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를 지키전 특전사는 이제 나라를 대표하는 사격 선수가 됐다. 서훈태(39·코오롱)가 2024 파리 패럴림픽에서 값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서훈태는 30일(한국시간)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사격 R4 혼성 10m 공기소총 입사(스포츠등급 SH2) 결선에서 총점 231.7점을 획득해 고라즈드 티르섹(슬로베니아·253.3점), 탕기 포레스트(프랑스·253.1점)에 이어 3위에 오르며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경기 후 그는 “사격이 내 첫 패럴림픽 출전과 메달을 따게 해준 종목이 됐다”며 웃었다.
2024 파리 패럴림픽대회 사격 대표팀 주장 서훈태에게 사격은 운명과 같았다. 2008년 특전사 복무 중 낙상사고로 척수장애를 입은 2018년 사격 선수가 됐다. 활동적 종목을 선호한 그는 탁구와 휠체어 럭비를 했지만 사격이 좋았다. 그는 “사격은 다른 두 종목에 비해 정적이지 않은가. 원래 재미없다고 생각해 하지 않으려 했다.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하다 보니 어느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집중하고 있더라”고 말했다.
서훈태를 첫 패럴림픽을 철저히 준비했다. 이날 프랑스 홈팬을 등에 업은 누린 탕기를 결선에서 만난 바람에 장내 분위기가 몹시 들끓었다. 그러나 서훈태는 과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경험을 살렸다. 그는 “예전에 장내를 가득 채운 프랑스 팬들이 뜨거운 응원을 보내는 것을 한 차례 봐 크게 신경 쓰지 않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쉬운 점이 있다면 시간(50초)을 충분히 쓴다고 했지만, 체크가 잘 이뤄지지 못한 점은 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서훈태는 이날 예선, 결선을 끝으로 대회를 모두 마쳤다. 이날 로더로 함께 호흡한 어머니 임정애 씨와도 잊지 못할 추억을 남긴 그는 첫 패럴림픽 메달의 영광을 함께하고 싶은 아버지에게도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사실 아버지와 말을 거의 하지 않는 편이다. 무뚝뚝하다고 해야 할까. 하지만 늘 뒤에서 많은 도움을 주셔서 늘 감사한 마음이었다. 어머니는 로더로 함께 오셨지만, 아버지는 한국에 계신데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하다고 꼭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