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재촉하는 소나기가 뜻밖의 슈퍼매치를 만들었다. KBO리그 국내 최고의 투수로 꼽히는 곽빈(두산 베어스)과 안우진(키움 히어로즈)의 맞대결이다.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왼쪽)과 두산 베어스 곽빈. 구단 제공 28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두산과 키움의 경기는 비로 인해 순연됐다. 늦은 오후에 빗줄기가 다소 가늘어졌으나 그라운드 상태가 나빠졌다. 취소된 경기는 예비일인 9월 10일로 편성된다.
28일 두산은 박신지를 선발로 내보낼 예정이었으나, 경기가 취소됐다. 29일에는 예정대로 곽빈이 선발 등판한다. 반면, 키움은 28일 등판 예정이었던 안우진을 29일에 내보낸다. 1999년생 동갑내기 친구이자 라이벌의 맞대결이 성사된 것이다.
안우진은 서울강남초-이수중-휘문고, 곽빈은 서울학동초-자양중-배명고를 거쳤다. 둘 다 서울에서 학창 시절을 보내며 초등학교 때부터 인연을 맺었다. 소속 팀은 다르지만, 지금도 자주 연락한다. 최근에는 곽빈이 안우진에게 커브 그립을 물어봤다고 전해졌다.
역투하는 곽빈. 두산 베어스 곽빈은 2026년 최고의 투수다. 올 시즌 23경기에서 135이닝을 던지며 10승 5패 평균자책점(ERA) 2.33, 탈삼진 161개의 성적을 거뒀다. 28일 기준으로 ERA와 탈삼진 부문 1위다. 국내 투수뿐 아니라 외국인 투수들과 비교해도 단연 최고의 피칭을 이어가고 있다. 투수 3관왕, 시즌 최우수선수(MVP)에 충분히 도전할 수 있다.
안우진.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은 올 시즌 18경기에서 3승 6패 평균자책점 3.39, 탈삼진 101개를 기록했다. 올 시즌 성적만 보면 곽빈에게 밀린다. 2023년 9월 팔꿈치 인대 수술을 받고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한 그는 지난해 8월 오른쪽 어깨 부상을 당했다. 3년의 공백 끝에 올해 4월에야 1군에 합류했다.
곽빈은 "3년 공백이 있는데 안우진이 대단한 피칭을 하고 있다"고 감탄했다. 아울러 곽빈은 2022년의 안우진에 비하면 자기가 라이벌이 될 수 없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인 바 있다. 당시 안우지는 15승 8패 평균자책점 2.11, 탈삼진 224개를 기록하며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류현진(39·한화 이글스)-양현종(38·KIA 타이거즈)-김광현(38·SSG 랜더스) 세대 이후 한국 야구는 투수난, 특히 특급 선발의 부재에 시달렸다. 27세 곽빈과 안우진은 2020년대 KBO리그 최고의 원투펀치라고 봐도 지나치지 않다. 전국에 내린 소나기가 한여름처럼 뜨거운 빅매치를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