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EFA·AFC·CONCACAF, 인판티노 불신임 투표 검토…FIFA 122년 사상 초유 가능성
이건 기자
등록2026.08.21 10:00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 사진=AP 연합뉴스
국제축구연맹(FIFA) 잔니 인판티노 회장에 대한 불신임 투표가 논의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20일(현지시간)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유럽축구연맹(UEFA)과 아시아축구연맹(AFC),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CONCACAF)이 인판티노 회장에 대한 불신임 투표 추진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FIFA 122년 역사에서 총회가 현직 회장을 대상으로 불신임 투표를 실시한 전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갈등은 FIFA가 추진했던 월드컵 상업권 관련 투자 계획에서 시작됐다. FIFA는 월드컵 상업권을 관리하는 새로운 법인을 설립하고 소수 지분을 민간 투자자에게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UEFA와 AFC, CONCACAF는 이에 반대했다. 이들 3개 대륙연맹은 추진 과정에서 투명성과 협의,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었다고 비판했다. FIFA는 이후 해당 투자 계획을 철회했고 회원협회들에 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에 대해 사과했다.
하지만 인판티노 회장을 둘러싼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한 관계자는 인판티노 회장이 내년 3월 회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거나 불신임 투표를 거치는 두 가지 가능성을 언급했다.
다만 불신임 투표를 실제로 추진하는 데에는 절차적인 문제가 있다. FIFA 정관에는 회장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별도로 규정한 조항이 없다.
FIFA 평의회는 임시총회를 소집할 수 있다. 또 전체 211개 회원협회 가운데 5분의 1 이상이 논의할 안건을 명시해 서면으로 요구하면 임시총회를 개최해야 한다. 임시총회가 열리면 참석 회원협회는 각각 한 표를 행사한다.
FIFA는 로이터의 질의에 기존 입장을 다시 제시했다. FIFA 정관과 민주적 절차, 기존 지배구조에 어긋나는 회장 선거 관련 절차를 지지하거나 용인하지 않겠다는 내용이다.
UEFA는 불신임 투표 논의 여부에 직접 답하지 않았다. 대신 FIFA의 리더십과 지배구조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며 “어떤 선택지도 배제해서는 안 된다”는 기존 입장을 제시했다. CONCACAF 역시 직접적인 답변 대신 UEFA, AFC와 함께 발표했던 공동성명을 언급했다. AFC는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즉각 답하지 않았다.
인판티노 회장은 2027년 3월 예정된 FIFA 총회에서 재선에 도전할 계획이다. 아프리카축구연맹(CAF)을 비롯해 인판티노 회장을 지지하는 세력도 있다. 카타르와 모로코를 포함한 아랍권 6개 축구협회도 최근 공개적으로 지지 의사를 밝혔다.
불신임 투표를 검토하는 쪽에서도 신중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투표를 추진했다가 부결될 경우 인판티노 회장의 회원협회 내 지지 기반을 확인하는 결과가 돼 오히려 내년 선거를 앞두고 그의 입지가 강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인판티노 회장과 경쟁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나선 후보도 없다. FIFA 회장 선거 후보 등록 마감은 오는 11월 18일이다.
인판티노 회장의 월드컵 상업권 투자 계획을 둘러싸고 시작된 갈등이 결국 그의 거취 문제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UEFA와 AFC, CONCACAF가 실제로 불신임 투표 추진에 나설지가 다음 변수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