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BS
무심한 표현 안에 섬세한 진심은 꼭 있다. ‘프로 수발러’를 자처한 이서진이 다시 한번 ‘비서진’으로 돌아와 ‘프로’들의 하루에서 공감을 끌어냈다.
지난 28일 첫 방송한 SBS 새 예능 ‘무엇이든 해줄지니-비서진’은 이서진이 김광규와 함께 스타의 스케줄을 밀착 수행하며 하루를 함께하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1월 종영한 시즌1을 잇는 두 번째 시즌이다.
‘비서진’이란 제목처럼 이서진이 ‘꽃보다 할배’ 때부터 갖춘 ‘수발’ 캐릭터에 기대어 있는 콘셉트다. 지난 시즌에선 ‘내겐 너무 까칠한 매니저’라는 부제를 달아 이서진의 ‘도련님 자아’가 튀어나오는 순간과 그런 그까지 이중으로 수발드는 김광규를 보는 재미를 통해, 두 사람이 SBS 연예대상 쇼버라이어티부문 남자 최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번 시즌 콘셉트엔 이서진의 변화한 마인드를 반영했다. 연출을 맡은 김정욱 PD는 이서진의 표현을 빌려 ‘노예근성’이라고 칭했지만, 그만큼 호스트 이서진이 게스트를 더욱 살피기 시작하면서 프로그램도 스타들의 내밀한 이야기를 끌어낼 깊이를 갖추게 됐다.
공교롭게도 1회 게스트는 가수 겸 배우 비비로, 앞서 선정성 갑론을박을 불렀던 워터밤 현장을 다뤘다. ‘비서진’은 이서진의 시선을 통해 비비를 “줏대 있는 아티스트”로 조명하고, 30분 공연을 위해 그가 보낸 하루와 그에 앞선 2~3달 간의 노력까지 아울렀다. 사진=SBS 김광규가 아버지처럼 다정하게 챙겨주는 느낌이라면 이서진은 ‘T식 조언’을 건넨다. 2주간 식단을 조절했다는 비비가 간식에 흔들리자 “염분보다 당분이 낫다”며 실용적인 ‘잔소리’를 하고, 한창 떨다 무대에 올랐던 비비에게 “한 곡하니까 긴장 풀리지”라며 자신의 연극 경험에 비춘 조언을 하는 식이다.
게스트는 그런 이서진의 잔소리에 열 받다가도, 그의 공감에 훅 마음을 열게 된다. 무대 뒤를 성의껏 수행한다는 프로그램 콘셉트 덕에 카메라엔 과정과 이면이 담긴다. 비비 또한 논란을 불렀던 직캠엔 담기지 않은 ‘돈값을 한다. 무조건 돈 내고 들어온 사람을 즐겁게 한다’는 무대 철학을 들려줬다. 이렇듯 ‘비서진’은 이서진의 퍼스널리티를 경유해 시청자가 궁금해했을 스타의 비하인드를 유쾌하고도 울림 있게 끌어냈다. 사진=SBS 한편 앞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이서진은 “같은 시간 방송된 ‘나 혼자 산다’를 한 번도 이겨 본 적이 없어서 이겨 보는 게 목표”라는 도발적인 포부를 드러낸 바 있다.
‘비서진’ 첫회 시청률은 3.2%(닐슨코리아 전국)를 기록했는데, ‘나 혼자 산다’(5.1%)엔 못 미치나, 앞선 시즌 최종회(2.9%)보다 상승에 성공했다. SBS에 따르면 핵심 타깃인 2049 시청률은 1.7%로, 전 시즌 마지막회 대비 두 배 이상이다.
무엇보다 ‘나 혼자 산다’가 최근 ‘즉흥 여행’ 에피소드 방영 후 해명 과정에서 리얼리티 진정성 훼손 논란이 불거진 만큼, ‘비서진’이 보여줄 진정성은 다를지 시청자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