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 대학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안판석 감독의 빈소가 마련됐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한국 드라마계의 거장’ 故(고) 안판석 감독이 영면에 든다.
‘하얀거탑’, ‘아내의 자격’, ‘밀회’ 등을 통해 정교한 연출력과 묵직한 사회적 메시지를 던지며 한국 드라마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안 감독은, 유작이 된 드라마 ‘연애박사’를 유산으로 남긴 채 먼 길을 떠난다.
15일 오전 9시 30분, 서울 혜화동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안판석 감독의 발인식이 엄수된다. 장지는 서울시립승화원이다. 당초 유족은 모든 장례 절차를 비공개로 진행하고자 했으나, 고인을 향한 방송·영화계의 추모 열기와 협의를 거쳐 빈소를 공개했다.
발인을 앞두고 마련된 빈소에는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비롯해 문화·연예계 주요 인사들의 조화가 잇따랐다. 정려원, 위하준 등 생전 고인과 작품으로 깊은 인연을 맺은 배우들도 마음을 담은 조화로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영정 속 환하게 웃고 있는 고인의 모습이 더욱 먹먹함을 더한다. 안판석 감독 / 사진=서병수 기자 qudtn@edaily.co.kr 안 감독은 뇌출혈로 쓰러져 투병하던 중 지난 12일 향년 64세로 세상을 떠났다. 갑작스러운 비보에 김희애, 김규리, 정려원, 김혜수 등 고인과 작품으로 인연을 맺은 배우들의 추모가 이어졌다. 이들은 저마다 안 감독과 함께했던 시간을 떠올리며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특히 고인의 대표작 ‘하얀거탑’에서 명연기를 펼친 배우 김명민은 일간스포츠를 통해 “저에게는 너무나 컸던 존재인 감독님이 투병을 하셨다는 사실 자체가 잘 믿기지 않는다. 늘 열정적으로 작품을 준비하셨기에 당연히 잘 지내고 계신 줄로만 알았다”며 깊은 슬픔을 전했다.
1961년생인 안판석 감독은 1987년 MBC 드라마본부 프로듀서로 입사해 1994년 MBC ‘베스트극장 - 사랑의 인사’로 연출에 데뷔했다. 특유의 날카로우면서도 인간미를 잃지 않는 리얼리즘 연출, 감각적인 동선과 클래식한 음악 활용으로 ‘안판석 표 장르’라는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했다.
2003년 프리랜서 선언 이후에는 ‘하얀거탑’(2007), ‘아내의 자격’(2012), ‘밀회’(2014), ‘풍문으로 들었소’(2015),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2018), ‘봄밤’(2019), ‘졸업’(2024), ‘협상의 기술’(2025) 등 수많은 명작을 잇달아 탄생시키며 흥행과 작품성을 모두 잡은 거장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지난 2월 촬영을 마치고 오는 10월 ENA 방영을 앞두고 있던 새 월화드라마 ‘연애박사’는 고인이 세상에 남긴 마지막 연출작이자 선물로 남게 됐다. 대중의 가슴속에 진한 울림을 남긴 거장의 열정은 그가 남긴 작품과 함께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