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베테랑 포수 강민호에게 포항은 '약속의 땅'이다. 단순히 중고등학교 시절을 보낸 곳을 넘어, 포항야구장이 건립되기도 전부터 그에게는 남다른 의미가 있는 장소다.
강민호는 19일 포항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뱅크 KBO리그 KT 위즈와의 홈 경기에 8번 타자 겸 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 2타점 1득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강민호의 활약으로 초반 리드를 잡은 삼성은 10-2 대승을 거두며 포항 3연전을 기분 좋게 시작했다.
이날 하위타선을 이끈 강민호는 날카로운 타격감을 뽐냈다. 첫 타석은 3루수 직선타로 물러났지만 타구 질이 좋았고, 이후 세 번의 타석에서는 모두 안타를 때려냈다. 특히 4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혼신의 전력 질주로 내야 안타를 만들어내며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경기 후 강민호는 "내 안타로 좋은 흐름이 이어졌다면 다행이다. 타격감은 보통이며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회상했다.
삼성 강민호. 삼성 제공
포항에서 학창 시절(포철중-포철공고)을 보낸 강민호는 뜻깊은 곳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그는 "포항야구장은 내게 특별한 곳"이라며 "고등학교 때 바로 이곳에서 돌을 줍다가 프로 지명을 받았다"라고 밝혔다.
2003년 신인 드래프트 당시 고교 3학년이었던 강민호는 현재의 포항야구장(2012년 개장) 부지였던 공터에서 훈련을 앞두고 자갈을 줍고 있었다. 그러던 중 후배를 통해 롯데 자이언츠 지명 소식을 들었다고 한다. 강민호는 2004시즌 2차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 전체 17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특별한 추억이 있는 곳에서 좋은 활약을 해 기분이 좋다"라고 덧붙였다.
2003년 고등학교 시절의 강민호. IS 포토2014년 포항에서 열린 삼성-롯데전에서 최형우와 장난을 치고 있는 강민호. IS 포토
강민호는 최근 6경기에서 타율 0.450(20타수 9안타)을 기록 중이다. 재정비 차원에서 퓨처스(2군)리그에 다녀온 뒤 타격감이 살아났다. 5월 초 열흘간의 퓨처스행에 대해 그는 "(말소 직전) 솔직히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자신감이 없었다. 감독님께서 그걸 아시고 퓨처스에 보내주신 것 같다. 1군에서 이겨내야 한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막상 내려가 보니 내가 놓치고 있던 것들이 보였고 생각할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라며 웃었다.
이날 강민호는 타격뿐 아니라 선발 투수 원태인과도 좋은 호흡을 보여주며 6이닝 1실점 호투를 이끌었다. 직전 경기였던 13일 잠실 LG 트윈스전의 6이닝 4실점 부진을 말끔히 씻어낸 결과다. 강민호는 "(원)태인이와 직전 경기 후 자책을 많이 했다. 내가 사인을 잘못 낸 것이라 생각했다"라며 "다음 경기에서는 좀 더 과감하고 자신 있게 하자고 했는데 오늘 잘 따라줬다. 오늘은 편하게 잘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