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산 멸균우유 확대 속 제품군·품질·신선도 함께 살펴야
-국산 우유, 원유 위생등급과 냉장 유통 기반 품질관리 체계 주목
최근 온라인 쇼핑몰과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수입산 멸균우유 판매가 늘어나면서 소비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일부 제품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판매되며 “국산 우유는 비싸고 수입산이 더 합리적”이라는 인식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다만 이러한 인식이 실제 시장 상황 전체를 반영하는지는 별개의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가격 경쟁력을 갖춘 일부 수입산 제품 사례가 전체 수입 우유 시장의 모습처럼 받아들여지면서 소비자 판단에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우유를 선택할 때 가격뿐 아니라 제품군, 품질관리, 신선도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멸균우유 수입량은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증가했다. 다만 지난해 국내 원유 생산량과 비교하면 멸균우유 수입량은 국내 생산량의 일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수입산 우유가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전체 우유 소비 구조를 대체할 만큼의 규모로 보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현재 가격 경쟁력을 앞세우는 수입산 우유 상당수는 장기간 상온 보관이 가능한 멸균우유다. 반면 소비자들이 일상적으로 구매하는 국산 우유의 상당수는 냉장 유통되는 신선우유다. 생산 방식과 유통 구조가 다른 만큼, 수입산 멸균우유와 국산 신선우유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같은 멸균우유 제품군 안에서 비교하면 상황도 달라질 수 있다. 일부 폴란드산 멸균우유는 가격 경쟁력을 갖고 있지만, 독일산, 오스트리아산, 프랑스산, 영국산 등 상당수 유럽산 제품은 국내산보다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는 경우도 있다. 결국 모든 수입산 우유가 국산보다 저렴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국산 신선우유 가운데서도 대형마트 자체 브랜드 제품처럼 가격 접근성을 높인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가격 차이가 기대만큼 크지 않다면 소비자들이 함께 살펴봐야 할 요소는 품질과 신선도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고시한 원유 위생등급 기준에 따르면 국내 원유는 세균수와 체세포수를 기준으로 등급이 나뉜다. 국내 원유의 세균수 1A등급 기준은 덴마크와 같은 수준이며, 독일과 프랑스보다도 엄격한 기준으로 평가된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원유의 대부분이 1등급 판정을 받았다.
생산부터 집유, 검사, 유통까지 이어지는 품질관리 체계도 국내 낙농산업의 강점으로 꼽힌다. 국산 신선우유는 원유 생산 단계에서부터 체세포수와 세균수 등을 기준으로 품질 검사를 거치며, 기준에 미달한 원유는 가공 단계로 넘어가기 어렵다.
소비자들의 실제 구매 기준도 가격에만 머물지 않는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2025 식품소비행태조사 통계보고서’에 따르면 우유 구매 시 소비자들이 가장 먼저 확인하는 정보로 신선도를 꼽은 비율이 가격보다 높게 나타났다. 1·2순위 응답을 합산한 결과에서도 신선도는 가격보다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최근 국제 원자재 가격과 환율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국내 원유 생산 기반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우유의 해외 의존도가 높아질 경우 공급망 불안이나 국제 가격 변동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수입산 멸균우유와 국산 신선우유를 단순 가격으로 비교하기보다 같은 제품군 안에서 가격과 품질, 신선도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일부 수입산 제품이 가격 경쟁력을 갖는 것은 사실이지만 모든 수입산 우유가 국산보다 저렴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국산 우유는 품질관리 체계와 신선도, 안정적인 공급 기반이라는 강점을 갖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우유를 선택할 때 가격뿐 아니라 품질과 안전성, 신선도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용우 기자 nt1pro@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