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본인SNS 한가인이 ‘국민 첫사랑’의 틀을 벗어던졌다. 유튜브를 통해 거침없는 말투와 생활감 넘치는 일상을 공개하면서 오랜 신비감은 옅어졌지만, 그 자리는 한가인 본연의 솔직한 매력으로 채워지고 있다.
한가인은 2024년 9월 유튜브 채널 ‘자유부인 한가인’을 개설했다. 가족과 결혼 생활, 음식 취향 등 방송에서는 볼 수 없었던 이야기를 솔직하게 전하고, 다양한 콘텐츠에도 거리낌 없이 도전했다. 구독자 49만 명을 보유한 채널의 누적 조회수는 현재 1억 8226만 회를 넘어섰다. 데뷔 후 좀처럼 볼 수 없었던 한가인의 일상을 향해 대중의 관심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사진=영화 스틸컷, 각 공식 유튜브 채널 캡처 2002년 아시아나항공 광고 모델로 데뷔한 한가인은 2004년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에서 은주 역을 맡아 청순한 외모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2012년 영화 ‘건축학개론’의 서연을 통해 ‘국민 첫사랑’이라는 수식어를 굳혔고, 같은 해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에서는 무녀의 소박한 차림부터 중전의 화려한 복식까지 소화하며 고전적인 아름다움까지 각인시켰다.
예능 출연도 많지 않았던 만큼 대중에게 한가인은 늘 차분하고 신비로운 배우로 남아 있었다. 유튜브에서 가족 이야기와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밝히는 모습이 일부에게 낯설게 느껴진 배경이다.
솔직한 말투가 때로는 상대를 단정 짓는 것처럼 비치며 오해를 부르기도 했다. 음식이나 제품을 두고 호불호를 거침없이 드러내는 반응 역시 때로는 과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아줌마 같다”, “유튜브를 시작한 것이 독이 됐다”는 반응이 채널 개설 후 2년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 이어지는 이유다.
배우 한가인을 감싸던 신비감이 상당 부분 사라진 것은 사실이다. 작품 밖 모습을 짐작하기 어려웠던 거리감이 줄었고, 이제는 유튜브에서 보여준 말투와 행동이 먼저 떠오른다. 대중이 오랫동안 간직해온 ‘국민 첫사랑’의 환상과는 분명 멀어졌다. 사진=유튜브 채널 ‘자유부인 한가인’ 캡처사진=유튜브 채널 ‘자유부인 한가인’ 캡처 그러나 한가인이 이를 모르고 감수한 게 아니다. 유튜브 채널 소개글에는 “자유 없이 살아온 40여 년의 세월, 더 행복한 사람이 돼보고 싶어서 자유를 향해 떠난다”고 적혀 있다. 애초에 이제껏 보여주지 못했던 자신의 모습을 꺼내놓는 데 목적을 둔 채널이다.
지난 5월 쿠팡플레이 코미디 쇼 ‘SNL 코리아’ 시즌8 출연도 이러한 행보의 연장선이었다. 한가인은 영화 ‘건축학개론’을 패러디한 코너에서 청순한 첫사랑처럼 등장한 뒤, “밥값에 다 포함돼 있다”며 집에서 가져온 쓰레기를 식당에 버리는 진상 손님을 연기했다. 달라진 자신을 둘러싼 반응을 알고 있다는 듯, 이를 웃음으로 정면돌파했다.
유튜브에서도 몸을 사리지 않는다. 유튜버 랄랄의 부캐 이명화를 따라 아줌마 분장을 하고, 구독자가 원하는 콘텐츠라면 망가지는 모습도 거리낌 없이 보여준다. 궁중 한복을 입고 경복궁을 찾거나 아이돌 메이크업을 받는 콘텐츠에서는 여전히 빛나는 외모와 스타성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무엇을 얻고 잃었는지는 분명하다. 낯선 한가인의 모습이 반갑지 않을 수는 있다. 그러나 “채널을 하지 않았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평가는 그에게 큰 의미가 없다. ‘국민 첫사랑’으로만 남기보다 자신의 본모습을 꺼내놓기로 한 한가인은, 지금 누구보다 행복하게 자신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