컴이 좌전 2루타를 치며 추가 득점 기회를 얻었다. 8·9회 수비에서 1점을 내주더라도 2위를 확정할 수 있는 7점을 채우기 위해 반드시 살려야 하는 기회였다. 하지만 후속 타자로 나선 김주원이 초구 가운데 스트라이크를 지켜봤다. 페이크번트 앤드 슬래시를 시도하려는 것처럼 보였다. 이어 2구째 낮은 커브에 다시 번트를 댔지만 파울이 됐다.
결국 김주원은 배트를 길게 잡았고, 투수 잭 오러플린과 승부를 이어갔다. 나름대로 집요했지만 결국 바깥쪽(우타자 기준) 낮은 변화구에 배트를 헛돌렸다. 김주원은 이번 대회 내내 이 코스 공에 고전했다. 그의 조별리그 타율은 0.214였다.
벤치에서 초구에 작전을 낸 것이라면 그것도 좋은 수로 보기 어려웠다. 하지만 2구째 작전 수행을 하지 못하고 삼진을 당한 건 김주원 몫이었다. 가장 중요한 수비 포지션(유격수)에서 좋은 역할을 해줬지만, 중압감이 큰 상황에서도 기본기를 잘 해낼 수 있는 집중력이 더 필요했던 게 사실이다.
김택연은 일본전 김영규처럼 영점을 잡지 못했다. 8회 말 등판한 그는 첫 타자 로비 퍼킨스에게 초구 스트라이크 뒤 연속 볼 4개를 던졌고, 팀 커넬리에게 희생번트를 내준 뒤 상대한 트래비스 바자나에게는 포수 박동원이 요구한 하이 패스트볼과 반대 투구가 들어가 좌중간 적시타를 맞았다.
김택연은 데뷔 시즌(2024) 소속팀(두산 베어스) 마무리 투수를 맡고 신인왕까지 오른 선수다. 하지만 이제 프로 입단 3년 차, 한국의 탈락과 진출이 걸려 있는 경기에서 중압감을 이겨낼 경험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이 점을 고려해도 한 팀의 마무리 투수라면 스트라이크는 꽂을 줄 알아야 했다.
김주원과 김택연은 여전히 한국 대표팀 주요 자원이다. 마이애미에서는 조별리그 경험을 자양분 삼아, 진가를 보여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