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제배구연맹 U-17 여자 세계선수권에 나선 손서연의 경기 모습. 사진=FIVB '리틀 김연경'으로 불리는 손서연(16·선명여고)이 세계 무대를 호령하고 돌아온다.
한국은 지난 17일(한국시간) 칠레 산티아고국립 스타디움 파크 코트에서 열린 2026 국제배구연맹(FIVB) U-17(17세 이하) 여자 세계선수권 5위 결정전에서 이탈리아에 세트 스코어 1-3(20-25, 26-24, 20-25, 14-25)으로 패배, 이번 대회를 6위를 마감했다.
손서연은 이번 대회 총 9경기에서 179득점(경기당 19.89점)을 기록, 소피아 에밀리아 발도(아르헨티나)와 함께 득점 공동 2위를 차지했다. 이번 대회 공격성공률은 41.24%로 득점 상위 10명 중 세 번째로 높다. 2026 국제배구연맹 U-17 여자 세계선수권에 나선 손서연의 경기 모습. 사진=FIVB 손서연은 득점왕(141점)과 최우수선수상(MVP), 아웃사이드히터상을 휩쓴 지난해 U-16 아시아선수권을 통해 '리틀 김연경'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손서연은 이 대회 직후 '2025 대한민국 여성체육대상 신인상'에 '김연경 장학금'까지 받았다.
손서연과 '배구 여제' 김연경을 단순 비교하기는 쉽지 않다. U-17 세계선수권은 2024년 신설된 대회로, 김연경이 출전했던 2005년 U-18 세계선수권과 비교하면 출전국이 늘어남에 따라 조별리그부터 수준 차이가 있다. 특히 김연경은 중3 때 키 1m70㎝에 불과해 당시 백업 선수였다. 고교 진학이 어려울까봐 배구를 그만둘 고민까지 했다. 고교 진학 후 키가 급성장하면서 실력도 일취월장했다. 키가 작아 공을 때리는 법보다 받는 법을 먼저 몸으로 익힌 덕에 기본기를 갖춘 '육각형 선수(공격, 리시브, 블로킹, 디그, 서브, 세트 등을 모두 갖춘 선수)'로 발돋움했고,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됐다. 세계선수권에 나선 U-17 여자 배구 대표팀. 사진=FIVB 손서연은 이번 대회를 통해 공격력을 확실히 입증했다. 지금껏 상대했던 선수보다 키가 크고, 파워 있는 또래 선수를 마주해서도 최정상급 기량을 선보였다. 블로킹(15개)도 '득점 10걸' 중에 두 번째로 많다. 서브 에이스도 11개로 수준급. 다만 아웃사이드 히터인 그가 김연경처럼 성장하려면 리시브 능력을 보완해야 한다. 이번 대회에선 어민서(한봄고)가 손서연의 리시브 부담을 덜어줬다.
손서연은 '최고' 자리에 올라서기 위해 정신력은 단단히 갖췄다. 손서연은 "김연경 선배님이 '관심받는다고 대충 하지 말고, 더 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라는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솔직히 말하면, 예전에는 너무 힘들면 대충 훈련했던 때도 있었다. 이제 관심과 응원을 더 많이 받는 만큼 절대 대충하는 일 없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마음을 다잡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리틀 김연경'이라는 타이틀이 처음엔 부담이 되기도 했지만, 이제 그냥 받아들이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만 한다"고 말했다. 2026 국제배구연맹 U-17 여자 세계선수권에 나선 손서연의 경기 모습. 사진=FIVB 올해 초 신장 1m83㎝(현재 FIVB 등록 1m81㎝)라고 밝힌 손서연은 "1m85㎝까지는 컸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몇 달 사이 기량이 훌쩍 성장한 손서연은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