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6일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2026 코리아컵·코리아스프린트’가 열린다. 올해로 창설 10주년이다. 첫 대회를 준비하던 2016년 8월, 렛츠런파크 서울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걷고 있었다.
그해 7월 국제경주분류위원회(IRPAC)는 한국을 ‘PART Ⅲ’에서 ‘PART Ⅱ’ 경마시행국으로 승격시켰다. 2004년 PART Ⅲ로 분류된 지 12년 만이었다. 두 달 뒤 한국 이름을 건 첫 국제경주가 예정된 만큼 준비도 남달랐다. 약 6억 원을 투입한 국제경마방송센터가 문을 열었고, 주로 안쪽에서는 초대형 전광판 ‘비전127’ 설치가 진행됐다.
2016년9월11일 코리아컵 예시장. 사진=한국마사회 61두의 도전장 첫 코리아컵은 2016년 9월 11일 열렸다. 1200m 코리아스프린트와 1800m 코리아컵에 걸린 총상금은 17억원. 당시 한국경마 역대 최고액이었다. 8개국에서 61두가 출전을 신청했고, 두바이 왕족과 일본 노던팜·샤다이팜 소유마까지 이름을 올렸다.
마사회는 8월 11일 선정위원회를 열어 해외 출전마 16두를 확정했다. 국내에서는 연도대표마 ‘트리플나인’, 통합 3관마 ‘파워블레이드’ 등이 출격을 준비했다.
말은 그냥 오지 않는다 국제경주는 말만 초청한다고 끝나지 않는다. 국경을 넘기 위해 검역이라는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국가 간 검역 협정부터 사전 검사와 격리, 항공 수송, 입국 후 계류까지 준비할 것이 한둘이 아니었다. 참고할 전례도 부족했다. 하나씩 절차를 만들며 첫 국제경주를 준비했고, 당시 마련한 기준은 이후 코리아컵의 밑바탕이 됐다.
비전 127. 기존 스크린 철거 전 테스트를 하는 모습. 사진=한국마사회 화면부터 세계 최대, 127m 스크린 세계의 경주마가 과천 주로를 달리는 모습을 담기 위해 초대형 스크린도 들어섰다. 가로 127.2m, 세로 13.6m 규모의 ‘비전127’이다. 당시 세계에서 가장 긴 LED 스크린으로 주목받았다.
2016년 8월 14일 제주의날 기념경주. 제주마가 과천 주로를 달리고 있다. 사진=한국마사회 62년 만에 상경한 제주마 경주 국제경주 준비가 한창이던 8월 14일에는 특별한 경주도 열렸다. ‘제주의 날’을 맞아 제주마 12두가 서울 주로에 섰다. 제주마의 서울 경주는 1954년 이후 62년 만이었다. 400m 원정 경주에서는 제주마 ‘봉성명가’가 우승했다.
그렇게 첫 코리아컵의 여름이 지나갔다. 10년 뒤인 2026년, 코리아컵은 국내 최초로 국제G2(IG2) 등급까지 올라섰다. 9월 6일 다시 열리는 코리아컵에는 10년 전 그 여름의 도전이 고스란히 이어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