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수 교체 후보군을 살펴보기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던 차명석 LG 트윈스 단장이 예정보다 일찍 돌아왔다.
차명석 단장은 지난 4일 밤 귀국했다. 약 2주간 계획한 미국 출장은 7박8일의 짧은 일정으로 마무리됐다.
차 단장은 매년 이 시기에 외국인 선수를 체크하러 미국에 다녀왔지만 올해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 현장에서 외국인 선수 교체 요청이 있어 예년보다 더 심혈을 기울였다.
케이시 켈리와 디트릭 엔스는 5월 말까지 평균자책점 5점대로 부진했다. 차 단장이 출국하기 전인 지난달 25일 기준으로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는 총 22명이었는데, 엔스가 21위(5.43) 켈리가 22위(5.72)였다.
염경엽 LG 감독은 5월 말 "둘 중 한 명은 교체해야겠다"라고 밝혔다. 사실상의 최후 통첩이다. 서바이벌 경쟁을 유도, 감독이 쓸 수 있는 '마지막 카드'를 꺼냈다.
차명석 단장은 후보군에 있는 투수들을 직접 보며 '리스트업' 했다. 차 단장은 "일부 후보는 메이저리그로 콜업이 되거나, 또한 일정이 맞지 않아 다 보지는 못했다"고 했다.
LG는 외국인 투수 교체는 좀 더 지켜보고 신중하게 결정을 내릴 전망이다.
일단 켈리와 엔스가 구단의 최후통첩 이후 나란히 평균자책점 2.25로 달라진 모습이다. 켈리가 6이닝 3실점(26일 NC 다이노스전) 6이닝 무실점(1일 두산 베어스전)을, 엔스가 6이닝 2실점(28일 SSG 랜더스전) 6이닝 1실점(2일 두산전)으로 호투했다. 염경엽 감독도 4일 "계속 이렇게 잘 던지면 못 바꾼다"고 했다.
미국의 시장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차 단장은 "미국에도 투수들이 귀하더라. 수술한 투수들이 너무 많다. 팀마다 선발 한 두 명은 수술로 빠져 있다. 토미 존 서저리를 받은 투수만 40명이 넘는다고 한다"고 했다.
'디펜딩 챔피언' LG의 목표는 정상 수성이다. 부상이 아닌 부진의 이유로 외국인 투수를 교체하려면 엔스와 켈리보다 낫다는 확신이 필요하다. 기량이 괜찮은 투수는 40인 로스터에 묶여 있어 영입하기 어려울 때다. 차 단장은 "(마이너리그) 좋은 투수들은 아직 다 (보류권) 묶어 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LG가 교체 데드라인으로 정한 시점은 6월 말이다. 그때까지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둘 다 교체될 가능성도 있나'라는 말에 염 감독은 "그렇다. 엔스와 켈리 모두 좋지 않아 (교체 후보) 두 명을 보러 간 거다. (한 명을 교체한 후에) 남은 한 명이 안 좋을 수도 있지 않나"라고 했다. 반대로 지금처럼 호투를 이어가면 시즌 마지막까지 동행할 수도 있다. 염경엽 감독은 앞서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이 상황을 계기로 두 선수가 달라지는 것"이라고 했다.
선두 KIA 타이거즈를 반게임 차로 쫓은 LG로선 서두르지 않고 상황을 지켜보면서 결정을 보류하고 있다. 차 단장은 "(당장 지금 교체를 한다면 바로 가능한) 준비는 해놨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