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in entrance to the Parc des Princes stadium celebrates with a giant poster Paris Saint-Germain's win in the UEFA Champions League, prior to a special event organised to celebrate with supporters their victory over Arsenal FC in the UEFA Champions League final, in paris on May 31, 2026. Paris Saint-Germain (PSG) claimed back-to-back Champions League triumphs with a 4-3 shoot-out win over Arsenal following a 1-1 draw after extra time on May 30, 2026. (Photo by FRANCK FIFE / AFP)
“유럽 축구장은 역시 잔디부터 다르다.”
유럽 축구를 보면서 흔히 나오는 평가다. 한겨울에도 푸른 잔디가 유지되고 시즌 내내 비교적 고른 그라운드 상태를 보여준다. 여름마다 잔디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국내 축구장과 비교되기도 했다.
그런데 유럽의 좋은 잔디에는 관리 기술뿐 아니라 ‘날씨’라는 중요한 조건도 있었다.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을 겪고 있는 프랑스에서 상징적인 사례가 나왔다. 세계적인 빅클럽 파리 생제르맹(PSG)조차 잔디를 살리지 못해 홈경기를 다른 경기장에서 치르게 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PSG는 오는 23일(현지시간) 예정된 스타드 렌과의 2026~27시즌 프랑스 리그1 개막전을 홈구장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개최하지 못한다. 대신 렌의 홈구장 로아존 파르크에서 경기를 치른다.
이유는 파르크 데 프랭스의 잔디 상태다.
PSG는 지난 17일 프랑스프로축구연맹(LFP)에 그라운드 상태에 문제가 있다고 알렸다. 전문가들이 현장을 점검한 결과 경기를 치르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폭염 속 물놀이 즐기는 파리 시민들_[A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Parisians enjoy the water at the Canal Saint-Martin in Paris, on Wednesday, June 17, 2026, the first day of opening for authorized bathing in the canal, while the capital is hit by hot weather. (AP Photo/Emma Da Silva)
문제의 배경에는 올여름 프랑스를 덮친 폭염이 있다. PSG는 완성된 롤 잔디를 가져와 까는 대신 씨앗을 뿌려 잔디를 키우는데, 계속된 고온 탓에 잔디가 정상적으로 자라지 못했다. 경기장을 둘러싼 콘크리트 구조물이 내부의 열기를 높인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는 올여름 기록적인 더위를 겪었다. 프랑스 기상 당국에 따르면 지난 7월은 관측 사상 가장 더운 7월이었고, 강수량도 적었다. 결국 막대한 비용과 전문 인력을 투입하는 유럽의 빅클럽도 날씨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이번 사례는 국내 축구장의 잔디 문제도 다시 생각하게 한다.
한국에서는 여름철 축구장 잔디가 훼손될 때마다 관리 부실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물론 관리 기술과 시설, 예산과 전문 인력에서 유럽 주요 경기장과 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잔디가 놓인 환경부터 다르다.
서유럽의 주요 축구 도시들은 전통적으로 한국보다 여름 기온이 낮았다. 반면 한국은 장마와 집중호우를 거친 뒤 30도를 훌쩍 넘는 고온다습한 날씨가 이어진다. 잔디를 관리하는 입장에서는 훨씬 까다로운 환경이다.
유럽 축구장의 좋은 잔디를 오롯이 관리 기술의 차이로만 바라보기 어려운 이유다.
좋은 시설과 관리 기술만큼이나 좋은 잔디를 만들어준 것은 유럽의 기후였다. 올여름 PSG의 파르크 데 프랭스가 그 사실을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