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슬러거 김재환(38·SSG 랜더스)이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즌 내내 김재환을 꾸준히 기용한 이숭용 SSG 감독은 "스윙이 잡혔다. 본인 페이스를 찾아가고 있다. 내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17일 기준으로 김재환의 후반기(23경기) 타율은 0.313이다. 전반기엔 타율 0.206에 그쳤지만, 후반기 맹타를 앞세워 시즌 타율을 0.233으로 끌어올렸다. 장타력도 살아났다. 후반기 장타율은 0.554로 전반기(0.385)보다 크게 상승했다.
무엇보다 '영양가'가 달라졌다. 전반기 결승타가 2개에 그쳤던 그는 최근 승부처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11일 인천 롯데 자이언츠전과 14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나흘 사이 결승타 2개를 터뜨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전반기 0.264에 그쳤던 득점권 타율이 후반기에는 0.407까지 치솟았다.
후반기 타격 페이스가 상승세인 김재환. SSG 제공
SSG는 현재 리그 9위에 머물러 있다. 가을야구 경쟁에서 멀어진 데에는 주축 타자들의 부진도 한몫했다. 김재환 역시 책임론을 피하기 어렵다. 다만 뒤늦게나마 타격감을 되찾고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은 다행스럽다. 임훈 SSG 타격 코치는 "김재환의 타격 연습을 지켜보니, 앞다리를 내디딜 때 움직임이 다소 가볍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에 (발로) 지면을 조금 더 강하게 디뎌서 힘을 완벽히 응축한 뒤 한 번에 폭발시키도록 조언했다"며 "이후 에너지를 타구에 확실하게 싣게 되면서 타구 질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타격 시 중심이 앞으로 쏠리는 현상을 방지하면서 훈련 중"이라고 전했다.
SSG는 지난해 12월 김재환과 2년 최대 22억원(계약금 6억원, 총연봉 10억원, 옵션 6억원)에 계약했다. 반등하지 못한 채 올 시즌을 마쳤다면 내년 전망 역시 밝지 않을 수밖에 없었다. 30대 중반을 넘어선 나이를 고려하면 '에이징 커브(일정 나이가 되면 운동능력이 저하되며 기량 하락으로 이어지는 현상)'에 대한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었다.
베테랑 왼손 타자 김재환의 타격 모습. SSG 제공
이달 초 이숭용 감독은 "초반부터 잘 쳤으면 좋았겠지만, 적응 기간이었다. 난 에이징 커브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 믿음에 김재환이 답하고 있다. 적어도 '에이징 커브'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